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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VIEW] 해변 그 이상의 휴양 도시, 마이애미(Miami Florida/U.S.A)
바다와 녹지, 도시가 어우러진 마이애미 시티. 마이애미 본섬과는 다리 5개로 연결돼 있다.
마이애미 비치에서는 라이프가드 타워도 동화 같은 무드를 자아낸다.
마이애미를 두고 누구는 ‘섹시하다’고 표현했고, 누구는 ‘문화의 용광로’라고 묘사했다. 어느 지역에서는 ‘순수함’을 논했고, 어느 곳에서는 ‘타락’을 들먹였다. 흔히 떠올리는 로맨틱한 비치는 마이애미의 가장 보드라운 오른쪽 뺨 언저리일 뿐이다. 마이애미에는 가난한 이민자의 주름진 동네도 있고, 세계적인 부호의 매끈한 별장 단지도 자리한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광활한 자연보호 구역도 마이애미의 일부다. 요거트 뚜껑 핥듯 짧은 여정으로는 마이애미의 모든 매력을 다 탐할 수 없었지만, 달콤하게 곱씹을 만큼은 누리고 돌아왔다. 지역마다 고유의 색과 향이 갓 터뜨린 꽃망울처럼 진했기 때문이다.
3월의 근사한 해수욕, 마이애미 비치
한국에서는 기모 셔츠를 포기하지 못하는 3월, 마이애미 비치에서는 헐벗은 채 다녀도 춥지 않다. 햇볕이 워낙 따듯해 물놀이를 한 후에도 입술이 파래지지 않는다. 수영복 차림으로 샌드위치를 사거나 조깅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세계적인 휴양 도시’라는 명성이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풍경이다.
마이애미 비치’는 엄연히 2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하나는 마이애미시 동쪽에 위치한 긴 섬을 뜻한다. 육지의 마이애미 시티와는 별개의 행정구역으로, 둘을 구분하기 위해 이 섬을 ‘시티 오브 마이애미 비치(City of Miami Beach)’라고도 한다. 두 번째로는 섬에 위치한 해변가 자체를 일컫는다. 모래사장이 섬의 동남부를 둘러싸 ‘사우스 비치(South Beach)’라고도 한다. 유명한 맛집과 관광 명소, 럭셔리 호텔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어, 사우스 비치는 연중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해수면이 노란빛에서 쨍한 푸른빛으로 바뀔 무렵, 소금물을 맑게 헹구며 수영을 마무리한다. 점심을 먹고 가벼운 산책에 나설 참이다. 사우스 비치의 관광 명소 아르데코 역사 지구가 근처에 있다. 다채로우면서도 미묘하게 닮은 건축물이 늘어선 거리다. 크림을 듬뿍 섞은 듯한 파스텔 톤에 단정하고 아기자기한 장식이 돋보이는 곳. 건물은 대부분 3층 내외로 낮은 편이다. 야자수가 좀 크다 싶으면 어김없이 건물 지붕을 훌쩍 넘어선다.
이 지역 건물이 처음부터 이렇게 낮았던 건 아니다. 그 배경에는 마이애미의 쓰린 역사가 어려 있다. 1926년 초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해 마이애미를 비롯한 플로리다주 일대가 폐허로 변한 것. 도시 재건은 지체 없이 이뤄졌는데, 당대 가장 유행한 아르데코 스타일이 건축물에 우후죽순으로 반영되었다. 단, 갓 만들어졌을 때는 고왔을 건물도 세월의 더께가 앉아 1980년 즈음엔 다시 낡아 허물어질 지경이 되었는데, 정부는 도시를 다시 세우는 대신 사우스 비치 일대를 역사 지구로 지정해 대대적으로 보수, 복원하고 거리를 정비했다. 그렇게 아르데코 역사 지구는 960여 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르데코 건축물이 모인 지역이자 마이애미 대표 관광 지구로 발돋움했다.
아르데코 역사 지구는 아르데코 웰컴 센터부터 여정을 시작하면 좋다. 지도를 빌릴 수도 있고, 전시물을 통해 아르데코 양식에 대한 개요도 익힐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워킹 투어를 진행한다. 90여 분간 아르데코 역사 지구의 대표 명소를 꼼꼼하게 돌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에스파뇰라 웨이와 레슬리 호텔, 카르도소 호텔, 미국 우체국, 그리고 울프소니언 FIU(플로리다 국제 대학)가 돋보인다. 특히 울프소니언 FIU는 빠트리기 아쉽다. 1930년대 마이애미 부유층의 귀중품 보관소였던 건물로, 근대 미국의 교통과 도시, 광고와 디자인 등을 전시한다. 마이애미 비치의 역사도 가볍게 훑어볼 수 있다. 태초에 한적한 해안 마을에서 코코넛 농장으로 개발되었다가 부호의 휴양지로 거듭나고, 쇠락하면서 유대인의 노후 터전이 되었다가 다시 젊고 뜨거운 여행지로 재탄생하기까지, 마이애미 비치의 100여 년 기록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1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이 돋보이는 아르데코 역사 지구. 2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 가장 힙한 공간, 팜 코트의 한 공간에 자비에 베이앙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3 팀 버튼 감독 영화의 알록달록한 배경이 연상되는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복합 쇼핑몰
가장 현대적인 예술 도시
마이애미 비치가 젊은 혈기로 들끓는다면, 마이애미 북부의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젊음과 원숙함이 뭉근하게 어우러져 있다. 마이애미 비치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 영화 장르로 비유하면 마이애미 비치는 청춘 로맨스를,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판타지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명품 매장이 길게 늘어선 거리에서는 제품이나 브랜드보다 세련된 건축물에 홀린다. 유리와 금속, 나무, 콘크리트가 하나하나 작품을 이루고, 기이하고도 감각적인 조각품, 열대나무와 풀꽃도 근사하게 어우러졌다. 고급 가구점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멀끔하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마이애미 현대미술의 거점이기도 하다. 가로 2블록, 세로 4블록에 불과한 아담한 구역에 갤러리가 10곳도 더 자리한다. 마이애미 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마이애미 아트 소사이어티 갤러리, 블랙 타워 갤러리, 마르코비치 파인 아트 등 세계적인 갤러리가 마이애미의 예술을 이끌고 있다.
좀 더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즐기고 싶다면,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 도보로 30여 분 거리의 윈우드로 향하자. 한때 슬럼가나 다름없었으나 지역 예술가의 거점으로 부활한 곳이다. 강렬한 색감의 그라피티가 건물 벽부터 인도, 화단까지 온통 뒤덮었다. 장난스럽게 마구 색칠한 듯 보여도 세계 최고 그라피티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야외 미술관이다. 그라피티에서 흔히 보이는 욕도 그 많은 작품 가운데서 단 하나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그것도 누군가 래커로 취소선을 그어놓은 상태. 관람객에 대한 정중함과 예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그 한 줄에 다 나타나 있다고 하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1 재능과 노력, 자유분방한 감성이 엿보이는 윈우드 벽화 거리. 2 1920년대 마이애미의 재력가 제임스 디어링의 겨울 별장은 오늘날 유럽풍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미국에서 느끼는 타국의 향기
윈우드에서 1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한다. 어느덧 한적한 주택가,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반쯤 가린다. 이 일대는 코코넛 그로브 지역이다. 1번 국도와 해안가 사이 새우 모양으로 구획된 주택가다. 코코넛 그로브는 마이애미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기도 하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과거 코코넛 농장 후보지였다가 휴양지로 개발되었다. 첫 목적지는 비즈카야 박물관으로 잡았다. 마이애미에서 가장 화려하기로 손꼽히는 명소다.
비즈카야 박물관은 1920년 전후 이 일대의 개발업자였던 제임스 디어링의 겨울 별장용 저택이었다. 그는 코코넛 그로브의 중심 해안가에 이탈리아풍 저택을 지어 중세 시대 가구와 예술품으로 가득 채웠고, 지역민의 10%에 달하는 1,000여 명을 고용해 관리를 맡겼다. 그의 사후, 1926년 마이애미를 휩쓴 허리케인은 안타깝게도 저택 역시 크게 훼손했다. 시에서는 망가진 저택을 매입해 지어질 당시 그대로 70여 개 방을 복원했으며, 고풍스러운 장식 역시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해 비즈카야 박물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박물관은 정원도, 건축물도, 전시품도 대부분 유럽식이다. 시공간을 넘어선 건축물과 조각품이 남부의 화창한 햇살 아래 구석구석 밝게 빛난다. 햇빛이 강해서인지 눈앞의 이국적인 풍광이 인상파 화가의 작품처럼 어른거린다.
코코넛 그로브의 윗동네 코럴 게이블스에서도 지중해풍 거리를 만날 수 있다. 두 마을 모두 마이애미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동네다. 여행자가 방문하기 좋은 거리로는 미라클 마일이 손꼽힌다. 유럽풍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길이다.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수영장인 베니션 풀 역시 코럴 게이블스의 핫 스폿으로 알려졌다. 베니션 풀은 버려진 채석장을 다듬어 만든 수영장이다. 그 모습이 남부 이탈리아의 어느 근사한 유원지를 연상시킨다. 베니션 풀은 매일 샘물을 채우기에 여느 수영장보다 물이 차가워 여름에 특히 인파가 몰린다.
코럴 게이블스 지역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미국에서 쿠바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리틀 아바나(Little Havana)다. 코럴 게이블스 지척의 이 쿠바인 마을은 1960년대 카스트로 정부를 피해 넘어온 이민자들이 정착한 터전이다. 최근에는 아이티 대지진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온 아이티인과 중미에서 건너온 이민자가 모여, 더욱 다채로운 언어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부유한 아랫동네와 가난한 윗동네는 분위기부터 거리 풍경까지 확연히 다르다. 음악과 유희를 즐기는 민족성 덕분인지 리틀 아바나 곳곳에서 특유의 낙천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쿠바 전통 음식은 맛있다. 육식을 즐긴다면 베르사이예스(Versailles) 등 쿠바 요리 전문점에서 아쉬움 없는 한 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쿠바 요리와 라틴 음악에 흠뻑 취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곳은 역시 미국이다. 지금까지의 여정 어디서나 희망과 다양성을 엿볼 수 있었다. 두 단어는 미국을 정의하는 단어기도 하다. 이 다국적 여행의 마무리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맺을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아열대 보존 지구다. 트레킹과 습지 탐험을 하고 나면 마이애미의 인상은 또 한 번 바뀔 것이다. 한층 넓어진 시야로 ‘지구촌 미리보기’쯤의 감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1 낙원이 달리 없는 베니션 풀. 2 리틀 아바나의 아주카 아이스크림은 디저트 맛집이자 포토 스폿으로 유명하다.
✺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Miami Florida/U.S.A)는 비스케인 만 하구에 있는 대서양 항구이자 최고의 휴양지로, 마이애미비치·코럴게이블스·하이얼리어·노스마이애미 등과 함께 플로리다 남부의 ‘황금해안’을 구성한다.
16세기에 스페인 사람들이 발견했으며, 1821년 미국인들이 이 지역을 점령했다. 1896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발달했으며, 같은 해 시가 되었다. 1959년 이후 30만여 명의 쿠바 난민들이 이주하여 쿠바인 거주지인 ‘작은 아바나’를 형성했다.
아열대기후 덕분에 마이애미는 미국 최대의 호화로운 겨울휴양지로 발전했다. 해변에 화려한 고층 호텔들이 줄지어 섰고, 요트 계선장, 요트 클럽, 골프 코스들이 산재해 있다. 1950년 이후 상공업의 발전이 관광산업과 함께 경제를 주도해왔다.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 WISE, 2022년 3월호(장새론 에디터)》, 《Daum, Naver 지식백과》
◆ 전쟁통에 女승무원들 만나 다닥다닥…조롱거리 된 푸틴 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승무원들을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만난 자국 여성 승무원들에게 둘러싸여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가 입길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감염 예방을 핑계로 전시 상황에서도 군 당국 고위 관계자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다가올 세계여성의날(8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 인근에 위치한 아에로플로트 훈련 센터를 방문해 여승무원들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준비한 꽃다발을 승무원들에게 건네며 여성의날을 축하했다. 특히 이날 푸틴 대통령은 승무원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 속 푸틴 대통령은 꽃다발을 품에 안은 5명의 승무원들과 어깨를 맞닿은 채 서있는 모습이다. 또 이날 행사에서 찍힌 다른 사진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긴 테이블에 승무원들과 둘러 앉아 다과를 곁들인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사진은 곧 논란이 됐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한다는 핑계로 최근 회의에서 상대방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월7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AFP 연합뉴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열린 군 당국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도 거리를 유지해왔다. 또 지난달 7일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선 5m나 되는 긴 테이블 반대편에 앉았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도 같은 달 15일 같은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해 국제적 조롱을 받았다.
5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이 항공사 승무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AP 연합뉴스
출처: 조선일보 2022년 3월 6일(일) 국제일반
첫댓글 글과 사진으로도 아름다운 휴양지 마이애미에서 행복한 충전을 하고 온 듯합니다.
무원 김명희 교장선생님
아름다운 휴양도시 마이애미! 덕분에 다시한번 여유롭게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