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대디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필자는 횡성군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아버지다. 아내가 직장을 다른 지역에서 다니고 있어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내가 학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학교활동에 참여하며 느끼는 아쉬움이 있다.
올해 학부모회 총회에는 예전과 달리 많은 아버지가 참석했다. 아버지들의 학교 참여가 너무 반가웠다. 하지만 잘 나오시던 어머니 몇 분이 보이지 않아 궁금했다. 주변 분들께 물으니 직장을 나가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학부모가 일과 자녀양육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직장 다니는 부모를 위해 저녁이나 주말에 학교행사를 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다.
직장 다니는 부모들이 평일 일과 중(오전 9시~오후 6시)만 바쁜 것이 아니다. 일과 중에는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고, 일과 후(오후 6시 이후)에는 집안일과 자녀 돌봄으로 더 시간 내기가 빠듯하다. 일과 후 학교행사에 학부모 참여율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가진 학부모가 직장 눈치 보거나 늦은 시간 학부모 행사를 해 주는 학교에 미안한 마음 없이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제도적 보장 없는 학부모의 학교참여 요구는 학교 행사를 일과 중에 하느냐 일과 후에 하느냐라는 소모적 논쟁만을 불러온다.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면 학교는 당연히 엄마가 가야 한다는 편견을 넘어 아빠들의 참여율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부모 학교 참여 연 5일 유급휴가제' 보장을 위해 법 개정을 촉구했었다. 공무원들은 이미 `자녀돌봄휴가'를 연 2일 보장받고 있다.
민간 영역까지 이런 제도가 마련된다면 일하는 학부모 모두 자녀 학교 행사에 마음 편히 참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키우고, 학교 행사에 마음 편하게 참여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하루빨리 추진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