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철 씨, 오늘 어디로 가면 될까요?”
“일단 북부사거리 쪽에 있는 웰메이드로 가요.”
양복을 사러 가는 길, 이민철 씨가 미리 염두에 둔 양복점이 있어 어렵지 않게 양복점을 찾았다.
“사장님, 양복 하나 맞추려고 하는데, 검은색 양복 있습니까?”
“있습니다. 사이즈가 어떻게 되세요?”
“위에는 100, 바지는 32입니다.”
“검은색 32는 다음 주 화요일에 받을 수 있어요. 다른 색도 보실래요?”
“그래요? 가격은 얼마나 합니까?”
“30만 원 정도 합니다.”
“예? 그럼 안 되겠는데. 너무 비싼데.”
“선생님 어떻게 하죠?”
“이민철 씨,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다음 주 화요일은 안 되잖아. 그리고 너무 비싸서 다른 데 가면 좋겠는데.”
“그럼 다른 곳도 둘러보고 올까요?”
“그래요. 사장님, 둘러보고 올게요.”
웰메이드에는 이민철 씨가 찾는 바지가 없었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 다른 곳을 가기로 했다.
“이민철 씨, 다음은 어디로 가면 될까요?”
“여기 밑에 파크랜드 가볼까요?”
“김현중 집사님이 추천해주신 곳이네요.”
“맞네. 파크랜드 가봐야겠네.”
곧장 파크랜드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다음 주 아버지 기일에 입을 양복 하나 맞추려고 하는데요.”
“무슨 색으로 필요하세요? 검은색 괜찮으세요?”
“네. 위에 거는 100, 바지 32로 줘보세요.”
이민철 씨가 원하는 상의와 하의를 받아 입는다.
“너무 큰데. 바지가 자꾸 내려가.”
“손님한테 32가 크네요. 상의도 95가 맞겠어요.”
“아닌데. 나는 바지 32 입습니다. 딱 맞는 32가 없네. 둘러보고 올게요.”
이번에는 사이즈가 마음에 들지 않아 옷을 갈아입고 곧장 가게를 나왔다.
“이민철 씨, 이제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사이즈가 없네. 그럼 마지막으로 크로커다일에 가보고 없으면 사지 맙시다.”
기대를 안고 도착한 마지막 양복점에도 원하는 사이즈와 가격의 양복은 없었다.
“못 사겠다. 그냥 아무 옷이나 입고 가야지. 민철이가 무슨 양복을 입는다고.”
“찾다 보면 마음에 드는 양복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갈 데도 없고 그만합시다. 민철이 양복 사지마!”
“그래요? 혹시 주변에 양복 입고 다니는 분 없으세요?”
“없어요. 없어.”
이민철 씨 스스로 계획한 곳들이라 더 실망했는지 더 둘러보고 싶지 않다 말하는 이민철 씨.
직원이 독려해 보지만 이민철 씨 마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양복 사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박상재 아저씨께 전화가 왔다.
“선생님, 상재 아저씨한테 전화 오는데.”
“박상재 아저씨 양복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디서 사셨는지 물어볼까요?”
“그럴까?”
“여보세요. 상재 아저씨 나 지금 양복 사려고 밖에 있습니다.”
“선생님하고 나왔어요. 전부 사이즈가 없어. 그리고 너무 비싸네.”
“상재 아저씨는 양복 어디서 샀어요?”
“반도요? 그거 어디 있는데요?”
“알겠어요.”
“선생님, 상재 아저씨가 반도에 가보랍니다. 거기 가봅시다.”
“그럴까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북부사거리로 가요.”
“알겠습니다.”
“선생님은 어디서 양복 샀어요?”
“저는 로가디스에서 샀어요.”
“아! 거기 민철이가 티셔츠 산 곳인데. 반도 갔다가 거기도 가봅시다.”
“네. 좋습니다.”
박상재 아저씨와의 통화로 다시 양복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는지
직원이 양복 산 곳까지 물으며 다시 양복점을 돌아보기로 했다.
먼저 반도에 방문해 이민철 씨가 원하는 색상, 사이즈의 양복을 입어보았다.
반도에서 판매하는 100 사이즈 상의와 32 사이즈 하의는
이민철 씨에게 꼭 맞아 처음으로 이민철 씨가 양복을 입고 만족했다.
하지만 20만 원대의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가게를 나왔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로가디스는 이민철 씨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곳이었다.
사이즈가 맞지 않고 가격이 비쌌음에도 셔츠까지 입어보며 오래 고민했었다.
하지만 결국 가격이 비싸 양복을 사지 못했다.
“선생님, 양복이 다 비싸네.”
“그러게요. 이민철 씨 마음에 드는 것도 많았는데 가격이 다 비슷하네요.”
“그러게. 민철이 돈 없어서 못 사겠다.”
“이민철 씨께서 생각한 가격보다 비쌌나 보네요.”
“그렇네. 비싸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요? 나중에도 양복 가격은 비슷할 텐데.”
“돈을 모아야 되나. 어떻게 해야 되나 이거를.”
“이민철 씨, 그럼 적금 하나 들까요? 돈 모아서 양복 살까요?”
“적금이요? 그럽시다. 좋네.”
“한 달에 얼마씩 모으면 좋을까요?”
“30만 원, 40만 원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셔도 되고 아니면 더 적게 하셔도 되요.”
“얼마나 하면 좋겠습니까?”
“매달 1일에 생활비로 20만 원씩 이체되니까, 남은 30만 원 중에 절반 정도 하면 어떨까요?
한 달에 15만 원씩이요.”
“좋네요.”
비록 오늘 양복을 사지는 못했지만, 다음을 위해 적금을 들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은행에 들렀다.
“무슨 업무 도와드리면 될까요?”
“돈 모아서 양복 사게 적금 해주세요. 15만 원씩.”
적금을 만드는 내내 이민철 씨 의지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2021년 9월 24일 금요일, 박효진
저라면 파크랜드 직원의 말을 거들어 바지 32는 민철 씨한테 크니 작은 걸로 바꾸자고 했을 텐데 박효진 선생님은 민철 씨의 말과 생각, 판단을 인정하고 기다려주시네요.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합니다. ‘민철 씨의 32’ ‘나에게 맞는 32’가 있었군요. 양복 하나 사는데도 가격, 사이즈, 색상, 브랜드가 민철 씨 마음에 꼭 들어야 하니, 살면서 겪을 수많은 일들에 민철 씨의 판단과 의지가 필요한 일이 얼마나 많을까요? 민철 씨를 지원하며 사회사업으로 풀어낼 일이 무수히 많을 테고 그럴 때마다 박효진 선생님이 보여준 기다림과 응원, 지지의 말과 행동이 빛을 발하게 될 겁니다. 임우석
이민철 씨의 뜻과 선택을 존중하며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다리니 온유합니다. 순리, 이런 거군요. 적금 드는 것도 순조롭네요. 적금이 목적이었다면 또한 쉽지 않았을 텐데!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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