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피언스리그가 화려한 매치업들로 가득했던 16강 경기를 마친 날, AFC 챔피언스 리그는 이제 조별 예선 2라운드를 종료했다. 최근 4년 사이 3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은 2013년 대회 역시 호기롭게 시작했다. 그러나 시작이 좋지 않다. 사실 위험하다. 중국과 일본의 도전이 더욱 거세진 가운데 제대로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작년 전북 포항이 겪은 조별 예선 탈락의 아픔이 재현될 분위기이다. 이제 승부를 걸어야 할 일본 팀과의 조별라운드 2연전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동아시아 조별예선 상황. FC서울 외엔 앞서가는 팀들이 없다.
전반적으로 전력은 강화, 성적은 약화
FC서울 수원블루윙즈 포항스틸러스 전북현대. 2013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은 모두 최고의 팀들이다. 작년 리그 1-4위로 구성된 팀들이고, 2006년 리그 최하위 전북도 우승컵을 가져오는 K리그 클래식인 마당에 걱정은 없어보였다. 더군다나 전력도 알차다. FC서울은 데몰리션 라인과 하대성 고명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작년 리그우승 라인업을 유지했다. 전력과 조직력 모두 최상의 상태이다. 수원은 정대세 이종민 홍철 등 수준급 선수의 영입과 함께 패싱축구를 선호하는 서정원 감독의 색을 입혀가는 중이다. 전북은 두 말 할 것 없이 이적시장의 제왕이었다. 이승기 케빈 송제헌 정인환 정혁 이규로 등 수준급 선수를 싹쓸이했다. 선수 유출도 없었다. 다른 팀들의 양호한 상태 때문에 약간의 걱정은 포항에게 돌아갔는데, 황진성 신화용 등 국내파 핵심맴버를 잡은 대신 용병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된 것. 그러나 조직력과 팀 정신력은 더 좋아져 신선한 도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부리람 원정에서 졸전을 펼친 FC서울.
문제는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대표팀들의 현재 성적이다. 전력은 탄탄하지만 2라운드까지 거둔 승리는 고작 1승. 패배는 없지만 상대한 팀들이 대부분 약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북의 무앙통 원정, 서울의 부리람 원정, 수원의 귀주 홈 경기는 꼭 잡아줬어야 할 경기다. 상대적 약팀을 상대로 승점을 확실히 따두지 않으면 앞으로 있을 강팀과의 경기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다. 물론 그들을 두려워하는 건 아니지만, 조별 예선에서는 힘을 비축하는 것이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행해야 할 전략이다.
조별리그 양상은 더 이상 2강 2약 체제가 아니다.
흔히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은 2강 2약 체제로 생각되어 왔다. K리그와 J리그 팀 2강과 중국 호주 동남아시아 팀의 2약 체제로, 간간히 중국과 호주 팀들이 16강에 진출하곤 했으나 16강행 티켓 8장 대부분은 한국과 일본 팀들의 것이었다. 그러나 저번 시즌부터 이상이 감지되었다. AFC의 비상식적 결정으로 강호 분요드코르가 동아시아 예선에 편입되었고, 중국 팀들은 어마어마한 투자로 중동 못지 않은 용병 라인업을 구축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갈수록 무서워지고 있다.
2012년 16강에 진출한 팀 중 한국은 2팀 일본은 3팀 뿐이었으며 나머지 세장은 아들레이드와 광저우, 분요드코르가 가져갔다. 더군다나 K리그 최강 전북이 광저우에게 홈에서 5-1 이라는 충격패를 당하며 현 상황을 실감케 했다. 이번 시즌 역시도 광저우가 우라와를 완파하고 분요드코르가 J리그 챔피언 히로시마를 박살내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모든 조가 죽음의 조라 불릴 만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안심할 수 있는 경기가 없다. 따라서 2라운드까지 놓친 승점들이 너무나도 뼈아프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AFC의 장난, 피 튀기는 한일 2연전
AFC의 흥행을 위한 노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별 예선 3 4 라운드는 모두 한일전이다. 이러한 J리그 팀들과의 2연전은 정말로 좋지 않다. 대부분의 조별예선 통과는 앞으로의 두 경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시즌 워밍업을 하는 초반기에 이러한 빅매치는 K리그 클래식 팀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한국과 일본 팀들은 여전히 16강 진출의 가장 유력한 후보들 중 하나이고 이 두 팀들이 전력을 다해 맞붙는 동안 나머지 한 팀은 조 최약체를 연속으로 상대하는 수월한 일정으로 반드시 앞서간다. 아마도 분요드코르나 광저우일 것이다.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것은 조별예선 상황에서 결코 좋은 레이스가 아니다.
조별 예선 3라운드는 4월 2,3일에, 리턴매치인 4라운드는 9,10일에 치러진다. 전북은 2008년 악몽을 안겨준 우라와를 상대하며 (다행히 예전만 하진 않다.) 포항은 2패로 최하위인 2012 J리그 우승팀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한다. 수원은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하는데 김창수가 뛰고 있으며 2승으로 단독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까다로운 팀이다. FC서울과 같은 조인 베갈타 센다이는 작년 2위 돌풍을 일으키며 이번 시즌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J리그가 아시아 정상을 위해 원정비를 전액 지원하고 전력분석 자료을 제공하는 등 필사적이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예정이다. 또한 국가대표 한일전은 일본의 골결정력을 비웃듯이 우리가 압도적이었지만, 용병이 뛰는 클럽 간 맞대결 전적은 사실상 동률 수준이었기 때문에 우위를 자신하긴 힘들다.
지겹도록 가져온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K리그 클래식은 강하다.
그러나 결코 물러날 이유는 없다. 한국은 자타공인 아시아의 최강이다. 반대로 생각해 J리그 팀과의 2연전에서 4점 이상의 승점을 챙길 경우 나머지 경기들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2012년 우승팀 울산현대는 J리그 팀을 상대로 1승 1무, 2010 우승팀 성남은 16강 포함 2승 1패, 2009 우승팀 포항은 1승 1무를 가져갔다. J리그를 상대로 최소한 승점 4점 이상을 챙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K리그 팀들에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필사적으로 준비해 16강 진출을 위한 승부수를 던질 때이다.
20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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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blog.naver.com/answlwlwl/110162870666
이번에 K리그 클래식 제주 담당으로 선정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뵐게요 ㅎㅎ
첫댓글 acl에서 좋은 성적 내려면 수비가 강해야하는데 4팀은 흠 ..
더 이상 2강 2약이 아니라는 말 공감
근데 뭘 알고쓰나 전북은 유출이 많고 영입이 많은 건데..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수원은 이제야 암흑기에서 벗어났고 서울도 알짜배기 선수들 꽤 유출됐고, 포항은 정말 외국인선수 없이 시즌중이고.. 나름 고전할만한 이유가 있는 시즌아닌가
이전 시즌을 돌아보시면 이유가 있을듯 합니다. 우승팀은 죄다 핵심선수 뺏기기 마련에 FA컵 우승으로 합류한 팀들은 리그 랭크가 낮았죠. 리그 1-4위 순서대로 아챔에 진출한 건 거의 처음이고 물론 유출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과 수원 같은 경우는 핵심맴버들 다 지켰다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시즌입니다. 전북은 얼마나 유출이 된 건가요? 핵심 선수라면 심우연 최철순 밖에 없지 않습니까. 포항 빼고는 지난 시즌들과 비교해볼때 아주 안정적인 전력으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시하는 말씀 남기셔서 간단히 코멘트합니다.
정말 몰라서 묻는건데요. 서울 알짜배기 유출이 누구임???인지도 있는 선수는 박희도 말고 없는거 같은데, 박희도도 서울에선 영...
제가 뭐 전북팬은 아니라 자세히 모르지만 군입대 한 선수 엄청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무시하는건 아니에요. 전보다 위기인건 맞지만 단순히 위기설만 흘리는거 같아서..서울은 김태환선수나 김동우 등등 많이 빠지지 않았나요. 서브진이 약해진 것 같은데
아아 핵심은 다 있고 서브진들의 유출이 있었죠;; 생각해보니 서울도 서브진들이 약해지긴 했네요
심우연 정훈 이승현 김민식 김동찬 진경선 이강진 조성환 드로겟 김현 이 시즌 후 이적,임대 되었고 지난 시즌중 최철순 정성훈 루이스 황보원이 이탈했습니다..이번시즌 이적생으로 한팀 만들겠다고 우스갯소리가 나왔지만 나간선수들 역시 엄청 많죠.. 대부분 이름정도는 알만한 선수들이며 주전급도 꽤 되고요..
글에서 쓴 관점은 핵심맴버 내지 주전맴버를 지켜냈다는 점입니다. 매 시즌 나가는 선수는 많지만 그 선수들의 퀄리티를 볼 때 직접적인 전력의 약화다라고 이야기할만한 선수는 심우연이나 최철순 정훈 선수 정도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은 스쿼드의 두께를 더해주는 선수죠 더군다나 나간 선수들보다 더 수준 있는 선수 역시 엄청나게 보강했죠. 문맥상 전북 역시도 최강의 스쿼드를 유지했다라는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미는 문기한 유출로 취약해진 게 아니라 원래 약했음
문기한은 데리고만있었지 쓰질않아서 유출이라하기도 민망
그래서 수원님은 전북의 조직력 문제를 이야기 하셨죠 . 스쿼드의 두껍고 얇음이 아니라.
아 불편하게 댓글달아서 죄송해요.ㅠㅜ
아닙니다~^^ 관점에 따라 괜한 걱정을 사는 글일수도 있으니까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