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깨어 났을때
세상은 가장 하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빛이 블라인드를 통해 스며들었다.
나는 침대에서 창문으로 달려가 붙었다.
바깥의 하얀 빛을 다 보기 위해.
보물을 덮어놓은 차갑고 폭신한 목화의 보주
내가 볼 수 없는 곳 까지 흰눈은 멀리 뻗어 있었다.
색색이 외동 아들인 내가 누워 자고있는 동안
밤새도록 눈이 내렸다.
순수한 흥분의 비명을 지르며
나는 가장 따뜻한 옷을 꺼내 입었다.
눈 속에서의 모험을 위해
나의 시간을 1초도 낭비할 수 없어.
지하실로 내려가면 계단 뒤 상자안에
날으는 화살같은 나의 멋진 스케이트가 있어.
스케이트는 거기서 나를 오래오래 기다리고 있지.
뛰어 가면 넘어짐이 더 많은
다리짧은 색색이 외동 아들이 스케이트를 들고
순식간에 문 밖으로 나갔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었다.
순수한 흥분의 비명을 지르며 모든 아이들이 만나고 있는 장소.
하루종일 천개의 결혼식을 완전히 끝내도
마땅히 비교되지 않을 소란스러운 장소.
하나, 둘 셋 그리고 나는 가고 있어.
소란의 중심지가 가까워지지가 않아.
왼쪽과 오른쪽으로 자꾸만 쓰러지고
앞으로 빠르게 넘어져서 내 얼굴에는 눈이 덮혔다.
고개를 돌려서 위를 보니까
흐린 하늘에서 까마귀가 날아간다.
나는 외침과 울음 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있는 힘을 다 해 바닥을 짚고 일어 나려고 하는데
“우리 애기, 이렇게 자꾸 눈 속에서 넘어질 거야?!”
웃으면서 엄마가 나타났다.
그리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가 같이 갈 거야.”
몇 시간 동안 있었던 엄마의 웃음이 지금까지도 각인돼.
겨울 태양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 추억의 순간들.
내가 바랬던 그날의 하루는 절대 실망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피곤하고, 아프고, 배고파.
뼈까지 흠뻑 젖었다.
어둠이 왔을 때
거리를 밝히고 있던 희미한 불빛만큼씩
엄마의 기침소리가 들렸다.
팔 다리 짧은 어린 외동 아들은 엄마를 걱정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방의 침대로 올라갔다.
자꾸 나를 끌어 당기는 아빠를 밀어내고
나는 그 아늑한 엄마의 품속에 누워 있었다.
내가 잠들 때까지.
아직 겨울이 오지는 않았지만
겨울에 있었던 옛날 내 하루의 추억.
엄마를 감기 걸리게 만드는 짓.
꿈에서라도 다시 그런 짓은 안할 거야.
그리고 엄마 나를 껴안아줘.
내년엔 내가 60살이네.
90이 넘으신 엄마는 젖무덤도 무너져 버렸고
“공부도 적당히 좀 하고 나가서 놀기도 해야지.
그러다가 돌아 버릴까봐 걱정이야.”
아직도 나를 학생으로 기억하시는지.
첫댓글 https://youtu.be/0OSzB8F_EK0?si=EleBxcCJ5eMoF8wl
PLAY
어쩜
ㅎㅎㅎ
그 곳은 낮도 밤도 아니라 !
굴뚝을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저렇게나 행복할 수있다면
기꺼이
꿀뚝청소부의 빗자루가 되리!
선물같은 음악 감사요
함박산님 추천곡을 다섯번 들어봤습니다.
한번만 들어도 되는거였는데
직접 추천해 주신거라서요. ㅋㅋㅋ
런던의 굴뚝에서 반쪽의 빛이요라는 대목에선
탄자니아 노예사냥을 하던 리버풀의 노예회사들의
저주스러운 굴뚝연기 생각도 나고..
그랬습니다. ㅋㅋ
어머나!
" 내가 볼 수없는 곳까지 멀리 뻗어있었다"
끝이 안 보이는 황금 들녘을 보고
이렇게 표현하면 되겠구나 싶어
머리 주머니에 하나 넣고 보니
" 힘을 다 해 해 바닥 짚고 일어나려 했는데"
여기서 **해 바닥** 짚을 때
햇살이 출렁거렸겠다싶고요
이래저래 고단한 세상사
제게 휴식같은 도깨비불님 글은
그 내용을 떠나
잠시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수 있게 해 주심
정말 고마워요
엄마의 젖무덤에 묻혀
빈 쮸쮸바가 될 때까지 빨아먹은
엄마의 가슴을 젖통이라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만 이라도
반달이라 말하자 ㆍ
윤슬하여 님, 역시
시인님의 댓글이
시처럼 와닿네요.
반갑습니다~!!
이베리아님의 댓글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독해력이 정말 뛰어나셔요
요즘 날씨엔 우리같은 골골이 들은
호흡기 조심해야 해요
어머나! 윤슬님 ㅋㅋ
이건 어떠해요;
“올빼미 숨은 나무 아래, 텅 빈 밤의 침묵 속에서 국화꽃 자고 있네..”
아무래도 제가 이렇게 놀다 이름없이 사라지기 전에
어록편 글 하나 모아놓고 갈까요? ㅋㅋ
포근한 겨울의 추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겨울에 있었던 옛날 내 하루의 추억'
이야기.
종일 스케이트 타고 밖에서
놀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감기 걸리기도 했겠지요.
사진 속 어린이가 도깨비불 님이겠죠.
구순의 어머니는
육십을 바라보는 아들을 걱정하시죠.
어머니는 늘 그리운 존재~
내 먼 어린날의 고향의 겨울을
생각하며 글 잘 읽었습니다.
90이 넘으셨어도 큰 키 미인. ㅋㅋ
지팡이 없이 걸어 다니십니다요. ㅠㅠ
50을 훌쩍 넘은 여자 사람인데..
어머니의 꿈 속 기억은 아직도 내가
아장 ~아장~ 걸음 걷는 아기로만 나타난다 하네요
왜 일까요?
꿈속 세상은 신비하고 놀라워~
이상한 꿈, 공포스러운, 꿈 기분이 더러운 꿈
행복한 꿈, 기억하기조차 하기 싫은 장소에 자주 가는 꿈 등등...
어쩌다 예지몽을 꾸기도 한답니다..
행복한 꿈 즐거운 꿈을 꾸기 위해서 라도
앞으로는 아니 지금부터라도....
나의 뇌에~~~~
바람 신선한공기 충분한 햇살을 뿌려줘야 겠어요~
아기로만 보이니 왜일까요? ㅋㅋ
돌봐주는 시간이 딱 거기까지만이라서요. ㅋㅋ
그 다음부턴 대들고 저절로 알아서 큼.
나도 꿈 많이 꿔요. ㅠㅠ
오죽하면 여기서 꿈 꾼 글 까지 올렸을라고요.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부드러운 꿈 꾸던데
경험상. ㅋㅋㅋ
@도깨비불 요즘 발가락관절염 증상에
먹어보려고 요거 구매해
봤어요 ㅎ
알코올 섭취를 줄이기.
설탕이 첨가된 음료는 피하기.
적색육과 장기육(간, 신장, 혀, 췌장 등) 피하기.
조개류, 새우, 바닷가재, 정어리, 멸치 등 해산물 피하기.
저지방, 무지방 유제품, 가금류, 식용유, 충분한 채소, 과일, 통곡물 등 먹어주기.
그리고
그것보다는 쿠팡에서 파는 건데 사진 보세요.
걱정되어서 좀 아는 사람한테 물어 봤습니다.
상단 목록들 음식은 절대로 안되고요.
아랫것들로 주로 드셔야만 약 효과하고
맞출 수 있답니다.
많이 아플땐 얼음팩하고 발을 높이 올려 주시면 도움이 된대요.
만약에 가족력이 있으면 류마티스 전문의를 만나시래요.
발을 많이 쓰는 도보행도 금지하셔야 합니다.
아우님 아프대니까 내가 슬퍼지네요. ㅠㅠ
@도깨비불 많이 감사합니다
신경써 주심에 두고두고
기억할게요^^
잠시 머물다 갑니다
스케이트 국대출신께서 머물다 가셨네요. ㅋㅋ
일 적당히 줄이고 놀아야지
그러다 또 병이 날라
엄마는 평생 그러든데~~
격렬하게
때로는 한템포 쉬어가기...
ㅡ엄마의 당부
누님 그 연세에 다리찢기를 하시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억! 하면 늦어요.
격렬은 빼고 가시죠. 둥이의 당부.
겨울이면 콧물 닦아 까매진 소매 끝자락이 생각나요
그 시절에는 콧물이 친구이었을까요?
울 엄마는 옷이 더러운 꼴을 못 봐서 자주 빨래를 해주었죠
마당 한쪽 수돗가에서 맨손으로 찬물에 빨래하던 울 엄마가 그립네요
시작이 있어서 끝이 오는 것이고
부모님께서도 있었기에 없어지는.. ㅠㅠ
우리도 어린 시절 뒤에 놓고 나이를 먹고 있는군요. ㅜㅜ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고 편안한 엄마의 품
언제나 달려 들어가도 안아주는 넉넉한 엄마의 가슴
늘 그립고 보고픈 엄마
엄마라는 단어만 읽어도 눈물이 핑 ...
아흔이 넘으신 정정하기까지 하신 어머니가 계신
도깨비불님은 행복한 아들입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나이들어갈수록 엄마의 마음을 알것같아요
엄마눈에는 자식은 항상 얼라로 보인다는것
제가 바람둥이 컨셉을 유지하려면
이런 글을 쓰면 안되는데
오늘은 그걸 깜박하고 이런 글을 올렸네요. ㅋㅋ
https://youtu.be/tTDvtgoK2dc?si=7PX2piD1BZ0lHQog
웬 유아기 감성?
도불님께는 요런 연애 감성이 있는 겨울이 어울릴 듯 합니다만.
PLAY
그르쵸. 이런 것이 딱 입니다. ㅋ
엄마는 다 그런가 난 50대 아들 46세 딸에게 나도 모르게 아가야 이렇게 부르곤 해 전혀 나도 모르게 말야 근데 그렇게 불림 받은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 한다는 것을 알았져 깨비도 지금 60 이라도 아가 라고 불러주면 좋으까 어쩌까 엄마가 불러 준다면 기쁘겠지 뭐.
아가님들께서 많이 크셨는데 ㅋㅋㅋ
미리 축하해요. 동화 당선~~~
동화로 당선되기엔 거리감이 큰데요? ㅋㅋ
어린 시절의 순수한 흥분과 엄마와의 따뜻한 기억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랑이 느껴집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가도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고요.
계절마다 추억들도 따라서 마중을 하는건지
그렇네요. ㅋ
감사합니다.
저는 사진에 보는 저런 스케이트란 것이 있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널판지를 발에 맞게 잘라 철사를 두 줄 붙여 신발에 고무줄로 꽁꽁 묶으면
그것이 스케이트였습니다.
물이 가득찬 논에 얼음이 얼면 그 스케이트로 신나게 놀곤 했습니다.
사진을 보니까 감계무량입니다.
널판지에 철사 스케이트를 상상해 봤습니다. ㅋㅋ
방식이야 어떻든지 아이 시절에
얼음위에서 신나게 놀았던 추억은 함께 얘기하면서
웃을 수 있어서 좋네요. ㅋㅋ
뒤뚱거리는 아이의 모습에서
스케이트의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60....캬...좋은 나이입니다.
59? 어설퍼요 ㅎㅎ
그무렵 전 60아 빨리와라 했던거 같습니다.
조금 모자라도
조금 넘쳐도 괜찮은 나이일거 같아서요.
저도 38,36의 아들들에게 아직도
아가라는 호칭을 자주 씁니다.
아기때 앨범을 그만 봐야겠어요~
59가 어설프다고 하시니
힘이 있나, 하고 팔을 꺾어 봤는데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