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이민철 씨 집을 찾았다.
휴대폰을 보고 있는 이민철 씨 옆에 가지런히 놓인 옷들이 보인다.
부모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 미리 옷을 준비해놓은 듯하다.
직원이 언제 출발하는지 묻자 이민철 씨가 세면 바구니를 챙겨 샤워실로 간다.
“씻고 옷 갈아입고 출발합시다.”
“네.”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나온 이민철 씨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
항상 반 팔, 반 바지를 고집하던 이민철 씨가 상‧하의 모두 긴 옷을 입고 있다.
단정한 셔츠, 정장은 아니었지만, 부모님 뵈러 간다고
긴 옷으로 준비한 이민철 씨 마음이 느껴져 한결 단정하고 멋져 보였다.
“오늘은 반 팔, 반 바지 안 입으셨네요?”
“오늘은 긴 걸로 입어야죠. 이제 갑시다.”
“네.”
직원 차를 타고 창원으로 향했다.
창원으로 가는 길 내내 이민철 씨는 부모님 이야기를 해주었다.
상복공원에 도착할 때쯤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치르고 상복공원에 모셔놓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창원시립상복공원에 도착한 뒤에는 이민철 씨를 따라 부모님이 계신 유택동산으로 올라갔다.
“아버지,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여기는 새로 오신 박효진 선생님이에요.”
“안녕하세요. 올해 7월에 입사한 박효진입니다.”
“아버지 추석에 못 와서 미안해요.”
“어머니는 잘 계셨습니까? 자주 못 와서 미안합니다.”
부모님께 이야기를 하던 중 바로 옆 봉안당으로 버스 한 대가 들어 왔다.
“선생님, 사람들 오네. 이제 내려가야겠다.”
“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갈까요?”
“아버지 다음에 올게요. 어머니 기일에 또 올게요.”
아쉬움을 남긴 채 공원을 내려왔다.
“선생님, 이제 밥 먹으러 갑시다.”
“네.”
“사람들이 올라와서 이야기를 많이 못 했네.”
“그러게요. 장례식이 있었나 봐요.”
“밥 먹고 한 번 더 올까요?”
“그렇게 해도 되죠.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새로 온 선생님들 이야기를 못 했네. 나중에 점심 먹고 저 사람들 가면 다시 와야겠다.”
점심을 먹고 부모님을 다시 뵈러 왔다.
다시 찾은 공원에는 유택동산을 찾는 사람이 없어 편하게 부모님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
“효진 선생님 말고도 신입직원이 더 들어왔어요.”
“아버지, 소영 쌤 지연 쌤도 있는데 다음에 시간 되면 같이 올게요.”
“오늘 양복 입고 오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서 못 샀어요.
다음에 사려고 돈 모으고 있으니까 어머니 기일에는 양복 입고 올게요.”
“아빠 다음에 올게요. 안녕.”
“선생님, 이제 빌라 갑시다.”
못다 한 이야기를 마친 이민철 씨는 부모님께 다음에 또 오겠다 인사하고 공원을 내려왔다.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박효진
민철 씨를 보며 ‘단정한 옷차림’의 기준을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단정함의 기준과 민철 씨가 생각하는 단정함의 기준이 다를 수 있겠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단정함의 기준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는 있겠지만 강요할 수는 없겠죠. 임우석
이민철 씨 참 좋은 아들입니다. 그리고 참 좋은 사람입니다. 이민철 씨 이야기에 번번이 놀랍니다. 많이 배우고요.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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