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자듯/ 장석남
데려온 강아지가 밤을 운다
네가 울던 자리가 너의 고향이 되리라 목이 쉬던 자리가
울음들 먹어 기둥은 검게 삭고 검어질수록 그을린 밤하늘이 찬란했지 나의 그곳은
가을바람에, 걸어놓은 옷에서 방울소리가 들린다
바람 우는 자리에 고향을 차린다
울던 바람 자듯 젖어오는 나의 옛집
—계간 《문학동네》 2022년 겨울호 ---------------------- 장석남 / 1965년 인천 출생.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젖은 눈』『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뺨에 서쪽을 빛내다』『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등.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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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에, 걸어놓은 옷에서
방울소리가 들린다
바람 우는 자리에
고향을 차린다
울던 바람 자듯
젖어오는
나의 옛집
-장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