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서안나 시인은 '베란다'라는 시에서도 그렇고 일상 속에서 그저 흘려버릴 수 있는 생각을 포획해 과하지않은 그러나 결코 가볍지않은 에피그램을 생산해 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시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언제나 수준 높은 시...를 볼 줄 아는 골목님의 안목도 함께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댓글 내가 긁어주고 싶은데 잘 긁는데....그럼 신랑님이 싫어 하시겠죠.ㅎㅎ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이런 뒷모습에 관련된 詩 준비 하고 있었는데.ㅉㅉ 그래도 참 좋네요. 수고하심에 감사 말씀 전합니다. 강건하삼.다래올림.
서안나 시인은 '베란다'라는 시에서도 그렇고 일상 속에서 그저 흘려버릴 수 있는 생각을 포획해 과하지않은 그러나 결코 가볍지않은 에피그램을 생산해 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시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언제나 수준 높은 시...를 볼 줄 아는 골목님의 안목도 함께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