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을 하다 보면 자주 접할 수 있는 표지판이 비보호 좌회전이다. 지키면 안전한 길이고 어느 차종이든 갈 수는 있지만 알아서 가라는 표시다.
단 무조건 보호해주지 않을 테니 스스로 판단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비보호 좌회전은 신호등이 녹색불일 때 직진 차량이 없을 경우에만 좌회전을 할 수 있지만 전방주시가 아주 중요하다.
예전에 나는 어떤 승용차가 비보호 좌회전을 하다 맞은 편에서 직진하는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다.
누군가 오토바이에서 나가 떨어진 기사를 일이켜 세웠는데 죽었는지 혼절을 했는지는 몰라도 오토바이 기사는 고개가 푹 꺾인 채 입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 나왔다.
나는 이 장면을 본 후 한동안 밥을 먹기 힘들 정도였다.
대부분의 교통 사고가 어느 쪽이 더 책임이 크냐를 두고 쌍방이 분쟁하기 마련이지만 비보호 좌회전 사고는 책임이 뚜렷한 편이다.
비보호 좌회전뿐 아니라 비보호 우회전을 할 때도 직진 차량과 보행자가 있는지 주의가 필요하다.
결론은 좌회전이든 우회전이든 비보호일 때 반드시 우선적으로 직진 차량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운전할 때 지켜야 할 것과 양보해야 할 때가 참 많은 것처럼 인생에도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는 것이 더 많다.
학교를 다닐 때였든 성인이 되어서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하지 말라는 것 하지 않고 지키면서 살면 비교적 인생이 잘 풀린다.
## 예전에 프로권투가 온 국민의 관심사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복싱보다 권투라는 단어가 더 익숙했고 흑백 TV에서는 외국인끼리 하는 프로권투까지 방영할 정도였다.
김기수, 유제두, 홍수환, 박종팔, 박찬희, 유명우 등, 그들이 챔피언이 되거나 타이틀 방어를 할 때면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생각해 보면 온 국민이 TV 앞에 앉아 목이 터져라 선수를 응원했던 것은 그들이 단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그 선수가 어느 지역 출신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경상도 전라도 따지지 않았고 좌냐 우냐도 신경 쓰지 않았다.
권투뿐 아니라 차범근이나 손흥민이 뛰는 국가대표 축구경기 때도 온 국민은 함께 응원을 했다.
그 안에 출신 지역이 있을 것이며 왼쪽 오른쪽이 있겠는가. 모두가 한팀이 될 때 그 함성은 아름답다.
그럼에도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특정 정치인을 대놓고 응원할 때 편이 갈린다. 실망했다느니, 멋지다느니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뉘며 안티팬이 생긴다.
지난 며칠 동안 카페 게시판과 댓글에서 느낀 점도 가능한 정치색은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김훈 선생도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김훈 작가는 언론사에서 기자 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선생이 국민일보에 재직할 때는 보수라 여기고 한겨레에서 일할 때는 진보라면서 반대 진영 독자들한테 험한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작가의 산문집 중에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가 있는데 그에게 좌냐 우냐를 자꾸 물었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달았으리라.
선생은 거기에서 <세상은 읽혀지거나 설명되는 곳이 아니고, 다만 살아낼 수밖에 없을 터이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결론은 좌우 나누는 것이 의미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김훈 선생의 세상 보는 눈과 자기 주장은 뚜렷하다. 유명한 소설 <남한산성>에 김훈의 성정을 알 수 있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엄동설한에 남한산성에서 임금을 지키는 군사들과 백성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데 대신들은 입으로만 싸우고 있다.
<주상 전하,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의 목을 베어 성루에 효시하여, 성상의 굳건한 뜻을 군사들에게 보이시옵소서>.
최명길은 인조에게 <두려움이 말을 가파르게 몰아가는 것이니, 너무 나무라지 마소서>라며 초연하다. 나는 두려움이 말을 가파르게 몰아간다는 대목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인조가 삼전도로 항복하러 가는 날 새벽, 임금과 백성을 사랑하는 진정한 애국자처럼 말의 향연을 벌이던 그 당하관들은 몰래 성을 빠져나간다. 자기들만 살기 위해서,,
남한산성 서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다>.
### 문득 오래전에 어디선가 읽은 문장이 생각난다. 해방 직후 좌우로 나뉘어 한참 이념 대결을 벌일 때 한 시골 노인이 길을 가다 겪은 일이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그 노인을 붙잡고 좌냐 우냐를 묻기에 뭣 모르고 좌라고 했더니 빨갱이라면서 흠씬 두들겨 패더란다.
다시 길을 가는데 또 한무리 사람들이 붙잡고 물었다. 앞서 좌라고 했다가 맞았기에 우라고 했더니 대책 없는 꼴통이라면서 또 흠씬 두들겼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길을 가다가 또 사람들이 붙잡고 묻자 이번에는 좌도 우도 아니고 중간이요 했더란다.
그랬더니 어느 쪽도 아닌 비겁한 회색분자라고 마구 두들겨 맞았다.
나는 정치 성향을 묻지도 않지만 행여 그런 걸 알더라도 크게 마음에 두지 않는다.
누군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오, 하면 그러시군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오. 하면 그러시군요 한다.
물론 나도 성향이 있기에 그 사람에 대한 선호도가 한쪽으로 약간 기울거나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티를 내지 않을 뿐이고 그것 때문에 함께 어울리는 데에 큰 문제도 없다.
정치 성향을 떠나서 굳이 편을 들라면 나는 약자 편을 든다.
권투에는 체급이란 것이 있다. 대부분의 격투기가 그렇듯이 비슷한 체격끼리 붙어야 정당한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이트급이니, 밴텀급, 미들급, 헤비급 등으로 나뉜다. 가령 60킬로도 안 되는 플라이급과 100킬로 되는 헤비급 선수가 붙었을 때 그 승패 결과는 자명하지 않겠는가.
나는 플라이급과 헤비급이 싸운다면 플라이급 선수를 응원한다. 앞으로도 나는 좌우 따지지 않고 약자 편에 서서 살 생각이다.
첫댓글 유현덕님.
저녁은 드셨겠죠.
현 상황을 차분히 정리 해서
쓰신 느낌이 듭니다.
극단으로 가르는 정치인들이 미울 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한 밤되세요.
저녁을 저는 가능한 일찍 먹는 편입니다.
누구나 정치적 성향을 가질 수 있고 저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성향을 존중합니다.
극단으로 가지 않고 조금 온건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이 또한 정치적으로 번질 수 있으니 자제하렵니다.ㅎ
커쇼님도 평온한 밤 되시길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분파인데, 게시글에 추천은 합니다. 만은,
약자 편이라니 나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착각이겠지만서두 . . . . .
현재의 상황은 소통의 부재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ㅎ 지기님께서 기분파여서 그리 젊어 보이시나 봅니다.
저는 좌우 어느 한쪽으로 약간 기울긴 해도 마누라 빼고는 알려주지 않는 비밀입니다.ㅎ
소통의 부재가 크다는 말씀에 공감하면서 지기님의 잘 생긴 얼굴에 그늘 지는 일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비보호 좌회전에서 시작한 글이
권투선수에서 김훈 작가로 병자호란으로 좌우 대립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입니다.
유려한 글을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곡즉전님, 비보호 좌회전 표지를 보자 문득 작금의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쓰다 보니 자꾸 꼬리를 물고 문장은 이어지고 오래전에 읽었던 노인의 이야기까지 나오게 됐네요.
어릴 때부터 권투뿐 아니라 배구, 야구, 탁구, 배드민턴 등 스포츠를 좋아했습니다. 직접 했던 것은 아니고 구경하는 거였지요.
스포츠가 좋은 것은 정치나 이념이 들어가지 않고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긴 글임에도 흥미롭게 읽어셨다니 다행입니다.ㅎ
어제 숙직근무하고 오늘 아침 퇴근하여 잠시
집에서 쉬다가 탁구치고 들어와 막걸리 한병
마시며 이런저런 한자숙어 필사중...
渴不飮盜泉水 (갈불음도천수) 쓰고 있다네~
과거는 과거로 지나고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는
유현덕 아우같은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기
바라며.. 화이팅~!!
적토마 선배님이야말로 제가 부러운 분입니다.
숙직 근무한 후 잠시 쉬었다가 탁구치러 가고 마무리는 막걸리 한 병,, 이만한 소확행이 어디 있을까요.
거기다 한자숙어까지 공부를 한다니 제가 형한테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공자님의 도천지수는 예전에 저도 겉핥기로 읽은 적이 있는데 적토마 선배 덕에 다시 떠올리며 공부하게 됩니다.
저는 별로 가진 것은 없지만 성공한 인생이라 여기며 산답니다. 평온한 밤 되세요.ㅎ
짧고 굵게...화이팅~!!
편하게 단숨에 읽어오면서
어느 진영 한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지만 표시 안 내신다는
유현덕님 말씀에 비시시 웃습니다
표시 안 내셔도 표시가 나거든요 ㅎㅎ
저는 한 쪽으로 뚜렷하게 기우러졌는데
다행인 것은
유현덕님처럼 약자편에 서는
언더독효과에 기꺼이 편승합니다 ㆍ
알아서 가라는 데서
사고가 잘 난다는 비보호
많은 걸 생각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변변치 않은 제 글에 윤슬님의 댓글이 금빛가루 입힌 것처럼 환하게 빛이 납니다.
들켰든 안 들켰든 표가 나던 안 나던 저의 성향은 끝까지 비밀로 할랍니다.ㅎㅎ
윤슬님처럼 망설임 없이 기울어진 쪽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인생에 대한 당당함입니다.
하여, 저는 윤슬님의 성향을 존중하면서 약자 편에 섬을 격하게 반깁니다.
모쪼록 사람 관계든 운전 중이든 안전 거리 지키면서 행복한 날들 되셨으면 합니다.ㅎ
저도 현덕님처럼 살길 바라고 그리 살자 하는데 간혹 교활한 약자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 다칩니다 에이! 그냥 나만 지키고 살란다 하는 맘으로 삽니다
언제까지 약자이고 언제까지 강자로 남을지 변화무쌍한 인간놀음이라
운선님 저도 교활한 약자를 만난 적 있습니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강자라고 다 나쁜 것도 약자라서 순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제 포지션이 그럴 뿐입니다.
운선님 사람한테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상처를 받기도 하더군요. 저는 자식한테도 지 인생 알아서 잘 살겠거니 하면서 기대를 하지 않는답니다.ㅎ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편 먹기
편 가르기
어린 초딩때 부터
행해 지던 일이었지요
그래야
적 과 동지 가
구별이 되어
놀이가 되었습니다
셋만 모이면 편이 갈린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도 어릴 적의 편 가르기는 얼마 못가 다시 편이 되어 함께 어울리곤 했습니다.
적을 하나도 간직하지 않고 살기는 힘들겠지만 미운 마음은 품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워하는 내가 더 힘드니까요.
리야님의 소박한 일상을 응원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넵! 긴 글 읽느라 애쓰셨습니다.
둥근해님께 남은 가을을 몽땅 선물로 드릴게요.ㅎ
정치 성향 (이념)
대표적인 이념의 경향성은
좌파이냐? 아님 우파이냐?
좌익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우익은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로 나눌수 있겠죠
이념을 가지고 서로 맞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목에 핏대 만들고 눈에 쌍심지 켜서
서로 헐뜯고,,
ㅋㅋㅋㅋㅋㅋ 아!~ 모리 아프네욤,, 돌아버려요,,
그냥저냥 노코멘트 합니다,,,
저어기 욱에 유명우선수 정확히 류명우 입니다
제가 전에 릿지와 등반으로 다니는 동호회가
있는데 그대장 이름이 류경우 입니다
류명우님 친형님 되시죠,,ㅎㅎ
뭔가에 꽂힌 사람은 아집 때문에 주변사람들
다 떠나고 없더이다..
설왕설래 이만 호주머니에 넣어 두고
편안한 심신으로 오늘하루 정리해 봅니다..
비는 내리고
한짠 찌끄리고 싶고
이내 마음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합니다, ㅎㅎ
ㅎ 칼라풀님이 이념 논쟁에 관한 실태를 제대로 콕 집어서 제 가슴에 콕 박히게 합니다.
툭하면 불거지는 이것이 분단 국가의 숙명이기도 한데 전쟁을 겪은 탓에 더 심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인 중에도 처음 만나면 정치인의 성향 분석부터 물어서 사람을 난감하게 만들고 집요하게 자기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니 점점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어차피 생각 다른 사람과 공존하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사회 생활하는 사람의 운명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테구요.
권투선수 유명우는 류명우로 시정하겠습니다. 산꾼인 류경우 대장님은 제가 모르는 분이지만 류명우 선수 형님이라면 재주가 많은 분일 겁니다.
류명우가 선수 시절 인터뷰 때 보면 말도 참 논리적으로 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댓글 달고 이제 퇴근합니다. 해가 많이 짧아졌고 가을비가 정말 가을처럼 내리고 있네요.
아직 단풍 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내일부터 추워진다니 가을까지 짧아질까 아쉬운 마음입니다.
칼라풀님이야 자기 관리를 잘 하시는 분이니 이 가을 알뜰하게 보내시리라 봅니다. 가을비처럼 고운 저녁 되시길요.ㅎ
저는 교통사고 현장을 본 적이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대신 광주 5.18 때 쓰러져서 죽은 사람을 100명은 넘게 봤습니다
꿈인가 생시인가 하고요
여기 일본에도 성질 급하고 못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양보하고 기다려주고 하더라고요
운전 시작한 지 1년 되었는데 주차하는 것은 아직 미숙하고
그 외에는 한 손으로 제법 슝슝 달려달려 ㅎㅎ
운전대를 잡으면 일단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하는데
성격상 나는 개차반일 거야~했는데 의외로 아주 차분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나를 낮추고 느긋한 마음을 가지는 자세로다가~
아래 내용은 어려워서 통과요 ㅎㅎ
음악 빼고 어려운 것은 집중이 안 돼요
아하~ 가리나무님 안녕하세요?
저는 교통사고를 몇 번 봤지만 사람 죽은 것을 그때 처음 봤답니다. 오토바이 기사가 쓰고 있던 헬멧이 멀리 튕겨나갈 정도였지요.
운전할 때 그 사람 성격이 나온다는 말이 있지만 운전대 잡는 순간부터 무조건 양보하겠다는 마음 자세로 임하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영국에서 15년 넘게 살았는데 차량 주행 방향이 한국과는 반대여서 처음엔 낯설었답니다. 일본은 영국과 같은 방향이더라요.
글이든 사람이든 어려운 것은 그냥 지나치면서 살아야 마음이 편합니다.ㅎ
항상 좋은 날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