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있었던 일이예요..
고생 많이 하셨겠당..
근데 너무 잼있었어염..
낼 야기두 기대할께염..*^^*
--------------------- [원본 메세지] ---------------------
몇년만에 겨우 알바자리를 구했다.
강남역 '블루모스(Blue Moss)'라는 큰 맥주집인데
그곳에서 일하구 있다.
손님들 오시면 맥주나르느라 테이블정리하랴...;
술취한손님들 꼬장 받아주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가게 TV는 항상 MBC로 고정되어 있었고
힘들 일상을 TV 프로와 광고를 보며 지루함을 달래야 했다.
어쩌다 TV를 보다보면 정말 마시고 싶게끔 하는
맥주광고들이 많다.
(꼴에 맥주집 다닌다고 신경이 더 쓰이는가보다)
정말 회사마다 경쟁이 엄청 치열한듯 싶다.
가게에 들어오는 맥주 종류만도 한두가지가 아니니..
예전에 집에서 딩굴면서 참 괜찮게 보았던 광고가
OB라거 맥주광고 였다.
소방관의 투혼을 그린 정말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였다.
마이클 볼튼의 'Lean on me'가 흐르는 가운데 검은 하늘로
불길이 솟아오르는 화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잡힌다.
이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 사람들을 구조하는 정우성의
모습이 히야...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인지 멋져 보였다.
그러다 거울을 볼까하면 ;;;
이렇게 놀고 있는 내가 너무나도 우울하고 비참해보엿다.
얼굴에는 하도 기름이 올라서 껍질이 한겹 더 생긴듯한-_-
머리는 몇일을 안깜아서 눌려도 한참 푹 눌려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컴퓨터만 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던 내가
일자리를 애타게 찾아헤맹것도 이유라고 하겠다.
그 때 이후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는 줄곳 OB라거를 찾았고
단골로 다니는 순대집 아주머니두 나만 오면 알아서
OB라거를 챙겨주셨다.
(소주는 넘 써서 좀처럼 먹질 않았다. 정말인지 난 단순했다-_-)
그러던날 열심히 테이블을 정리하다가 OB라거 CF를 보았다.
'어? 이번에 바꼈나?...'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오랜만에 만난 군대시절 전우들의
흥겨운 술자리를 그린 CF였다. 허허...
공익근무를 지낸 나에게도 '전우'는 있었다.
"오비라거를 나누면 추억이 더해진다"
히야...감동적이다^-^
그러나 나의 비참한 인생은 이 CF를 통해 이뤄졌다.
어느날부터 젊어보이는 회사원 5~6명정도가 와서
양복을 쫙 빼입고 (회사 퇴근시간이라...)
저 CF를 따라하는것이었다-_-a(허헉;..뭐지?)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장난이겠지 뭐 ..
딱보기에도 이제 갓 30 정도 된 얼굴들 이었다.
그래도 저정도 나이면 철이들법 한데..쯧쯔
주위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군대시절을 회상하듯 모두 일렬로 서서 직각샷으로
OB라거를 마시는 것이었다. -,.-(추했다..)
그러다 그 CF가 나오면
"오~~나온다"
하면서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한번 더 하고-_-
배우들의 눈웃음까지 흉내내고 있었다.;;;
한 손님은 나에게 저사람들 뭐냐고 물어보고
어떤 손님은 무슨 이렇게 큰 가게에
저런손님하나 처리 못하냐며 뭐라고 하셨다.
하지만 사장님 성격이 너무 순하셔서..
오신 손님을 어떻게 쫓으냐며 오히려 재밌어 하셨다-_-(윽..)
여기까진 그래도 봐줄만 했다.
곧이어 OB라거 2편이 나온것이다...-_-'; (후미...)
나는 뚜러져라 그 CF를 보았다.
이번에는
하나의 팀 구성원들이 그들의 공동목표를 이루어낸 후
서로서로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모습-_-
맥주잔을 트로피처럼 높이
쌓아올리고 가장 위에서부터 오비라거를 따르는 흥겨운 분위기.
"오비라거를 나누면 축하가 더해진다"
흠...조타아..^-^
잠깐-_-!! 감동도 잠시...;;
이걸 또 그자들이 따라한다면...흐미....
설마...다신 오지 않겠지...;;
그리고 3일정도가 지났을쯔음....
마침 사장님이 자리를 비우시고 나와 다른알바생 둘이서
가게를 지키고 있을때였다.
이른 퇴근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 때 설마하던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멋지게 양복을 입고 온 6명가량의 회사원들은
분주하게 컵을 가져다가 탑을 쌓고 있었다.
그러더니 의자에 올라가서는 맥주를 들이 붓기 시작했다.
"저...저거 미친-0-넘들 아냐?!!!"
말릴새도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이 술바다가 되었다.
그래도 뭐라 할수 없는거는...
그 회사원들이 한번오면 술하나는 엄청먹고 가기 땜시-_-
가게의 발전을 위해서 꾹 참아야 했다..
사람도 없고 지네끼리 잘 놀으라고 해서 바줬다...으..
그 인간들이 가고나서 물걸레로 바닥닦고 테이블 치우고
정말 더러워서 못하겠다는 생각도 몇번 들었지만...
이거 아니면 갈곳도 없는 나에게 우리 너그러운 사장님은
그야말로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러고 그 인간들은 자주 와서 맥주를 마셨지만...
그 광란의쇼를 항상 보여주는것은 아니었다.
눈치는 있는지... 사람들이 거의 없을시간에만
헐레벌떡 뛰어와 쇼를 하고 교묘히 빠져나갔다-_-(쓰벌...)
그일이 있고나서....
CF 3편이 나오고 만 것이다...
제발 개편되기를 기도했지만 개편은 커녕
그들의 액션은 더욱더 과격(?) 해졌다....허헉;;;
승진한 동료를 축하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는 즐거운 술자리.
컵을 일렬로 쌓아 올리는 승진샷으로 기쁨의 표현을 극대화-_-
"오비라거를 나누면 기쁨이 더해진다"
정말인지 아찔했다...
저걸 설마 따라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인간들은 그러고도 남을것 같았다...;;
바로 다음날 해맑은 미소로 이른시간에
6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두터운 코트를 벗어던지며
와이셔츠바람으로 다들 앉아서 준비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뒤에서 몹시 기대하고 계신 표정이였다.
...... 설마...
시작되었다!
"건배에~~~~"
느끼한넘들이 배우들의 눈웃음까지 똑같이 흉내내고 있었다-_-a
이 미친X들이 컵을 하나씩 위로 모으더니만
"브.라.보!!!!"
그러고는 맥주를 그대로 다 지내들 머리위로 쏟아내는 것이었다
하긴 컵을 모아서 그렇게 무식하게 들어올렸으니..-_-
한쪽에서는 와이셔츠랑 넥타이가 젖었다며 찡얼대고 있었다.
마음속에서 뭔지 모를 분노가 끓고 있었고 참을수 없었다..
하지만 비참한 나의 현실을 직시할수 밖에....
그리고 이 놈의 오비라거 회사가 4편을 만든것이다...
쓰부랄...
그 CF를 집에서 접한 나는 영 가게에 나가기가 싫었다.
이번에는 정말 과격해졌기 때문이다.
테이블을 맥주컵으로 "쿠궁쿠궁" 요란하게 치면서
그 아까운 맥주가 테이블로 모두 흘러나오는
그런 CF 였다-_-
이런 흐미 미쳐버릴것 같았다.
테이블청소하랴 바닥청소하랴 이제는 정말 지쳤다..
맥주나르고 있는데 그넘들이 등장했다.
그인간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넘쳐흘렀다.
정말 짜증-_-이 났지만 테이블로 안내하고 주문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맥주컵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그 고급스런 원목테이블에 미친듯이 맥주컵을 부딪히고 있엇다.
개색히들..;;
하필 우리가게서 이 地 랄 을 떠는거야
얼마나 얄밉던지 뒤통수를 도끼로 후려주고 싶었다
후미...... 테이블에 기스가고 난리가 아니였다.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서 사장님께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였지만
사장님은 뒤에서 깔깔거리고 웃음을 참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나보다 속이 더 편한 사장님이셨다-_-
오늘도 난 그넘들을 경계하면서 오비라거 회사가
망하길 기도하고 있다-_-
p.s:
끝까지 읽어주시다니!! 고맙습니다 ^-^
내일은 오늘 전기점검하다 생긴 일 쓸께요
좋은하루 되시구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