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FM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오후8∼10시)에서 12일
진행자인 이본과 초대손님 유영석,정선희 등이 모나코의 왕
비 그레이스 켈리를 주제로 나눈 대화의 일부다.
방송위원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말이 이같이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12일 조사결
과를 발표했다.방송위원회가 5월중 KBS 2FM(89.1㎒)의 ‘이
본의 볼륨을 높여요’‘홍경민의 자유선언’과 MBC 음악FM(9
1.9㎒)의 ‘이동건,이재은의 클릭!1020!’‘배기성,이종원의
FM 플러스’,SBS 파워 FM(107.7㎒)의 ‘채리나의 영스트리
트’‘김동완의 10!10!클럽’을 대상으로 FM 라디오 진행자
의 언어규범 준수사례를 조사한 결과,발음이 정확하지 못하
거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음발음에서는 자음의 첨가와 탈락,경음화와 격음화
현상이 두드러졌고,모음발음에서는 이중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현상이 많았다.
공통적으로 잘못 발음하는 단어는 ‘조금’이 ‘쪼금’‘쫌
’‘쪼끔만’등으로 ‘어떻게’가 ‘어트케’등으로 발음되
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해볼까’‘드릴까’‘할까’도 ‘
해보까’‘드리까’‘하까’로 발음되는 경우가 허다했다.모
음의 경우에도 ‘-하고,-라고,-보고’가 ‘-하구,-라구,-보
구’로 발음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 ‘짱’‘야자’‘겜방’‘말빨’‘그놈’‘죽도록 욕먹
다’등 비표준어나 비속어를 쓰는 사례도 있었다.‘사정이
틀리잖아(다르잖아)’‘잘 기억하게 가르켜(가르쳐) 주셔서
’‘논쟁을 벌리는데(벌이는데)’‘물건을 잊어버리니까(잃
어버리니까)’‘저 문제를 맞추다니(맞히다니)’등 국어문법
상 의미나 용법이 다른 비적절한 어휘사용도 적지 않았다.
방송위원회 평가총괄부의 정호근씨는 “오후 10∼12사이에
는 청소년들이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진행자가 청소년들이 동일시하는 연예인이라 잘못된
언어 습관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조사 결과와 올바른 언어사용을 촉구하는 권고문을 각 방송
사에 보낼 예정이다.
“표준어를 씁시다” 주말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을 보면 진행자들의 부정확한 발음과 비속어 은어의 사용이 귀에 거슬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빚에’를 ‘비체’로 ‘몇 년’을 ‘맨년’으로 발음하는 것 은 다반사. 이에 방송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방송 3사 주말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2월 16~17일 표본조사)의 발음 오용 사례와 비속어 은어 사용 사 례를 지적, 발표했다. KBS 2TV <토요대 작전>의 ‘7공주의 전설’에서 주영훈은 “홍진경, 넌 죽 었어” 김찬호는 “당근을 패대기쳤습니다”라고 말해 방송에 부적절한 표 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KBS 2TV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에서는 MC 강호동의 발음이 부정확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호동은 ‘광고’를 ‘강고’로, ‘대격돌’을 ‘대 객돌’로 ‘응원가’를 ‘엉원가’로 발음했으며 이휘재는 단기사병을 ‘ short time soldier’로 얘기해 불필요한 외래어를 사용했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는 ‘건강보감’의 이윤석이 ‘먹여주기 도 하고’를 ‘멕여주기도 하고’로 김용만은 ‘이게 왔따죠” “맛이 갔 어요” 등의 표현이 시정 대상으로 꼽혔다. SBS TV <토요일이 온다>에서는 MC인 강타의 “작업들어가는군요”라는 오프닝 멘트가, ‘고향에 가자’의 김미화가 ‘무척 싸고’를 ‘무지하게 싸고’로 발음한 것이 지적됐다. 또 SBS TV <쇼!일요천하>의 ‘골드 코리안’에서는 김성수가 ‘알려줄 수 있냐’를 ‘알켜줄 수 있냐’로 ‘맵시있게’를 ‘패션어블하게’로, 남희 석은 ‘수염 기르고’를 ‘시염 길르고’로, 주영훈은 “이 상거지들, 거 지 같은 것들’이라는 인격비하 발언을 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줬다. 최근 쇼프로그램 진행자들은 개그맨 가수 등으로 다양하다. 방송위원회는 각 방송사에 정확한 표준어 사용과 방언의 신중한 사용을 촉구하는 권고문 을 보냈다. 물론 이들은 아나운서처럼 언어에 대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 파급효과가 큰 프 로그램들인 만큼 MC로서의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