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성은 푸르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봐도 신은 보이지 않는다~
-유리 가가린-
이른새벽, 어둑한 빗길 노변의 가로등은 찬연히 밝고 앞서가는 차량들의 후미등은 선명하다
마주오는 차량들의 상향 전조등 불빛은 빗물에 굴절되어 나날이 조리개 촛점 잃어가는 내 시야를 어지럽힌다
낙동교 건너 저멀리 백양산 비탈즘 이겠거니 하는 교회당의 빨간 십자가가 유난히 반짝인다 문득, 이미 고인이 돼버린 여류작가의 작문이 떠오른다
"산동네, 점바치집을 알리는 하늘높이 치솟은 대나무 장대에 매달린 하얀 천은 세상을 향해 나부끼는 항복의 깃발이다"
구원의 손길을 잡고자 새벽기도에 열중 하고있을 어느 할매의 간절함과 희망이 웬지 난 아프다
희망이란, 필연적으로 미래를 향하고 있지만 그 희망이 실현 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다 미래는 결코 오지않을, 어쩌면 존재하지도 않는 고도 선생이다
판도라의 상자 바닥에 깔려있던 희망은 애시당초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다
바랄것없어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니 희망은 마음 한구석 귀퉁이에 재로 남아 먼지로 흩어진다
오년을 하는일없이 놀다보니 한 남자가 비루해지고 쪼잔해졌다
해서 원기를 찾고자 새로 시작한 공장생활은 또 시작부터가 녹록치 않다
초장부터 엉뚱한 힘 쓰다가 다치기도 하고 현장 젊은이들과의 마찰도 무마하기 쉽지않다
이해한다 녀석들을...
듣보잡 노인이 부장이라며 왔으니 갈구고 싶겠지
이리저리 돌려치지만 아직 나의 자리는 제대로 못잡았다
조만간 좋아지겠거니 하면서 참고 견딘다
그러고 싶다
나를 내가 인정해주고 싶고 내가 나를 위해주고 싶고 내가 나의 생기를 느끼며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스스로에게
늦은시간 라면에 소주한잔 하면서 기도한다
주신酒神 디오니 소스 이시여 어지러진
엔트로피 정점에 서있는 열평형 상태의 한 인간에게 딱, 석잔의 술을 내리소서
오만의 술
욕정의 술
탐욕의 술
하여, 재로 남은 내 가슴에 기름부움 축복 주시사 다시 불타게 하소서
세상을 얕잡아보게 하시고
여신의 치마속을 궁금해하게 하시고
귀한것 있으면 뺏어내어 내손에 쥐고싶게 하소서~!
아케론 강 건널제 배삯은 충분히 드리오리다
지옥불 앞에서도 웃으리라
지금의 나를 뜨겁게 연소 시킬수 있다면
첫댓글 사실 인간에게 희망이란 참으로 허상이 아닌가 합니다.
희망은 미래에 실현될 어떤 성공이나 행복 같은 걸 칭하지만
결국 미래로 가면 사람에겐 낭떨어지가 있을 뿐입니다.
낭떨어지란 바로 죽음입니다.
미래로 가면 결국 죽을 건데 희망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희망에 대해 비판적인 대신 오늘을 재밌게 잘 살자는 대안은 확실하게 소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문제지요
하지만 좋은 대안입니다
쒼나게~^
아직도 탐욕에서 해탈하지 못 하셨나요?
저는 65세를 넘기면서 다 부질없음을 깨달았는디요.
함박산2 님께선 탐욕도 오만도 욕정도 다 갖고 산다면
안적두 젊다는 징표입니다. 오산의 방밍돌이는 주글 날을 기둘르며 사는 늙은이구요.
내 몸, 여기저기 아픈 고통을 떠나 하루 빨리 영면하고픈 심정입니다.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더 힘든 요즘이라고들 하지요.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 이전에 저는 이 세상에 없는 무(無)였지요.
한 세상 소풍 나와 살다가 다시 무(無)로 돌아가는데 두려울 것도, 한 점의 미련도 없습니다.
신이시여!
나를 조용히 데려가던지 거두던지 하소서!
애공~시인님~
띄엄 띄엄 읽으셨네요
ㅋㅋㅋ
함산님께 용기를~~~
https://youtu.be/mETSLNQr3uw?si=pv91vSElHtNLya1H
PLAY
감사합니다
여신 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