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팬의 '우경화'를 우려하다

[RED☆PUFFER]

학교라 글을 길게 못쓰겠네요.

조금 자극적인 제목일지 모르겠지만 한 번 제기하고 싶었던 문제라 글을 써봅니다.

먼저 저는 야구와는 전혀 어떤 연도 없으며 야구 편향적인 언론과 일부 극성 야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증오하는 매우 평범한 국축팬 중 한 명임을 밝혀드립니다.  또한 국축팬들의 피해의식같은 것을 언급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것 또한 미리 명시해두겠습니다.

최근 알싸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여러 화제들 중 하나가 바로 '축야팬'이겠는데요.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좋아하는 팬이라는 이 단어가 알싸에서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면서 "축구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하지만"이라는 전제를 깔고 글을 시작하며 국축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많이 쓰이고 있죠. 이런 사람들이 없는데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참 안타깝습니다.

다만 국축팬 다수(혹은 다수가 아닐 때도)의 의견과 약간 상이한 의견을 피력한다고 축야팬 '낙인찍기' 역시 없다고는 말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몇 페이지 뒤에 포털사이트 다음의 모 야구 기자의 어이없는 기사에 대한 댓글을 캡쳐하여 "야구팬들의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있습니다. 기자와 야구팬들을 비판하는 댓글 속에 "어차피 찌질이들만 모여있는 다음 댓글을 가지고 야구팬들 반응이라며 공격하는 것도 좋지 않아보인다."라는 내용의 댓글과 그 생각에 동조한 몇 명(저도 포함입니다.)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알려야 한다는 분이 그 댓글을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고 저도 그 글을 재반박하면서 이야기를 좀 나누었습니다. 바빠서 길게 적진 못하고 몇 개 댓글 주고받다가 끝냈는데 이제와서보니 첫 댓글과 그에 동조한 사람들을 축야팬으로 몰아가는 댓글들이 주루룩 달려있어 조금 놀랐습니다. 사실 그 글은 제가 이 글을 쓰게 만든 계기일 뿐이고 이런 식으로 생각이 다른 국축팬들을 축야팬이라고 비꼬며 몰아가는 댓글을 여러번 봐왔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오버랩되는 것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칭 우익들의 '빨갱이' 낙인찍기입니다. 분명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고 공격하려는 이른바 '빨갱이'들은 민주주의 사회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할 대상이지만, 그 낙인찍기 때문에 그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처벌받고 숙청당해온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지금 모두가 극단적 반공인데 넌 왜 우리만큼 적극적이고 극단적이지 못해? 너 빨갱이아냐? 빨갱이네 너" 물론! 국축팬들에게 당시(혹은 현재) 몇몇 정치인들처럼 상대가 빨갱이가 아님을 알면서도 정치적인 계산을 가지고 상대를 빨갱이로 몰아 제거하려는 것과 같은 의도가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다른 의견에 대한 숙고 없이 "다같이 야구 까고 있는데 같이 안까는 거 보니 딱봐도 축야팬이네" 같은 편협한 시각만 가진다면 조금 오바해서 '우경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진짜 축구팬을 가장한 야구팬들의 헛소리는 저도 증오하고 앞으로는 우리의 힘으로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마인드로는 제 살 깍아먹기를 동반하게 됩니다. 올바른 사상이고 주가 되는 생각이라 하더라도(물론 무조건적인 야구까기가 바람직하고 올바르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의견과의 충돌과 상호 비판 및 수용이 없으면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도태됩니다.

야구는 안중에도 없는 같은 국축팬들끼리 넌 축야팬이니 뭐니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봤습니다.

비판 댓글환영하지만 곧 강의시간이라 바로 답변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모바일로 틈틈히 길지 않게는 답변드리게습니다.

[buonafortuna]

분명 본글에서도 이러이러한 이유가 아니라고 써놨는데도 불구하고 댓글을 보면 이러이러한 이유가 맞잖아요 식으로 글을 남겨버리거나 그 의도가 아닌데도 마음대로 부풀려 말한듯 몰아가고.. 그리고 보다 객관적인 시각,현 상황에 대한 우려(소수 다른 의견자에 대한 낙인이나 공격에 대한 우려)의 글을 쓰면 그 글이 어떻게 남을 가르치려한다거나 내 말이 무조건 맞지 않냐는 식으로만 보는지 의문입니다.

[＾＿^전북FC]

우경화란 말 자체에는 거부감이 들지만... 글 자체는 어느정도 공감 하네요... 저는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보는 타입이지만(그래서 야구팬 야구 할것없이 증오하지만) 이런글은 뭔가 경각심을 갖게 하네요... 좀더 반성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