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난카이 대지진 경고 ◈
‘한류’가 이처럼 세계로 뻗어 나갈 줄 누가 알았을까요?
세계 도처의 젊은이들이 K팝 가사를 한국말로 따라 부르고
한국 문화를 배우려고 하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한류는 얼마나 지속될 것일까요?
잠시 떴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한류를 떠받치는 사상적 기반 또는
사상적 토대에는 ‘정역(正易)’이라는 책이 있어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일부(金一夫·1826~1898) 선생이
기존의 주역을 새롭게 해석한 거대 담론이 ‘정역(正易)’이지요
김일부는 조선의 가장 암흑 시절에 살았어요
지도자들이 정치를 개판으로 해서 백성들이 굶어 죽고 허덕이는
최악의 시점에 정역이 나왔지요
정역이 제시하는 거대 담론은 두 가지이지요
하나는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즉 후천개벽(後天開闢)이었어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주역 팔괘 중 간방(艮方)이라고 봤지요
동북쪽이지요
기존 주역에서는 간(艮)의 위치가 동북쪽이었지만
정역에서는 간이 정동(正東)쪽으로 이동한다고 했어요
정동이라는 것은 아시아 내지는 동양을 대표하는 위치를 말하는 것이지요
원불교의 소태산은 이를 가리켜 앞으로 한국이
‘도덕의 부모국이요 정신의 지도국이 된다’라고 봤어요
1980년대 초반 ‘계룡산대학’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하고 생각했었지요
지금 와서 보니까 이것이 바로 한류였어요
강호에서 잔뼈가 굵은 나도 토종 담론을 우습게 알고
평가절하했던 것이지요
또 하나는 기후변화이지요
지금 몰아닥친 온난화를 설명해주는 거대 담론은 정역이고,
오대산의 탄허(呑虛)가 온난화에 방점을 찍어 정역을 세상에 알렸어요
너무나 황당하고 암호 같은 부호로 쓰인 정역의 핵심을 간추리고
이를 철석같이 신념화했던 인물은 탄허였지요
탄허는 ‘수조남천(水潮南天) 수석북지(水汐北地), 수생어화(水生於火)’라고
압축했어요
북극의 얼음물이 녹아서 남쪽 하늘로 몰려간다.
수생어화는 불에서 물이 나온다는 뜻이지요
지축이 변화함으로써 지하 땅속의 마그마가 움직이고
이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다는 것으로 해석했어요
(‘呑虛學연구’, 문광).
탄허는 이 온난화가 종말이 아니라고 봤지요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게
탄허의 사상이었어요
정역의 거대 담론이 강증산, 소태산의 후천개벽으로 이어졌고,
탄허에 의하여 이 개벽이 한류의 번창과 기후변화로 정리됐지요
그런데 남쪽에 지축이 변화함으로써 지하 땅속의 마그마가 움직인다는
후천개벽은 심상치가 않아요
요즘 일본이 후천개벽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8월 15일은 일본에선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오봉(お盆) 명절이지요
일본인 대다수는 일주일간 고향을 찾아 명절 연휴를 즐기지요
그러나 올해는 귀향의 들뜬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일본 기상청이 8일 ‘난카이(南海)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나 커졌다’는 거대 지진주의를 발표했기 때문이지요
발생 시 사망·실종자가 최대 2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지진이지요
일본 언론들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라는 표현을 반복하는 가운데
한 방송사는 “0.5%의 발생 가능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어요
연휴 첫날인 10일,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쵸(町)는
마을 축제인 불꽃놀이를 중지했고 해수욕장 4곳도 폐쇄했지요
시라하마쵸는 난카이 대지진 시뮬레이션 때 4분 만에
최대 16m의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측됐어요
가나가와현 히라쓰카시(市)도 오는 15일까지 해수욕장을 폐쇄했지요
아예 ‘미리 피난 가라’는 곳도 적지 않아요
고치현 구로시오쵸는 피난소 29곳을 만들고
‘고령자 피난 경보’를 내렸지요
쓰나미 때 스스로 피난 못 가는 고령자나 장애인들에게
미리 피난소에서 피신하라고 하고 있어요
구로시오쵸는 시뮬레이션 때 10층 건물의 높이에 달하는
최대 34m의 쓰나미가 예상된 마을이지요
고치현 난코구시도 사전 피난 경보를 내렸지요
도쿄도(都) 니지마무라(村)는 공무원들이 고령자 50여 명의 집을 돌며
사전 피난을 권유하고 있어요
대지진 시 17분 만에 최대 28m의 쓰나미가 예측되는 마을이지요
공포 속에서도 도쿄역과 하네다공항에는 귀향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지진 위험이라고 고향에 안 갈 수도 없는 것이지요
일본인 뇌리엔 올해 1월 1일 설날에 34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노토반도 지진이 선명하지요
당시 지진 현장 갔다가 한 피난소에서
명절을 보내는 가족을 만났어요
90대 할머니와 60·70대인 아들·며느리, 손자·손녀까지 8명이었지요
겹겹이 깔아놓은 종이 골판지 위에서 3일째 생활 중인 할머니는
“고향에 온 장남이 반쯤 붕괴된 집에서 이불을 갖고와,
어제는 따뜻하게 잤다”고 했어요
수도·전기가 끊어진 상황이라 ‘배고프지 않냐’고 묻자
“마침 설날이라 오세치가 잔뜩 있어 큰 지진에도 배 안 곯고 있다”며
웃기까지 했지요
오세치는 설날을 위해 미리 요리해 여러 찬합에 담아 놓은 찬 음식이지요
가족 아무도 안 죽었고 같은 이불 속에 있으니
할머니는 그래도 만족인 듯 했어요
“일본 여행 취소하는 게 낫겠냐”는 지인의 카톡 질문에
“걱정되면 안 가는 게 낫다”는 답을 보냈지요
돈 들이고 쉬려는 여행인데 일본 현지의 0.5%의 지진 위험까지
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부디 이웃 일본인들이 15일 오봉 명절 때 온 가족이
부모님 댁의 따뜻한 밥상에서
도란도란 담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지요
다시금 정역(正易)을 쓴 김일부의 혜안에 탄복(歎服)하고 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 지난 8일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지진이 발생, 집이 무너져 내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