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 Scene 25. The End /종막(終幕)/ -1
"이상입니다."
제국군 정규 무장을 한 수석기사가 굳은 얼굴로 보고를 마쳤다. 그의
보고를 다 들은 아이리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그들은 이때껏 없었던 마법을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다는 거군
요."
"그렇습니다. 저희들의 정보로는 마법병대라 불리는 병대가 독립기사
단 내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1기사단과 제2기사단의 전멸은 그들의
최초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이리스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이리스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왜 제국군 측에서는 수석기사께서 제게 보고를 하는 거죠? 제 판단
이 맞다면 제국군의 지휘 책임을 맡고 있는 기사단장님께서 직접 보고
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이리스의 지적에 수석기사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 사실 그것은……."
묻지 않아도 아는 사실,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사정이었다. 얼
마 전까지만 해도 속국(屬國)과 다름없었던 앙피시아의 지휘관에게 고
개를 숙인다는 것을 그 콧대 높은 제국 기사단장이 견딜 수 없었던 것
이리라. 당황해하는 수석기사를 바라보는 아이리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 미소는 아름답지만 분명히 질책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
었다.
"그가 작전 정보를 총괄하는 담당자이기 때문이오, 의장님."
수석기사의 뒤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화려한 제국 기사단
장의 복장을 한 초로의 건장한 기사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
다. 선이 굵은 그의 얼굴과 다부진 체격은 그가 단지 지위와 정치적
배경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
고 있었다. 그는 아이리스 앞에 서더니 절도 있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국가연합 벨라의 의장이시자, 벨라 연합군의 사령관께 인사드립니
다."
아이리스가 고개를 숙여 그의 예를 받았다.
"미약하나마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예를 거두시지요. 저는 기사단장
님과 같은 벨라 연합의 일개 회원국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국 기사단장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엔 단호한 결의가 나타나
있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전시(戰時), 전시에 지휘체계가 없는 군대
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저를 비롯한 전 제국군은 이 시간부터 사령
관님의 지휘 하에 들어갈 것입니다."
아이리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그
녀의 속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기사단장의 태도
로부터 제국을 지탱하는 진짜 저력이란 것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확
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목표를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 같은 것을 접을 줄 아는 결단력.
그것은 오랜 귀족계급의 전통에 젖어온 주변 국가들과는 분명히 다른
태도였다. 비록 귀족권리장전 이후 일부 귀족들이 썩어갔다고 해도,
제국을 지탱해나가는 기둥 중의 하나는 바로 눈앞에 있는 이런 사람들
이었던 것이다.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더욱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기사단장님의
뜻은 고맙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아이리스가 제국 기사단장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가 자리에 앉자 아이
리스는 의례적인 인사를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에 들어갔다.
"보고에 따르면 카르나스에게는 마법병대 외에도 또 다른 전력이 있
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누구입니까?"
기사단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는 수석
기사에게 손짓을 해 보였다. 수석기사는 그들에게 정중하게 예를 표하
고는 밖으로 나갔고, 방 안에는 아이리스와 제국 기사단장만이 남게
되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원래 본가라고 불리는 귀족 연합체의
세력이었습니다. 보고를 들으셨겠지만 마법병대는 접근전에 취약합니
다. 그런 그들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그들, 일명 섀도우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자들입니다."
"본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리스가 담담한 어조로 말하자 제국 기사단장의 얼굴에 조금 놀란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그랬습니까…… 그들 섀도우 블레이드는 일종의 살아 있는 인형들과
도 같습니다. 검으로 베어도 죽지 않고, 화살에 맞아도 쓰러지지 않습
니다.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운동기관들을, 즉 뼈와 근
육을 파괴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아이리스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
는 걱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호 당신은…… 그런 괴물들을 혼자 상대하고 있었다는 건가요?'
그 모습을 본 제국 기사단장이 말을 이었다.
"그러나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그들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책을 본
가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마 곧 이곳에 도착할 것입니다.
"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 그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일부 세력이……."
똑똑
기사단장의 말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만 끊어졌다. 문이 열리며
수석기사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절도 있는 자세로 빠르게 보
고했다.
"알바로아와 셀러다인 기사단이 지금 도착했습니다."
알바로아 기사단을 이끌고 온 사람은 일전에 알바로아 궁정에서 본 적
이 있던 제1왕자였다. 그 사이 검어진 얼굴은 그의 건장한 몸과 잘 어
울렸다. 아이리스의 표현에 의하면 '풋내기' 티를 완전히 벗어 버린
것이다. 그의 뒤로 그와 함께 한 기사단이 질서정연하게 도열(堵列)해
있었다.
"알바로아 기사단을 이끌고 있는 알바로아 제1기사단장. 벨라 연합군
사령관께 인사드립니다."
수석기사들과 함께 기사단 앞에 서서 알바로아 기사단장은 아이리스에
게 예를 올렸다. 아이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예를 받았다.
"건강하신 모습을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알바로아 제1기사단장
님.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으셨던 듯하군요."
알바로아의 제1기사단장이자 제1왕자는 고개를 들었다. 햇볕에 거칠어
진 금발이 그의 머리 위에서 바람을 따라 출렁였다. 그는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자신을 단련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셀러다인의 제3기사단장, 벨라 연합군 사령관께 인사드립니다."
알바로아 기사단장의 뒤를 이어 셀러다인의 기사단장이 아이리스에게
예를 올렸다. 검은 얼굴에 짙은 눈썹,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전형적인 셀러다인의 전사였다.
"벨라 연합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연합국 회원으로서 충실하게
약속을 지키는 셀러다인에게는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리스의 인사는 겉치레가 아니었다. 제국을 제외한 국가연합 벨라
의 실질적인 중추는 다름 아닌 셀러다인이었다. 그 셀러다인이 아이리
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덕에 아이리스는 벨라의 의장으로서, 또한
벨라 연합군 창설자의 자격으로 연합군 사령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다.
물론 그것은 셀러다인 국왕의 호의로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셀러
다인의 여섯 원로들이 신뢰를 두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아이리스였기 때
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왕폐하께서는 피의 여제께 반드시 승리를 드리라고 명령하셨습니
다."
피의 여제(Bloody Queen), 그것은 바로 아이리스를 일컫는 말이었다.
엘버 공략전 당시, 엘버 주둔 제국군 사령관의 머리를 들고 피에 젖어
있는 그녀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제국마저 굴복시켜 알바로아의 컨웨이 전선에서 물러나게 만든 국가연
합 벨라의 의장, 그리고 피에 젖은 엘버성 공략전과 그 뒤를 이은 앙
피시아 주둔 제국군의 전면적인 철수를 이끌어 낸 그녀는 그야말로 전
설이었다. 그것은 제국군에 대한 공포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했다. 게
다가 이번 제국 수도 탈환을 위한 벨라 연합군 결성을 주도한 그녀의
명성은 그녀를 살아 있는 전설로써 의심의 여지가 없게 만들었다.
"이 목숨을 바쳐 당신께 승리를!"
셀러다인 기사단장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것은 결코 인사치레로 할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굳은 결의로 빛나는 그의 표정은 감히 그런 생
각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스릉
셀러다인 기사단장은 갑자기 검을 뽑아들었다. 그의 검이 태양에 번쩍
빛나자 좌우에 서 있던 기사들이 일순 긴장하며 각자의 검에 손을 가
져갔다.
"피의 여제께 승리를!"
촤라랑
그의 외침과 함께 뒤에 섰던 셀러다인 기사들에게서 일제히 검광이 빛
났다. 그리고 마치 하늘을 뚫을 듯 한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피의 여제께 승리를!"
"피의 여제께 승리를!"
그들의 눈동자에서 빛나는 결의는 기사들의 검광보다 더 눈부셨다. 그
것은 장관이었다. 그 광경에 둘러선 기사들의 피가 들끓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슴이 요동치며 셀러다인 기사단과 함께 벅차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리스의 마음은 결코 편하지 못했다. 그것은 한구석에 있던
지호의 마음 또한 마찬가지였다.
먼 길을 온 기사단들이 제각기 마련된 병영(兵營)으로 사라지고, 각국
기사단장들은 연합군 작전 회의를 위해 수석 참모기사들을 대동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작전정보를 담당한 제국 수석기사의 보고가 끝나고
난 후, 제국 기사단장이 말을 시작했다.
"방금 보고받으신 바대로, 적의 주력은 마법병대를 이용한 원거리 공
격, 그리고 섀도우 블레이드라는 특별한 전력을 이용한 접근전이오.
그들이 전력의 핵(核)이기는 하지만 그들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
소. 그 외에도 그들과 합류한 상당한 수의 중장갑 기사들을 기본으로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소. 물론 궁수대와 기마대 또한 무
시할 수 없소."
"그러니까 문제는 바로 그 마법병대로군. 그들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
내지 못한다면 전투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학살이 될 것이라
는 뜻이 아닌가?"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알바로아 제1왕자였다. 아이리스는 조금 의외라
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는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
다. 알바로아 궁정에서 받은 인상으로는 허황된 낙관론을 내세우며 무
조건 진격을 명령할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었는데.
"그 마법병대의 약점에 대해 파악된 바는 없습니까?"
셀러다인의 기사단장이 조금 딱딱한 어투로 말했다. 아까의 인상과는
사뭇 다르게, 그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회의에 임하고 있었다. 그의 질
문에 대답한 것은 역시 작전정보를 담당한 제국 수석기사였다.
"일단 파악된 것은 목표가 그들의 시야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마법의 제한조건과 같습니다. 또한 캐스팅이 오래 걸
리고 위력이 커서 가까운 곳에는 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적
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소곤거리며 잠시 웅성거림이 일었다. 그
리고는 이곳저곳에서 돌발적인 발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수도의 건물들을 이용해서 그들의 시야를 피하면 되지 않
겠소? 아니면 날씨가 나빠지길 기다린다거나……."
"아니, 그 전에 그들이 이동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거요. 그들
이 수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
회의장은 금방 소란스러워졌다.
탁
아이리스가 강하게 탁자를 내려치자 회의장의 소란은 순식간에 가라앉
았다. 그녀는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여러분들께서 이토록 열의를 보여주시니 저로서는 믿음직스럽기 그
지없습니다. 그러나 아직 제국 기사단장님의 말씀이 채 끝나지 않았으
니 조금 자중하심이 어떨지요? 국가를 대표하는 기사단장님들께서 모
인 자리가 길거리 주점보다도 못하다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
겠습니까? 앞으로의 발언은 저의 동의를 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당당한 지적에 사람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그녀는 잠시
회의장을 살피고는 제국 기사단장에게 눈짓을 했다. 그는 목소리를 가
다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흠흠, 여러분들이 지적한 것은 다 옳은 말씀이오. 그러나 상대는 카
르나스. 주요 요충지에 대해서는 설령 마법병대의 시야가 완전히 차단
된다 할지라도 언제든지 마법 캐스팅이 가능할 정도의 대책은 세워놓
았을 것으로 보이오. 이것은 관측병의 정확한 거리정보와 실관측 정보
제공을 통해 제국군의 마법사들에게도 이미 가능한 일이오. 그리고 현
재 카르나스는 제국 수도에서 이동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회의장은 금방 원래의 차분한 분위기를 회복했다. 제국 기사단장의 목
소리가 조용하게 울려 퍼지는 것을 들으며 지호는 가만히 회의장을 나
왔다.
지호는 착잡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알바로아와 셀러다인의 기
사단이 도착할 때부터 회의가 시작될 때까지 그는 계속 아이리스와 같
은 장소에 있었다. 그러나 아이리스는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
다. 그녀는 의도적으로 지호와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아이리스. 결국 이렇게…….'
전부터 찾아가 만나보려고도 했지만, 지호의 접견 요청은 번번이 무시
되었다. 그녀의 마음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지호 자
신도 어느 정도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녀는 처음부터 앙피시아의 엘마이러였다. 그리고 지금은 국가연합
벨라와 특히 앙피시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자신과 걷는 길이
갈릴 것이란 것은 처음부터 예감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러나 서로의
길이 너무 멀어지기 전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때 다 하지 못
했던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이제 더 이상 그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
발걸음을 옮기던 지호는 복도 반대쪽에서 절도 있는 걸음으로 걸어오
는 앙피시아 기사 한 사람을 발견했다. 그가 지호의 주의를 끈 것은
기사치고는 약간 선이 가는 그의 얼굴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앙피시아에서 지호에게 날카로운 경고의 시선을 던졌던 기사, 댄
포드였다.
거침없이 지호를 지나쳐 갈 것 같던 그의 걸음은 지호 바로 앞에서 우
뚝 멈춰 섰다. 지호는 가만히 걸음을 멈췄다. 댄포드는 그 빛나는 눈
동자를 똑바로 지호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의 눈은 많은 말을 지호에게 던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뜸, 지호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호도 조용히 고개를 숙여 그의 인사에 답했다.
"앙피시아에서 제국군의 전면적인 철수를 이끌어내도록 도와주신 것
을 알고 있소."
댄포드의 목소리는 무척 건조했다. 그것은 감사가 아니라 오히려 책망
을 하는 듯한 어조였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 손으로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을 빼앗긴 셈이니
감사는 하지 않겠소. 따지자면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 할 거요."
이어지는 댄포드의 말은 도무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
호는 조용히 그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지 않게 된 것 또한 사
실, 당신을 탓할 수도 없겠지. 그러니 그 문제에 대해서는 감사를 하
지도, 사과를 요구하지도 하지 않겠소. 하지만……."
댄포드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나의 주군께 미소를 돌려주신 것은 감사하오. 당신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 주었소. 당신 외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
댄포드는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갑자기 고개를
들고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지호를 만나지 않은 것 같은 태도였
다.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지호의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었
다.
'약속을 지키고 싶었는데. 지켜주겠다고 한 그녀와의 약속을…… 하
지만 이제 아이리스 곁에 있을 사람은 내가 아닌 거지…….'
지호는 고개를 돌렸다. 복도를 걸어 나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리
고 그는 깨닫지 못했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 댄
포드가 그의 무거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첫댓글 즐독하였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