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르1,17f)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서에서 전해주는 첫 제자들의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인데
두 형제들이며 어부들이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그들의 반응입니다.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부르심과 제자들의 절대순명이 구원을 이루는 첫 단추가 된 것입니다.
이는 레지오 단원들에게도 해당되는 중요한 영성적 덕목입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St. Ignatius of Loyola)는
“아낌없는 노력으로 순명하기를 결심하는 이들은 큰 공로를 쌓는다. 순명은 희생이 따른다는 의미에서 순교와 비슷하다.”고
말하였다. 레지오는 모든 자녀들이 조직의 정당한 권위에 대하여 영웅적이고도 유순한 순명의 정신을 지니기를 바라고 있다.
레지오는 하나의 군대이다. 그것도 지극히 겸손하시며 하느님의 뜻에 절대순명하신 동정 성모님의 군대이다.
따라서 레지오는 날마다 수행하는 활동을 통해서, 세속 군대가 보여 주는 수많은 영웅적 행위와 희생보다
더욱 값진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수도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갈 초창기에 수도생활을 지원한 이들이 왔을 때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성인은 지원자에게 배추를 나누어 주고 “이것을 뿌리가 위로 보이게 심어라!”하고 돌아갔습니다.
많은 지원자들은 성인이 명한대로 배추의 잎사귀 부분을 땅에 묻고 뿌리가 위로 나오게 심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원자는 “농사의 농자도 모르시는군. 뿌리를 땅에 묻어야지 잎을 묻어서야 배추가 살겠나.”하며 뿌리를 땅에
묻어 심었습니다.
한참 뒤에 성인이 돌아와 성인의 명대로 심은 이들은 수도원에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은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그들이 상식에 어긋나는 명이라고 항의하자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수도자가 되고자 여기에 왔지
농사를 짓거나 농사법을 배우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김도율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