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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장, 민희는 큰아들부부를 위해 또 다시 음식을 준비한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위해 준비를 하는 음식이다. 이제 혜영은 완치를 보이고 있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이 고맙고 반갑다. 그러나 혜영의 체중은 아직도 많이 부족해서 고칼로리의 음식으로 준비한다. 성일과 혜영은 다시 싱싱한 횟감 해물과 말린 생선들을 준비해 가지고 온다. 그들이 들어서자 집안은 다시 활기를 띄운다. “에미야! 네 모습이 이제는 완전한 촌 아낙이구나!“ 민희는 변한 모습의 혜영을 보며 하는 말이다. “어머님! 저 많이 변했지요? 외모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예전의 혜영이가 아닙니다. 그 독하고 못된 혜영이는 죽고 없습니다.“ ”네 말하는 것이 정말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투박한 손이 촌 아낙의 영락없는 손이 아니더냐?“ ”네! 일을 한다는 것이 정말 건강에도 좋고 즐겁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배우고 살아가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네가 이렇게 변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형우와 민희는 그런 며느리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한다.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은 전혀 화장 끼도 없고 있는 그대로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 이 소라와 낙지 그리고 게와 조개들은 모두 이 사람이 갯벌에 나가서 직접 잡은 것입니다. 매일 이런 것을 잡아서 바로 싱싱한 채로 식탁에 올라오니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성일은 아내를 칭찬하기 위해 말을 한다. “세상에! 이런 것도 잡을 줄을 아니?“ ”네! 이제는 그 섬에서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섬 아낙들과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스스로가 만족스럽고 건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즐겁고 보람된 나날들입니다.“ 혜영은 가지고 온 해산물들을 직접 손질을 한다. 손질을 하는 모습이 숙달이 되어 있는 사람처럼 아주 능숙하다. “이 생선은 저희가 서울로 올라간다는 것을 알고 주민들이 일부러 나가서 잡아 좋은 것만 골라서 주신 것입니다. 어찌나 정이 많은 사람들인지 정말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면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구나! 모두가 그렇게 정을 나누며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정말 좋지?“ ”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요.“ 두 고부간은 다정스러운 말을 오가며 식탁을 차려낸다. 풍성한 식탁이다. 시부모님을 위해서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서 차려진 식탁이다. 산해진미가 모두 어우러진 식탁의 풍성함만큼이나 네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으로 가득하다. “아버지! 오랜만에 한 잔 올리겠습니다.“ 형우는 아들이 따라주는 잔을 받으며 흐뭇해진다. “너도 받아라!” 두 부자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을 비워낸다. “아버지! 저희들 또 당분간 부모님 신세를 져야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 ”실은 이번에 황박사님의 병원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뭐라고? 애미가 입원했던 그 대학병원 말이냐?“ ”네! 그리고 마침 그곳에 오겠다는 후임자도 선정이 되었지요. 내일 황박사님을 만나서 올라오는 날짜를 결정하고 와야 하는데 저희들이 집을 구할 때까지 당분간 부모님 신세를 져도 되겠는지요?“ ”이 사람아! 신세를 져도 되겠냐는 말이 어디 있나? 여기가 자네들 집인 것을 당연이 집으로 와야 하지 않겠나?“ 민희는 기쁜 음성으로 말을 한다. “그런 일을 진즉에 말을 할 것이지 이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어머님! 그토록 환영을 해 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희들 이제는 저희들만의 힘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집을 구할 때까지 만이라도 함께 살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혜영은 더 이상 부모님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집이 이렇게 넓은데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용환이가 제대를 한다고 해도 용수가 다시 군에 입대를 해야 하니 가족이라야 몇 되지 않는데 굳이 따로 나가서 살 이유가 없지 않겠니?“ 민희는 처음처럼 모든 가족들이 함께 살기를 바라고 있다. “어머님! 어머님의 그 마음을 왜 전들 모르겠습니까? 어머님의 그 진하고 진솔한 사랑이 저희들을 이렇게 사람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두 분이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시고 편안하고 안락한 노후를 즐기면서 살아가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너희들이 있다고 우리가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없다고 하던? 우리 둘만 살아가는 삶보다는 자식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삶이 더 풍요롭고 즐거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보! 그렇지 않아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형우를 향해서 묻는 민희다. “내 생각에는 애미의 말대로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형우는 아내의 말에 둘이서만 살아가겠다는 뜻을 전한다. “그럼 우리가 따로 나갑시다. 이 넓은 집에 우리 둘만 살아가는 것보다는 큰 아들네가 살게 하고 우리가 작은 집을 얻어서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소! 이 집은 엄연히 당신집이고 주인이 나가서 사는 법이 없소. 그리고 이제는 명절이나 제사 때 모두 모이려면 이 집은 반드시 우리가 힘이 있을 때까지는 지키며 살아가야 할 것이오.“ ”네! 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 이 집은 아버지께서 운명을 하실 때까지 살아가셔야 할 집입니다. 저희들이 그동안 벌어서 모아온 돈으로 저희들 형편에 맞는 집을 구할 것입니다. 저희들 걱정을 하지 마십시오.“ 민희는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내 세울 수가 없다.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큰 아들네가 무슨 돈이 있을 것인가? 안방으로 들어온 민희는 조심스럽게 남편인 형우를 보며 말을 한다. “여보! 우리 큰애네 집을 얻어주면 어떨까요? 그곳에서 무슨 돈을 모았겠습니까?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섬 주민들을 위해서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아요?“ ”당신 말도 고맙기는 하지만 절대로 당신 통장을 건드려서는 안되요. 내일 성일이와 함께 양수리에 있는 우리 집을 가 볼 것이오. 조금 멀겠지만 이제는 그 집을 그 애들에게 내 주어도 좋을 것 같소.“ “아, 그 집 말인가요? 헌데 거리가 멀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그래서 일단 데리고 가 봐서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결정하도록 하겠소.“ “네! 그 집 생각을 하지 못했네요.“ ”그 아이들이 들어가 살기만 하면 아예 성일이의 이름으로 명의도 변경을 할 생각이오. 그래도 당신은 서운하지 않겠소?“ ”서운하다니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제겐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넘치는 재산입니다.“ ”그리고 그 집을 넘겨주고 나면 난 이제 일일이 당신에게 용돈을 타 써야 하는데 내게 용돈을 줄 수가 있겠소?“ ”호호호............. 김형우씨가 그렇게 되셨나요? 아직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가 아직은 당신 권한인 것 아닌가요?“ “아니요! 그것도 이제는 모두 당신 통장으로 입금을 시킬 것이오. 그러니 이제 난 무일푼이 되어 아내가 해 주는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그리고 주는 용돈으로 살아갈 생각이오.“ ”호호호........... 그러고 보면 우민희가 아주 부자가 되었네요. 이왕 부자가 된 김에 불쌍한 김형우씨를 더욱 더 잘 받들어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 이래서 내가 우민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소. 모든 것을 당신에게 준다고 해도 하나도 아까울 것이 없단 말이오.“ 김형우는 이제는 철저하게 빈손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것에도 구속을 받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아내와 단 둘만의 행복함에 젖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날이 되어 성일이 황박사님을 만나러 나갈 준비를 한다. “애비야! 일이 언제쯤 끝이 나겠느냐?“ 나가려는 성일에게 형우가 묻는다. “무슨 볼일이 있으세요?” “너하고 잠시 들려볼 곳이 있어서 그런다. 네가 황박사님을 만나서 일이 끝나고 나면 나하고 만나자.“ ”네!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성일은 그렇게 아버지와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선다. 점심시간이 조금 못 되는 시간에 성일에게 연락이 온다. 형우는 미리 양수리 집으로 연락을 해 놓은 상태다. 연락을 하지 않고 갔다가 아무도 없다면 집안을 보지 못하고 오게 될 것이기에 미리 연락을 하니 살고 있던 사람이 반색을 한다. 안 그래도 자신들의 사정으로 집을 내 놓아야하겠다는 말이다. 아직 계약기간이 일 년이나 남아 있지만 급하게 결정된 직장의 인사이동문제로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그쪽 사정이다. 잘 되었다 싶은 형우는 흔쾌하게 수락을 하고 가 보기로 결정을 한다. 아들과의 약속을 정하고 집을 나선다. 그러지 않아도 계약기간이 일 년 정도 남아 있는 사람을 이사 가라는 말을 어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던 형우로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어지는 것이 기쁘다. 아들만 좋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이사를 올 수가 있을 것이다. 집 상태를 보아 손을 좀 보아야 하겠지만 그다지 시일이 촉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더없이 기쁜 일이다. 아들의 차가 있기에 택시를 타고 나가는 형우다. 두 사람이 각각의 차로 움직인다는 것은 낭비일 뿐만이 아니라 함께 가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택시에서 내리는 아버지를 본 성일은 손을 들어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 “아버지! 공연히 저 때문에 불편하게 나오신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불편하다니? 오히려 운전하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편안하게 왔다. 양수리 쪽으로 가자.“ “양수리요?” “그래, 좀 멀겠니?” “과히 멀지 않은 곳입니다.” “실은 그곳에 집이 한 채 있다.” “아, 아버지가 지으셨다는 집 말씀인가요?” “그래, 네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려고 지은 집이다만 어찌 하다보니 지금까지 임대만 놓고 있었다. 네가 가서 보고 살만하면 그 집으로 들어가 살면 어떨까 싶다. 마침 살고 있는 사람이 직장관계로 급하게 이사를 가야 한다면서 집을 내 놓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다행스러운 일이 없을 것 같다. 헌데 양수리라면 너나 용수나 용환이가 학교를 다니기에 멀지 않겠니?“ ”아버지! 양수리라면 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거의 모두들 자가용들이 있어서 일부러 그런 쪽으로 집을 짓고 나가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철 또한 그곳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 일단 가보고 나서 결정을 하자.“ 생각보다 막히지 않는 길이다.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도착을 한다. 참으로 공기 좋고 조용한 곳이고 경치 또한 너무나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넓은 마당과 그리 크지 않지만 결코 작은 집도 아닌 이층으로 된 집이 아름답게 지어져 있고 주변의 경관하고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 집을 지을 때 네 어머니의 이름으로 해 주려고 했었다. 이곳에 텃밭도 가꾸고 개도 키우고 닭도 조금 키우면서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던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처음 들어와 벌써 몇 년을 살고 있어서 그동안 집수리에 대해서 거의 돈도 들지 않았고 그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텃밭도 참으로 잘 가꾸어 놓았더구나. 너희들이 그렇게 가꾸며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성일은 차에서 내려 집 주변을 돌아본다. 옹기종기 붙어 있는 서울의 집들에 비해서 참으로 여유롭고 평화스러워 보인다. 성일은 특별하고 아름답게 지은 집이 마음에 든다. 글: 일향 이봉우 |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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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