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너무나 먼 영암
그 부근에 모여 사는 시인들
참 이쁜 사람들이다
절대 남에게 해는 물론 나쁜 소리라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남이 나에게 이유 없는 시비를 턴다면
절대 그냥 두지 않는 건 남쪽 아니라 동쪽
나도 그라지
그런 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거든
몇 년 전 쫀득한 무화과를 보내서 오메! 이것이
그 성경에서 예수님이 세리 삭개오를 보시고 내려오니라 ~
하셨던 무화과 나무 열매란 말인가
단지 성경에서 알던 무화과를 맛보게 해주던
그쪽 글쟁이 음악쟁이 남자친구
영암에 사는 갸늘갸늘한 여류시인은
밤에 남편 몰래 컴에 앉아 글을 작성할 때는
천상의 나팔수처럼 아름다운 선율로 시어를
적어 나의 영혼 반이 천상 문턱에 걸쳐 놓고
싶게 만드시는 분
이분은 진정 천상에서 사시는 분일까 싶어
들여다보면
밤낮으로 꿀만 찾는 돼지들과
돼지의 언어로 대화하며 양육하여 번성케 하시는
역할에다
종갓집 제사에 이골이 나고
음식 장만에 이골이 나고
그래도 시간이 나면 마음 가는 이웃을 찾아
새 옷이나 금전으로 베푸느라 바쁘니 현실과 이상에
정확히 금을 긋고 사시는 분 맞다
이맘때면 고구마 이삭줍기에 나서서
꽤 실한 이삭인 고구마 몇 박스씩 이웃에고
머나먼 나에게까지 보낸다
반들반들 윤나는 잔 멸치를 살짝 덕어서
깨소금 물엿에 하얗게 무쳐도 맛있고
고추장 살짝 발라 무쳐 주먹밥이나 김밥의
재료로 그만인 것을
천상의 언어가 가슴에만 쌓여 미처
세상에 내보내지 못할 지경이라
이렇게 멸치로 고구마로 그 외
숱한 걸로 그 고운 언어를 대신하시는지
또 한 분
내가 병에 지쳐 흉한 몰골로 찾았고
그때 만났던 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래서 이젠 그 웃음도 그 눈길도 아련한데
봄이면 꽃냄새 따라 모은 꿀이 내게로 온다
그분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카시아 꿀처럼 아직 상큼하실까?
밤꿀처럼 녹진하니 쌉쌀하게 익은 모습일까
아님
세상 풍파 이겨낸
잡꿀처럼 화~ 하고 살큼하고
끝맛은 한약 같은 명약으로 변했을까?
세월이 원수라
이렇게 물건으로 그분들을 상상하고
그리워만 하다가 병마에 지쳐 다시는 못 볼까 두렵다
8월의 오전
그간 늘 궁금했고 고마웠고 보고팠던 분을 만났다
들은 대로 짐작한 대로 차도녀같이 이쁜 그분을
내가 늘 상상으로 사랑의 글을 썼던 찻집으로
모셨다
그분은 내 상상의 글 속 멋진 사장님을 보더니
급실망하던 모습을 절대 감추지 않았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용서할 수밖에
한 시간 동안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그분은 와인 한 병과
손잡이가 청색으로 된 새 우산을 주셨다
요즘 가을비가 자주 내리는데
나는 꼭 손잡이가 청색인 그분이 주신 우산만
쓰고 나간다
댓글의 수고로움을
무시하며 사는 그분
와인은 아들이 뇌물로? 줄 분이 있다고
들고 갔다
다음 주 토요일
11월 2일 아들 생일이다
미역국에 쌀밥 한 그릇 해먹이라고
저 먼 경기도 이천에서 막 추수 끝낸 이천 쌀이왔다
이분은 누구신지
나는 그냥 이런 분이 세상에 많다면
세상은 정말 살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고 늘
생각하는데 농사와 추수 그리고 보내주시는 그 정성
전화를 했다
“어째! 나는 이천 쌀은 먹어 보질 못했는데
이 좋은 쌀 먹고 입이 포시랍게 되믄 책임지시우야
그리고..
이 시간 드문불출 집필에 온 힘을 쏟고 계실 어느
작가님의 봄나물 머위잎
또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보고만
있는 공예품 도마 주신 분 건강은 좀 어떠신지
어서 나으시길 바랍니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조카 과실 밭을 제 밭 모양
사들여 해마다 멜론을 보내주시는 오산의 시인
사는 낙이 제 돈 들여 남을 즐겁게 하는 것에 있다고
믿는 그 부부를 보면 언제 나를 상을 주겠다고 불렀던
자리에서 좀더 잘했을걸 하는 후회도 그땐 낮선 이들에
정신이 없어 그냥 획 지나쳤던 시간들 늘 미안해~ 시인아
아참
월출산 깊은 골짝에 칩거하신 작가님께서
보내주신 온갖 약초들 덕분에 약초가 지닌
효능에 대해 어디가서 알븐체 하게도 되었다는
작가님 왜 요즘 펜을 놓으셨는지요?
돈 안 되는 글이지만 나날이 메말라 가는 노년의
정서와 기억력 감퇴 치료법이라 믿고 제발
예전같이 글 좀 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내 일생이 평생 불행할 줄 알고
미리 대비하느라 자고 깨면 이빨을 갈고
손톱을 세우며 살았는데 그랬는데..
언제부터 부드러운 치아와 몽톡한 손톱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본다 그리고 점점 나날이
카스테라처럼 폭신하고 설탕처럼 달콤하게
살길 소망하고 있다 변했다
어른이 되는 순간 나는
세상과 맞서 싸우는 여전사가 되길 원했다
어릴 적 힘이 없고 내 편이 없어 겪었던
그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상황에서 얻은 다짐을
어른이 되고 어미가 되면서 실현하며 살아온 것이다
못됐다 악하다 질이 나쁘다 억세다
깡다구 세다 독하다
이런 소리가 내 귀에 들리면
무지한 쾌감조차 느꼈다
그 시기가 내 인생의 흑역사라는 것을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고 어미로서 지녀야 할 본분이
무엇인가 나는 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가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이렇게 악착을 떤다면
그렇게 살아남은 아이들은 무얼 보고 자랄것인가
이왕 나는 그렇게 살다 간다고 하더라도
남은 아이들 인생조차 나처럼 만들면
안되겠다는 자각이 들면서 나는 변하려 노력했다
신앙에 몰두했고 단지 읽는 것에 만족하던
독서에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세상의 밑바닥만
알면 인생은 다 안 것이다 라고 자만했던 허세를
버리고 공부를 시작하고 그리고
나는 늙는 중에 아팠고 아이들은
다 자라 그때의 나보다 더 나이 들어 버렸다
나는 슬프고 부끄럽고 나를 이렇게 만든
자들에게 덤비지 못하는 분풀이로 글을 썼다
될수록 솔직하게 쓰려고 했는데 사람에게
솔직한 과거란 절대적으로 없다
인생의 난전은 생각보다
더 추하고 더 오묘하고
더 기괴한 현장인데
그걸 어찌 다 드러내겠는가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감추었는지
얼마나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이었는지
부드럽게 미화하고 산들바람같은 감정으로
만들 수가 없는 것이라 도로 쑤셔 박아 버린 것또한
부지기수라
그래도 속이 좀 시원했다
아주 조금만 시원했다
요즘 무릎 연골이 한쪽마저 찢어지는 바람에
한 달을 절름거리며 학교며 집을 오갔다
독한 약으로 속이 나빠져 죽으로 연명하다가
어제부터 겨우 반찬을 곁들여 먹게 되었다
졸업이 눈앞인데 어떡하든지 졸업하려고
절름거리며 다니는데 이제 한 달만 버티면 된다
나는
5060 아름다운 카페에 어떻게 왔을까?
운명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인연으로 만나 운명이라니 괜찮다
앞으로 더 이상 여러분들 글에 댓글을 쓰지 못할
지경까지 나는 이곳에 있을 것이니 운명이
아니고 무엇인가
누구에게
무엇을 받고 무엇을 전하고 다 좋다
글로 답하고 글로 친하고
글로 교감을 나눈다는 이 현대 문명의 이기를
내가 활용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이 시대의
덕이 아닌가
내가 이렇게 좋은 분들을 어디서
만나 좋은 인연을 맺는가 말이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저는 매일 새로 태어나고
매일 참회하며
사는 날까지
선한 지혜로 살길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
10월 27일 운선
고저 건강이 최고지요
유일하게 존경하는 분
운선님이십니다
에궁 이 못난 저를 ㅠ
감사합니다 요요님
요즘 국내에 계십니까
이렇게 요요님 닉을보니 기쁩니다
진심이 담긴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카페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신 것 같네요.
그것도 다 운선님의 인품과 덕이 가져온 결과겠지요...
그렇지도 않아요 ㅎ
그냥 인연이 닿았다 여깁니다 고맙습니다
삶방에서 연을 맺은 긴 세월, 우리네 삶의 원형을
향기롭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깊은 우물에서 건져
올려 보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후진국의 고단하고 만만찮은 시절을 살아낸 우리들
이기에 고난은 더 큰 영광의 담보라는 말을 이제는
즐거이 절감하며 삽니다
삶방에 머물러주심은 운선님을 따르는 어린 동생들
의 큰 광영이자 나라의 경사입니다
아고 어디 제가 감히 구봉님 만도 못하지요
그냥 괜한 소리 한건가 싶어 좀그렇습니다 요즘 건강 어떠세요 ?
봉다리 커피로 다져진 건강 ㅎ 반갑습니다 구봉님 환절기 건강 잘챙기시구요
운선 작가님, 찬찬히 잘 읽었습니다.
시월의 아름다운 계절에 감사의 마음 전하는
우리 운선 작가님 모습에 참으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오래오래 맘 편(便)하고 즐겁게
식구들과 함께 넉넉하게 건강히 지내시길 바래보며
6번쩨 추천(推薦) 힘차게 꾸욱~!!, 하하., ^&^
언제나 고마우신 우리의 수호천사 삼족오님 ~♡♡♡
행복하셔야 합니다
고은글 끝절에 가서는 내속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에 가슴이 아팠어요
세상만사가 다 그렇지 고개 끄덕이며
운선작가님 삶에서
내가 할수있는 것만
배우고갑니다
오늘하루도 감동이네요!!
ㅎㅎ천상의 성량을 지니신 시냇물님 가슴 아프지 마세요
늘 아름다운 노래 재능 가부로 행복한 일만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