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지상권이 걸린 물건에 관심을 두고 조사를 하던 중 눈에 띄는 물건이 나왔다.
제 1단계: 물건 파악
물건 내역 및 현황표를 보면...
위 물건은 총 2필지로 되어 있는데, 그 중 한필지에 소유자가 신축하다가 방치중인 건물이 있는 법정지상권 여지가 있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위치나 사진 전경등 괜찮은 거 같아 유심히 살펴보았다.
먼저 본 물건이 법정지상권 여지가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장점을 보면.....
첫째, 아래 사진과 같이 총 2필지 212평중 방치건물이 있는 곳은 뒷쪽의 94번지이고 앞쪽의 92번지 147평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설사 최악의 경우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더라도 앞쪽 92번지는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물건의 위치가 대구, 영천, 금호읍과 거리상 인근하여 있고, 4차선 도로와도 지도상 약 1km 떨어져 있어서 교통도 양호한 편이었고, 또한 물건 바로 앞에 작은 저수지가 있어 전망도 괜찮은 거 같았다.
그래서 법정지상권 문제를 확인하다가 등기부등본을 보았다.
등본을 보면, 채권자 김영자가 소유자 서복덕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본 건 토지에 대해 근저당과 동시 지상권을 설정하였다. 여기서 나는 법정지상권 성립 요건의 가장 기본 내용인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존재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에 주목하였다. 즉, 채권자 김영자가 소유자 서복덕에게 돈을 빌려 주면서 근저당 설정 당시 본 건물이 없었으면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는 좀 더 연구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임장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사진은 92번지미며, 94번지 내용도 동일하게 근저당과 지상권이 있음)
제2단계: 임장활동
경주에서 출발하여 자동차전용도로로 약 20분여를 달려 인접 로타리에서 내려 다시 약 20분간을 길을 찾다가 결국 찾아갔는데, 허걱 물건 남쪽 약 500m 지점에 내가 왔던 자동차전용도로 진출입로가 있는 것이었다. 분명히 지도상에는 진출입로 표시가 없어서 나는 돌아오는 길을 찾았는데 밀이다. 결국 1분거리를 20분동안이나 헤매고 돌아 온 것이었다.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4차선도로 진출입로가 바로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교통조건이니까..
물건에 도착하니 작은 연못이 보이고 현황표 사진속에서 보았던 방치건물이 눈에 확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하니 물건 바로 앞에 웬봉고차가 서있었다. 순간 또다른 사람이 이 물건에 관심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장 나가보면 가끔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데, 별로 반갑지가 않은 것이다. 서로..
그런데 바로 옆에 가보니 다행히도 차안에 사람이 없었고, 인근 주민이 주차 해 놓은 거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은 현황표 사진과 큰 차이가 없이, 남측에 작은 저수지로 인해 전망 또한 양호하였으며, 자동차 진출입도 양호하였다. 마을은 약 10-20여 가구가 안쪽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본 물건이 마을의 거의 입구에 차지하고 있는 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바로 저수지가 보인다는 점이 위안이 되었다. 또한 연못 좌측으로 들어오는 마을 입구 진입로가 다소 좁아 큰 트럭은 들어올 수가 없는 점도 단점의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인근 할머니를 만나 애기를 나누어 보았다.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땅 주인이 집을 짓는 도중 세상을 버리게 되자, 공사를 하던 사람들이 돈을 못 받게 되자 경매를 넘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공사를 언제부터 했는지 묻자 약 3-4년전이라고 답을 주셨다.
하하하, 나는 할머니 말씀에 '그래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 분명 이 물건의 최초근저당 일자는 99년 4월로 약 6년전이고, 그렇다면 근저당 설정당시에는 토지 위에는 건물이 없어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건물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니, 구건축물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스토리를 예상해 보면, 소유자 서복덕이 촌집을 하나 사서, 허물어 그 자리에 다시 집을 짓다가 남편이 사망하여, 공사가 중단되자 건설업자가 채권회수를 위해 경매를 넘긴 것 같다. 아무튼, 구건축물대장이 살아 있는 이상, 개축이건 증축이건 법정지상권은 성립하기 때문에 대박은 없어진 거 같았다. 하지만 위치와 땅 모양이 좋아 앞의 땅만을 개발해도, 또는 운이 좋아 뒤의 땅을 적당한 가격에 협의만 할 수 있다면 괜찮을 거 같아 입찰을 결심하였다.
제3단계: 입찰
드디어 오늘 아침, 대구 경매 법정을 향해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대구 경매 법정에는 처음 가는 길이라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출발하였다. 최저가 2014만에 입찰가는 2073만으로 결정하였다. 분명히 1명이나 단독입찰로 생각하였다. 대구 경매 법정은 경주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었다. 경주는 무조건 사건번호순으로 개찰을 하는데, 대구는 다소 효율적으로 15명 이상 입찰한 물건, 또는 장애인이나 아기를 데려 온 입찰자가 있는 사건부터 먼저 개찰을 하였고, 이어서 5명 이상 입찰한 물건, 마지막으로 남은 물건들을 사건번호순대로 진행하였다.
입찰 결과는 3명이 입찰에 참여하였는데, 집행관이 내 이름 뒤에 어디서 익숙한 이름을 불렀다. 순간 생각해보니 채권자 이름 김영자였다. 아뿔사 채권자가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였다. 아!....(
)순간 별로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최고가매수인은 채권자 김영자가 2500만에 낙찰되었고 나는 2등을 하였다.
경주에서 대구까지 기름값, 도로비, 주차비 손해봤다. 그래도 얻은 것 또한 많이 있었다.
며칠간 법정지상권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 들어 보았고, 대구 경매법원의 분위기도 알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간은 큰 거 하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경주로 내려 왔다. 갈 때는 천천히... 올때는 막 밟아 내려왔다. (
) 배도 고프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리....
첫댓글 가치가 충분한 땅이라 생각되는데...안타깝습니다...아담한 저수지만 보면 왜 이렇게 좋은지...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영자가 나를 울리네염~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저에게도 토지대장님처럼 이런 후기를 쓸 날이 오리라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지게 되네요.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경주라.... 저도 경주에서 2년여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반갑군요... 지금은 대구에 있지만 경주쪽으로 눈길을 돌릴려고 계획중입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의 집이 금호라 미리 알았더라면 도움을 드릴수 있었을 텐데...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워 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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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험담 고맙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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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많이 되는 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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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은글 많은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