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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다카시·사진시화 거미의 아침>
초판 1쇄 2026년 10월 8일 | 정가 14,000원 | 140*210 | 136쪽 |
ISBN 979-11-7490-099-9(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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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김현호 시인의 『거미의 아침』은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에 말과 기억을 더하며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디카시이다. 디카시와 사진시화를 함께 엮은 이 책에는 자연을 만나는 즐거움, 언어를 비트는 웃음, 가까운 사람들에게 건네는 감사가 담겨 있다. “시를 찍고 사진을 썼다”는 시인의 말처럼, 사진과 언어는 서로를 오가며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발견한다. 누군가는 꽃의 빛깔을 보고, 누군가는 그 꽃에 겹쳐지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린다.
표제작 「거미의 아침」은 김현호 시인만의 표현 방식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진 속 거미줄에는 둥근 해가 걸려 있는 듯하다. 거미와 해가 한 화면에 놓이면서 작은 생명의 그물 안에 거대한 빛이 들어온다. 여기에 “그물에 걸렸어도/해를 먹지 않았다”는 말이 더해진다. 우연한 구도에서 발견한 장면은 먹을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거미의 이야기로 바뀐다. 사진이 만든 시각적 놀라움에 언어가 새로운 생각을 보태면서, 독자는 풍경을 보는 재미와 그 풍경에서 삶의 태도를 읽는 즐거움을 함께 얻는다.
이 시집의 또 다른 매력은 말놀이에서도 나온다. 「봄View」의 ‘봄’은 계절의 이름과 바라보는 행위를 겹쳐놓고, 「살구」에서는 열매의 이름이 “우리는 살구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안반데기의 새벽」에서는 배추들이 “김치~” 하고 웃는다. 사진을 찍을 때의 익숙한 말이 배추의 미래와 만나고, ‘포기’라는 말에는 식물의 단위와 그만두는 행위가 함께 들어온다. 김현호는 사물의 이름과 소리가 가진 여러 가능성을 활용해 눈앞의 대상을 움직이게 한다. 사진을 본 뒤 시를 읽고 다시 사진으로 돌아갈 때, 같은 장면이지만 처음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풍경을 기다리고 찾아가는 사진가의 모습도 작품 곳곳에 드러난다. 새벽에 길을 나서고, 빛이 달라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셔터를 누르는 일은 세계에 오래 마음을 두는 행위다. 「너바라기」의 “오래 바라본다는 건/사랑한다는 것”이라는 구절은 그 태도를 잘 말해준다. 한편 「어깨로 찍다」에서는 삼각대를 메고 내려오던 중 뜻밖에 찍힌 사진이 삶을 지고 가는 어깨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서도 의미를 발견하는 여유가 카메라를 든 사람의 삶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김현호 시인의 유머와 낙천적인 태도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획득된 것으로 보인다. 꽃과 새에게 말을 걸고, 차 한 잔에서 성찰의 향기를 찾으며, 황혼에서도 꿈꾸는 시간을 발견하는 일은 지금 주어진 삶을 소중히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자연과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에는 시인의 신앙도 스며 있다. 작은 생명의 식탁과 새벽 차밭의 빛을 선물로 바라보는 마음은 주변의 평범한 순간들에 각별한 가치를 부여한다. 독자는 그 시선을 따라가며 자신도 가지고 있지만, 미처 돌아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거미의 아침』의 특징은 사진의 구체적인 장면을 언어의 재치와 개인의 기억으로 넓혀간다는 데 있다. 짧은 디카시가 순간의 발견을 경쾌하게 전한다면, 서사를 품은 사진시화는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들려준다. 두 표현이 함께 놓이면서 풍경의 아름다움과 삶의 여운이 서로 깊어진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익숙한 사물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래 바라본 세계에서 웃음과 감사를 찾아내는 따뜻한 시선이 이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인의 말>
시를 찍고 사진을 썼다.
사진이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면,
시는 문자로 말의 그림을 그리는 것.
줄곧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깨달은 것은
시와 사진은 결국 하나라는 것이었다.
첫 시집을 낸 지 어느덧 10년.
이제 디카시와 사진 시화로 전시했던
작품들을 골라 엮는다.
독자의 마음에 소소한 감동과 울림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2026년 가을
김현호
첫댓글 형님, 시화집 출간 축하합니다! → https://blog.naver.com/sangsangin123/224441232824?trackingCode=exte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