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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방학 프로그램 운영
박 광 혜
(한무리나눔의집 열린학교 교감)
프로그램 소개에 앞서
공부방의 모든 활동은 아이들과 교사간의 친밀감이 성패의 관건이 된다고 본다. 아이들과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도 이루어질 수 없으며 형식적인 프로그램으로 그치고 만다. 아이들이 억눌려 있지 않은 즐겁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기쁨으로 진행되는 공부방이길 바라며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프로그램의 바람직한 진행을 위해 선행되어야할 몇가지를 정리해보고 한무리 공부방에서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 대부분의 공부방은 학년별로 분반이 되어져 있다. 특별히 기획되어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는 가능한 학년과 성별을 섞어 모둠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본다.
사실, 모든 것을 혼자서 하는 것을 더 속 편해하는 아이들, 일방적으로 설명을 듣는 것에 익숙해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나누어서 활동하고 공동의 작업을 해야하거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발표해야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며 아이들의 활동이 그렇게 진행되도록 교사가 기다려주는 것도 선생님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더불어 사는 훈련이 모든 교육 프로그램의 근간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 자발적인 모둠 활동을 권하고 싶다.
- 모든 프로그램이 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꾸려지거나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더디가도 아이들의 의견을 고루 듣고 나누는 시간이 충분히 할애되도록 한다. 발표시간도 주어 스스로 정리하고 질서를 지켜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본다.
- 아이들의 통솔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도록 한다. 전체를 시간 안에 맞추기 위해 교사가 강압적이 되고 날카로와지면 프로그램을 끝내고도 우리속에 전혀 기쁨이 없음을 알게 된다.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교사도 함께 배우며, 아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활동함으로 교사도 아이들도 함께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가 먼저 노력한다.
- 아이들의 느낌을 충분히 살려내기 위해 모든 프로그램의 단락단락에 느낌 나누기 시간을 반드시 갖고 이것을 통해 자기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또한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누는 습관도 함께 길러주어야 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경험한일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때에 곧바로 실시하도록 한다.
1. 자연을 친구 삼아 놀기
아이들에게 꾸준히 환경에 대한 교육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죽어가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지만 그 자극을 일상으로 지속시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한 여러 가지 약속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하려면 학교나 가정,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우리 모두의 공통의 과제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공부방에서도 환경교육의 내용과는 달리 사무실에서는 종이를 아껴 쓰는 흔적이 없고 부엌에서는 편리를 위해 일회용그릇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쓰여지고 마당에는 가장 기초적인 분리 수거통 조차 없다면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시키는 아무런 이유가 없게 된다. 모든 교육의 내용이 다 그렇지만 특히 환경에 대한 교육은 그 실천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만큼 환경교육과 함께 교사 전체가 언제나 모범적인 실천가가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방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환경을 해치는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죽어 가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넘어서 자연을 인간의 삶과 하나로 보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생활 속에서 몸에 밴 환경 지킴이로 자라게 하는 데에 기본이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해 본다.
2. 산기행
환경에 대한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 앞서 공부방 주변의 산을 오르도록 한다. 오후 활동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고 아침 이르게 선생님과 함께 모여 산에 오르는 것도 좋으며 방학 때에 조금 더 부지런할 수 있다면 아이들과 평일에도 자주 오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편안하게 산에 오르면서 각 계절에 피는 꽃이나 흔하게 늘 보는 정겨운 들꽃의 이름이나 각 이름에 얽힌 이야기, 나무들의 이야기 듣기, 새소리 듣기 등의 활동을 해 본다.
교사들이 생태에 대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전문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무리 공부방의 경우, 지역의 자연학교 교사들을 섭외하여 강사로 모시다가 관심 있는 한 선생님이 생태전문 자원교사로 공부를 하셔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늘 산을 가까이 하며 공부방 주변의 모든 산을 두루 아이들과 다니며 계절에 따라 다른 생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산에 오르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이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좋아하고 빠르게 익숙해진다.
오후 활동 시간에 봄이면 나물도 캐고 쑥도 캐어 쑥버무리도 해먹고 화전도 부쳐먹고 가을에는 낙엽에서 뒹굴어 보기도 하고 낙엽으로 여러 가지 활동도 해보고 겨울에는 눈 관찰해보기. 나무 안아보기 등 다채로운 활동으로 넉넉한 산의 모습을 아이들이 흡족히 느끼도록 해준다. 선생님과 함께 산에 오르던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들의 휴일에 부모와 함께 산에 오르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부모님께 전달하기도 한다.
5. 채소 가꾸기
모종 및 씨앗 구입 : 기르기 쉬운 채소를 잎채소(상추, 열무, 쑥갓, 배추), 열매채소(가지, 고추, 피망, 토마토, 방울토마토, 호박, 수세미)로 분류하여 구입하였다.
흙 나르기 : 마당이 없는 관계로 공부방과 어린이집 옥상에 구멍이 뚫린 상자들을 준비하고 가까운 모락산과 그 주변의 밭에서 주인의 양해를 얻어 흙을 파서 날라 왔다.
모종심기 : 날라 온 흙에 유기비료와 거름흙을 넣고 상자에 채운 다음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었다.
채소 가꾸기 : 매일 채소에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고 정성껏 가꾸었다. 여러 가지 책들을 통해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과 가꾸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하고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관찰일지를 쓰기로 하였다. 잘 자라던 채소에 진딧물이 생겨 채소들의 성장에 지장을 주기 시작하자 약을 쓰지 않고 진딧물을 없애는 방법을 찾기 위해 생협과 농사를 짓고 있는 분들을 찾아 의견을 들었다. 현미식초를 물에 타서 뿌리고 요구르트와 설탕물을 분무기로 뿌려서 진딧물이 많이 감소하던 중에 무당벌레가 날아와 살면서 진딧물이 구제되었다. 덩굴채소에 지지대를 세워 덩굴 올리기를 돕고 토마토, 고추, 가지 등에 지지대를 세워 잘 묶어주고 순 막음을 해서 열매가 잘 자라도록 하는 등 공부하며 얻은 지식을 실제 응용해보며 아이들 나름대로 정성껏 채소를 잘 가꾸었다.
관찰일지 쓰기 : 식물의 성장 과정을 글이나 글로 기록하고 자신의 느낌을 적는 관찰일지를 만들어 개별로 나누어주고 기록하게 하였다. 아이들이 기록한 관찰일지를 살펴서 채소에 생기는 문제나 잘못이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토론과 공부하기 등을 계속하였다.
수확하기 : 상추는 뜯어서 쌈으로 먹고 고추와 피망, 가지 등은 수확하여 신나는 집에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는 수확하는 양이 매일 조금씩인 관계로 돌아가며 맛보기를 하였다.
평가 : 아이들은 이 모든 과정을 매우 즐거워하며 참여했다. 처음 꽃이 필 때라든가 열매가 맺혔을 때, 열매가 익었을 때, 수확할 때 놀라워하며 자신들의 손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자랑스러워하였다. 마무리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아이들은 농부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잘 자라지 않을까 봐 걱정을 하였다고도 하였다.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관계가 무엇인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 자연이 주는 혜택도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더해졌을 때 더 많이 얻게 되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내내 흥미를 갖지 못하거나 성실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는데 관찰일지 쓰기가 싫거나 부담스러워서 그랬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또 자기가 맡은 채소가 친구의 것에 비해 성장이 좋지 못할 때 신경질이 나서 내버려두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도교사는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고 부담을 주는 억지로 강요한 지도방법에 대한 반성을 하였다. 아쉬운 점은 여건상 어린이집 옥상에 심은 채소들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어린이집 동생들과 선생님들께만 미뤄버렸다는 것이다. 거리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아이들과 충분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7.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간식 만들어 먹기
공부방 초창기부터 매일 오후에 간식을 함께 먹어 왔다. 오후 4시가 넘어갈 무렵엔 출출할 뿐 아니라, 먹는 일 만큼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도 드물기 때문에 아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오늘 간식은 뭘까?” 궁금해하는 아이들의 기대 속에서 아이들이 다 모이게 되는 4시 이후에는 언제나 간식을 먹어왔다.
애초에 선생님들이 함께 정한 간식에 대한 원칙중 하나, 인스턴트는 삼가, 반드시 만들어 먹인다. 간식을 만들어 먹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원칙을 정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먹는 간식이 과자류와 청량 음료가 거의 다로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먹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늘 과자나 사탕을 물고 다니던 아이들도 오히려 만들어 준 간식을 더 잘 먹었으며 먹을 때에는 언제나 만드는 방법, 순서, 재료, 재료구입, 주의할 점등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그에 맞는 간식 기도를 드리도록 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쯤은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한다. 이 때에는 모둠을 만들어 주고 준비물에서부터 시장보기, 만들기 모두를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하며 선생님은 마지막 시식만 한다. 물론, 설거지도 아이들 몫이다. 아이들이 만든 간식은 먹기 전에 접시에 담아 이웃(1층, 주인집 할머니, 옆집, 교회에 계신 목사님, 어린이집 선생님 등)에 보내 함께 먹는 것을 배운다. 지역 탐방학습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생각나는 이웃이 더욱 많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먹는 간식 : 재료는 미리 구입하거나 간단한 것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시장에서 구입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전날 각자 엄마에게 미리 배워오도록 하여 서로의 의견을 모둠에서 조정해가며 만들 수 있도록 유도 (이때 늘 싸움이 있어 왔다 .그러나 먹는 것을 앞에 둔 아이들은 선생님의 개입 전에 빠르게 수습해갔다)
김밥, 어묵국, 화전, 송편 빚기, 부침개, 떡볶이, 바나나튀김, 잡채, 핫케잌, 도너츠, 샌드위치, 샐러드, 과일 화채, 라볶기, 라면스파게티, 햄버거. 닭죽, 쑥버무리, 감자케잌, 수제비, 만두, 짜장, 과일샤벳, 호떡, 호박죽, 후렌치 토스트, 해물전, 팥죽, 찹쌀경단, 후르츠 우유, 토마토 달걀볶음, 감자버거
간식을 만들어 먹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첫째, 불과 칼등의 도구를 다루는 안전수칙을 익히게 된다.
둘째, 간식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재료를 알고 구입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세우고, 알맞게 구입하는 규모를 익히게 된다.
셋째, 음식을 만들고 준비하고 나누는 일은 여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넷째, 모든 활동이 마찬가지겠지만 공동의 과제로 모둠 활동을 하면서 서로 의견을 조정하고 나누고 화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섯째, 음식을 이웃과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된다.
9.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목욕 가기
집에서 엄마들이 매일 잔소리하며 씻기거나 오랜만에 하루 쉴 수 있는 일요일에 아이들을 목욕탕에 데리고 가지 않는 한 아이들이 깨끗하게 몸을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겨울에는.
그래도 요즈음은 우리지역도 주거환경이 많이 나아지고 보일러도 일반화되어 집안에서 목욕하는 일이 많아졌지만 공부방 초창기에는 그렇지 못했다. 아이들이 깨끗하게 몸을 관리한다는 것 외에 선생님과 발가벗고 목욕을 하는 것은 경험에 의하면 평소에 가질 수 없는 친밀감을 주기 때문에 적어도 1년에 서너차례 동네 목욕탕으로 공부방이 단체로 목욕을 다녔다. 남자 아이들은 목사님과 노동 상담소에 계시는 집사님의 도움을 받았다.
주로 방학하는 날, 개학하기 전날, 운동회나 많이 뛰어서 피곤한 날, 성교육 받은 날 등은 단체로 가고 특별히 아이와 긴밀하게 나누어야 하는 이야기가 있거나 좀 친해져야 할 아이들이 있거나 혹은 아이들간에도 싸워서 화해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목욕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였다.
동네 목욕탕에서는 손님이 단체로 오니까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워낙 시끄러우니까 다른 손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리 연락을 바랬다.
서로 몸을 보고 등을 밀어주며 만져보고 하면서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과 언니와 동생에게 다정함을 배우고 선생님에게도 엄마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았다.
자연스러운 성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의 예의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선생님들에게도 아이들을 좀더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는 점과 특별한 친밀감을 가지게 되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
10. 성교육 ( 새 아기 맞이하기 )
공부방에서 방학을 이용하여 전문 강사를 모시고 다양하게 진행했던 성교육에 이어 ‘새 아기 맞이하기’ 프로그램을 실시해보기로 한다.
공부방의 두 분의 교사가 임신중이라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획하게 되었다. 하루 종일 선생님과 함께 지내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임신 기간을 내내 지켜보게 된다. 아이들이 새로운 생명이 엄마 배 안에서 어떻게 커 나가며 엄마는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오랜 시간 기쁨으로 이겨내는지를 옆에서 직접 관찰하고 함께 함으로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대상 : 모든 공부방의 아이들이 모두 참여하기엔 어렵고 한 선생님이 3-4명 정도의 모둠을 이끌며 진행한다. 현재 임신중인 두 분의 선생님이 각각 한 모둠을 지도한다.
기간 : 임신 전기간에 걸쳐 진행하고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한다.
후속- 아이들과 소박하게 백일 잔치를 준비한다.
진행내용 :
아기 나이 3-6개월 - 2 내지 3주에 1회 모임. 임신초기에 힘든 과정, 입덧, 조심스러움 주 변 사람들의 축하 인사, 기쁨을 나누는 모습, 초음파 사진으로부터 얻은 태반의 형성과 아기의 초기 모습, 부모가 되는 느낌 등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 자기의 태몽 이야기 부모님께 듣고 와서 이야기 나누기
- 부모님께서 자기를 가지셨을 때의 상황, 느낌, 주변이야기 듣고 이
야기 나누기
* 현재 임신 7개월이라 임신초기의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가능한 태몽의 이야기와 그 후 진행은 조금 빠른 속도로 잡아가면 초기의 관찰만 부족 할 뿐 대체로 내용은 다 채울 수 있다고 본다.
아기 나이 7-8개월 - 관찰기록부를 정리해본다. 이야기 나누던 것들을 정리하여 기록하게 하고 선생님의 몸이 아기 때문에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관찰하게 하게 한다.(배둘레, 가슴둘레등) 선생님은 아이들의 궁금증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파악하고 진지하게 대답하며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 들과 함께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도 하며 아이들의 태도와 변화에 대
한 관찰기록을 한다.
- 태교에 관한 것이나 방송으로 소개되었던 다큐멘터리 생명의 신비 등의 비디오 함께 시청하기, 느낌나누기
- 병원에서 찍은 비디오를 통해 배 안의 아기 들여다보기
가능하면 함께 병원에 가보기
아기 나이 9-10개월 - 계속 관찰하기
-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지었나, 어떤 생각을 하셨나 부모님께 이야기 듣고 와서 함께 이야기하기
- 선생님 도와 드리기
- 아기에게 편지 쓰기
- 아기의 움직임 느끼기
- 선생님과 남편의 마음의 준비 이야기 듣기
아가야 나오너라!! - 신생아실 면회 가기,
- 아기에게 축하편지 쓰기
- 선생님의 출산과정을 이야기 듣기 (기쁨의 이야기 중심으로)
- 선생님의 몸조리하는 과정 살펴보며 몸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
모임의 줄기잡기 :
아기 아빠의 참여가 필요한 부분에서 가능한 많은 도움을 받아 임신과 출산의 전과정에서 남자들이 소외되지 않음을 알게 한다.
배 안의 아기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출생을 부모와 함께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주고 그 이야기를 끌어내며 아이들의 궁금증을 중심으로 진행하여 간다.
출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 고통에 대한 공포가 아닌 기쁨을 전달하도록 한다.
10. 아이들과 함께 전통 우리음식 만들기
김치를 먹지 않는 아이를 보면 은근히 화가 난다. 조상들의 지혜를 들먹이고 김치의 우수성을 이야기해도 아이들에게 김치는 인기 없는 반찬의 하나이다.
아이들에게 가정에서 엄마들의 수고와 자연과 계절에 따라 익기를 기다려야 하는 우리음식의 정성스러움을 가르치고 관심을 가지고 더 먹게 하기 위해 몇가지 손쉬운 음식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11. 겨울철 김장 같이 하기
겨울 동안 공부방에서 찌개도 끓여 먹고, 부침개도 해먹고 라면을 먹기 위해서 필수인 김장은 이미 아이들이 집에서 보아 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진행된다
1) 하루 전에 장을 보아 미리 해야 하는 일들을 고학년 아이들 중심으로 한다 (양념 다듬기, 배추 손보기, 절이기, 보관할 통 준비)
2) 각종 양념을 고루고루 섞어 간을 맞춰 버무려 김치 속을 만들어 놓는 일은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들이 설명을 곁들여서 보여주며 한다
3) 모둠별로 둘러앉아 남자아이들이 일찍 나와 씻어 물을 빼놓은 배추를 나누고 속을 버무리도록 한다
4) 아이들의 흥겨움을 더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삶아 방금 담은 김치와 먹는 뒷풀이 시간을 갖는다
5) 이웃과 나눈다. 집에도 조금씩 가져가고 집의 것도 조금씩 가져온다
6) 김장의 순서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김장할 때의 느낌을 모둠별로나누게 한다.
7) 김장을 한 이후 아이들과 김장 할 때의 재미있었던 일을 자주 이야기하게 한다.
8) 5, 6학년 반이 김치의 유래와 종류에 대해 공부하여 정리해서 동생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선생님들의 손이 많이 갔지만 어린이 집 아이들까지 재미있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아 갔다.
공부방에서, 어린이집에서 겨울에 김치를 먹으면서 내내 이야깃거리가 되고 아이들은 김치에 대한 좋은 추억거리를 가지면서 차차 김치를 찾게 되리라고 믿는다.
12. 여름철 오이지 담그기
하루에 한꺼번에 하기에는 뜨거운 물을 다루는 일이라 차라리 모둠별로 하루씩하여 담근 오이지 통에 이름과 날짜를 새겨놓게 하는 것이 좋다.
오이지 담그기 학습을 하기 전에 미리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염전과 소금에 관한 것이고 현재 우리나라의 염전에서 나는 소금이 얼마나 되나 수입소금의 문제는 무엇인가 등이다
이 모든 것은 아이들과 사전을 찾거나 우리나라 소금의 생산지 수협, 소금 가공업 하는 곳에 도움을 받도록 한다. (우리는 안양의 생활협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수입소금과의 차이를 배울 수 있었다) 수입 소금과 우리나라 소금의 차이에 대해 도표로 나타내보게 하고 벽에 큰 표로 붙여 함께 보게 한다.
어느 모둠의 것이 더 맛 있을까에 아이들은 관심을 두고 오이지가 익기를 기다렸다 열흘 정도가 지난 후에 오이지를 씻어 찬물에 띄어 밥과 먹는 날은 아주 즐거웠다. 평생 이 오이지의 맛을 기억하게 되겠지.
한 모둠은 소금에 관한 얘기보다 계량에 관한 우리말 공부를 했다. 소금을 간간하게? 적당히 짤만큼? 으그짜라 할만큼? 집어넣으라는 선생님의 말에 감을 잡을 수 없는 아이들이 ‘선생님, 어른 숟가락으로 몇 숟가락 넣으면 돼요? 라고 질문했지만 선생님도 물 얼마에 소금 몇 mg으로 배우지 못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뒷 얘기를 남겼다.
13. 고추장 담그기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해먹거나 삼겹살 축제를 할 때 고추장은 꼭 필요하다. 장을 담근다는 것은 사실 선생님들에게도 어렵게 생각되는 일이지만 실패 또한 약이라 생각되어 된장보다는 한결 쉬운 고추장을 택했다.
우선, 모둠별로 동네 할머니들이나 아주머니들, 집안의 어른들께 고추장 담그는 것을 여쭤 보고 메모해서 정리해오도록 한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정리한 것에 따라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고 시간이 되는 엄마들을 자원봉사자로 참여시킨다.
장을 담그고, 단지를 모둠별로 준비해 얌전히 담아 마감을 한 후, 장을 관리하는 중요함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옥상에 두는 것으로 담그는 일은 끝났다
아이들은 스스로 그 어려운 고추장을 담갔다는 자랑스러움과 앞으로 잘 관리해야 된다는 긴장감으로 이야기꽃을 피웠고 마냥 즐거워했다.
곧바로 고추장의 역사와 우리음식에 대한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1, 2학년 - 우리가 좋아하는 우리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
3, 4학년 - 고추장과 된장의 유래 찾기. 장이 들어간 우리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
5, 6학년 - 신토불이의 뜻은 무엇일까?
그림 그리기, 글쓰기 - 고추장 담근 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14. 탐방학습
1차. 우리동네 여러 기관 탐방 : 92년 1월-2월
2차. 우리동네 공장 탐방 : 92년 6월
공단. 빈민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자기 동네에 대한 느낌은 많이 어둡다. 주변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 때문이겠지만 아이들은 부모가 돈을 벌면 곧 이사를 가게될 거라는 이야기를 곧잘 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와 이웃에 대해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고민 끝에 6개월에 걸친 1,2차 탐방학습을 기획하게 되었다
1차 탐방 (우리동네의 동사무소, 우편물 취급소, 파출소, 새마을 금고, 경기노련)
첫 주 - 선생님들: 방문할 단체나 기관 선정, 협조 공문 발송, 아이들모둠 짜기
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설명
아이들: 모둠별로 모여
- 방문할 곳에 대해 사전 지식 쌓기
-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모아 정리
- 찾아 갔을 때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해 생각나누기
둘째주 - 아이들: 모둠별 모임
셋째주 - 아이들: 각 모둠끼리 서로 발표해보고 이야기 나누기
방문일 - 선생님들: 맛있는 간식 만들어 놓기
아이들: 수첩과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전화 할 동전을 챙겨 함께 나감.
다녀온 뒤 간식을 먹으며 생생한 이야기 나눔.
넷째주 - 일기나 글쓰기, 그림등으로 다녀 온 느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 모둠이 아닌 개인적인 소감을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줌.
그 후 - 자모회 시간을 이용, 어머니들에게 프로그램을 설명. 아이들이 집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모아 정리해 봄
2차 공장 탐방 프로그램에 대해 부모들에게 상의, 가능한 엄마가 다니는 공장으로 선정하기로 하고 함께 계획함
2차 탐방 ( * * 전자, * * 고무, * * 기업, 떡볶기 집, * * 전자)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모둠을 나누어 부모님 일터 방문을 2-3주에 걸쳐 준비
방문 후 첫 주 - 일기, 글쓰기, 그림으로 표현 외에 부모님께 자기의 소감을 이야기하도록 이끔.
선생님들은 방문을 받은 부모님들의 소감은 어떠했는지를 물어 글을 써오도록 권유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듬
프로그램의 실시만큼 중요한 것이 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아이들의 배움이라고 본다. 모둠별 진행은 여럿이 함께 하는 일에 대한 질서와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저학년의 장난과 몇몇 아이들의 무심함과 딴청, 의견다툼, 지나친 열의로 모둠이 깨어지고, 또 편이 갈라지고 울고, 화해하고 안하고 ....하는 와중에서도 아이들은 스스로 질서를 찾아갔다.
아이들의 방문지에 대한 질문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고학년의 세심한 지도편달(?)로 다듬어지면서 뜻하지 않게 얻은 수확중의 하나가 사회과목에 대한 흥미를 갖는 아이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지역에 있는 여러 기관들에게 친밀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그 후 아이들의 일기, 글, 그림, 대화 곳곳에 베어 나왔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어린이 방문객에 대해 성의 있게 맞아 주었는데다 선물도 받고 노래도 부르고 파출소에 간 아이들은 경찰차를 타고 동네를 돌기도 해 오랫동안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다.
방문지의 무성의에 울고 온 모둠도 있었는데 이 처리를 놓고 고민하다 아이들과 함께 정중하게 유감의 뜻을 편지로 보냈다. 우리들은 이 곳의 반응에 대해 무척 신경이 쓰였는데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며칠 후 다시 오라는 초청을 받고 그 모둠은 다시 방문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많은 자신감과 우리의 주변에 반성할 줄 아는 좋은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본다.
2차 공장들의 탐방은 1차와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는데 아이들은 더욱 신이나 있었다. 동네의 공장을 탐방한다는 것 외에 엄마가 다니는 공장을 용돈을 타러 가는 게 아니라, 의젓하게 공적인 방문객으로 간다는 설레임이 더해졌을테니까.
공장탐방은 지역에 대한 애정이라는 기대치 외에 일하는 엄마에 대한 이해와 사랑 자부심을 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가정에서도 부모들과 아이들이 공장 탐방의 느낌을 충분히 서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느낌이 강했던 몇몇 아이들은 부모와 편지를 주고받게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2차는 부모들에게도 좋은 학습이 되었다.
아이들이 부모님들이 다니는 공장에 방문해서 일하시는 부모의 모습을 직접 봄으로 오히려 자부심을 갖기도 했고 막연하게 ‘일하신다’ 라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느낌을 같게 되는 것 같았다.
15. 그 외 프로그램
1) 동아리 활동: 동아리 만들기, 자원봉사 구하기, 동아리 운영에 대한 지원금 마련하기,
동아리 발표 준비하기. 동아리 축제의 날 행사
2) 명상 학습: 간단한 몸풀기 요가, 맨손체조 , 음악 느끼기, 몸으로 표현하기
3) 지겨운 공부 신나게 하기
4) 예비 초등교실, 예비중등교실 운영
5) 환경 학습: 환경 지킴이 선언, 동네 껌떼기 활동, 동네 청소, 수질오염 조사, 대기 오염
측정, 비누 만들기
6) 한무리 마을 바자회
7) 좋은 습관 가지기(신발 바르게 정리하기)
교통질서 지키기(우리동네 질서 지키기 수준 조사하기)
시간 지키기(선생님들 먼저 반성문 쓰기
차분히 관찰하기 (수박 노끈 보고 엮어보기)
8) 매주일 산에 오르기
9) 마가복음 한번 쓰기
10) 친구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11) 아침마다 보고 그리기
첫댓글 읽어보니 참 좋다.. 머리속에 우리 아이들과 이런저런 것들을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신이나네. 아~~무엇을 먼저하지..
와 명희양 수고가 넘 많았어용. 글구 이 프로그램은 그대가 해본 것도 있겠지? 아님 이번에 우리 한 번 해보는거야. 신나고 재미있게 놀이를 통해 함께하는 우리의 모습. 기대된다~~
명희야.. 참 고맙다.. 너의 글을 읽다보니.. 내가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생각나는구나.. 예전의 기억들이 왜 좋았는지 이제야 알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