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 지음
식물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소개 받은 책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제목이 갑자기 깊이 있게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나무처럼 사는 걸까?
내가 ‘나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언제였을까?
학창시절 나의 이름의 성(姓) 때문에 불리던 호칭들이 있었다. ‘시금치’ ‘시궁창’ ‘시계’ 그리 싫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런데 한자를 잘 아시던 선생님께서 나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나의 이름을 한자로 써보라 하셨다. 그리고 그때 내 이름 (柴)美仙을 해석해주셨던 선생님! 이름의 성(姓) ‘시(柴)’가 자작나무 시(柴)라 하셨다. ‘좋은 의미 담은 성(姓)이란다’ 라고까지 설명도 해주셨다.
그 이후 나는 자작나무를 보지도 못했으면서 그냥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내 이름 성(姓)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할까 그러면서 자작나무에 대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서 선생님 이름을 편하게 부르는 방법으로 닉네임을 부르게 하자 하면서 선택한 나의 닉네임 내 이름 속 ‘자작나무’였다. 그래서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내 이름은 ‘나무’로 불리고 있다.
이렇게 나는 나의 생각 속에, 이름 속에 나무와 함께 있었다.
자작나무, 주목나무, 이팝나무, 소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명자나무, 회양목….
책에서 이야기한다. 다양한 나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못생긴 모과나무는 내면이 아름답고,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내 그 위에 사랑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을 가진 자작나무,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은행나무는 외로움을 견딘다. 바람도 품에 안은 장엄한 포용으로 풍성한 그늘을 내리는 회화나무, 바위나 돌 틈에서만 자라는 노간주나무, 60~120년 동안 단 한번 꽃을 피우고 그 즉시 생을 마감하는 동양에서만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대나무.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에는 나무들이 담고 있는 탄생배경과 나무의사 선생님이 나무를 키우면서 얻은 지혜와 깨달음, 나무처럼 살고 싶은 마음 등을 담고 있다. 또 중간 중간 생생한 원색의 나무사진들도 삽입되어 있다.
사람처럼 저마다 다양한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나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함께 있었다.
내 곁에 있었던 나무들. 어릴 적 우리 집 마당에도 나무들이 있었다. 그늘을 따라 다니며 평상을 놓고 뒹굴며 놀던 평안함과 겨울이면 항아리 속 살얼음 얼은 감을 먹던 즐거움을 준 감나무, 커다란 입을 자랑하며 시집갈 때 멋진 가구를 만들어 줄 거라던 오동나무, 울타리를 이루고 있어 그 아래에서 소꿉놀이를 하게 했던 탱자나무, 친구네 토끼풀을 뜯으러 같다가 열심히 파마 놀이를 했던 아까시나무 등. 지금 곁에는 곧게 뻗어 울창한 숲을 이룬 잦나무 향기를 맡으며 저녁 산책의 건강함으로 잦나무와 친구하고 있다.
우리들 곁에는 우리와 닮은 나무가 있다. 그 나무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왔고 삶에 위안도 추억도 안겨 주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에게 녹색 빛 여유로움을 주던 나무들을 잊어가며 살고 있지는 않았는지.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와 친구하며 나무의 지혜를 배우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갖고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고 말한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함박웃음 7기 시(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