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놀이와 띄어쓰기 없는 책 읽기 -
올해는, 12월 22일이 음력으로 “동지”라서 그런지, “동짓날”이 가까워 오니- ,새삼스럽게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랄 때에, 그 긴~~ 겨울밤의, 거기다가 동짓달 밤을 보내면서, 어른들이랑 아니면, 동무들이랑 모여, 삥~~둘러앉아 놀았을 적에, 그 놀이 문화 중에 하나인, 띄어쓰기 없는 책 읽기와, 그림자놀이가 떠오르기에 잠시 여기에 소개를 할까 하고....
6 ~ 70년대 그 땐, 놀이 기구가 모자라든 시절이라서 그런지, 별다른 생각없이 모여 앉아서, 할머니의 구수하고 고소한 옛날 얘기와, 그리고 또래들 끼리 만나거나, 고만고만한 종반들까지 합세를 하여, 안방이나 사랑채 한 곳에 모여서 보내야 했었기에,
동네마다의 그 수준들이 모여서, 긴~~밤을 보내면서, 얘기에 푹- 빠져 들거나 아니면, 띄어쓰기가 전혀 없는 소설책을, 5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이 서는 날, 시장에서 구해 와서는, 읽는 사람의 감정과 기분에 따라서, 다소와 전혀 감이 달라지는, 훈~음-에 의한 큰 소리로 , 각 구절을 큰 소리를 내시면서, 탐독을 해나가시며 낭랑하게 전해 주시든, 그 감정 속으로의, 그 소설 속 주인공을, 쫒아 다닐 수가 있었는데... , 아마 그 당시로서는, 참 희한하게도 엄청 재미가 있었다.
나야 초등학교를 다닐 때라, 한글을 깨우친 상태라지만, 띄어쓰기가 전혀 없는 그런 책들을, 그렇게 재미있고, 맛깔스럽게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당연히 그 책을 읽을 때에는, 당연히 어른들의 몫으로 돌아갔었고, 간혹 이상한 글자나 아니면, 생소한 글자가 있을 적에만, 읽어서 그 글자를 표현 하곤 했었다.
“장화 홍련 젼”이나 “심청전” “흥부전” “구운몽‘”콩쥐 팥쥐“등, 또... 하여튼 장날만 되면, 그 장날에 펼쳐진 책, 겉장만 울긋불긋하게, 그림으로 그려진 책들을 사 가지고 오시든, 할아버지의 열정과 성의 그리고, 그 책을 밤을 새워 가시면서도, 싫증 없이 몇날 며칠을, 온 동네의 할머니에서부터, 아낙네들과 아이들까지, 한바퀴 다~~ 들을 때까지, 열심히 읽어 주시든 할머니의 심성으로부터, 참 많이도 얻어 들었었다.
하기사우리들 어릴 적에야, 한글을 미쳐 덜 깨우치신 어르신네가 많았었든..., 그런 세대에 있어서인지, 그 때 그 당시엔, 한글만 제대로 줄~줄 읽어내려 가도, 참 글을 참 많이 아시는 분이라고... 대단해 하시든 그런 시절이었으니-, 지금 생각을 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지만, 암튼 그 땐 그랬었다.
거기다가 책을 읽으시는 분에 따라서, 그 책이 주는 묘미와 맛이, 영~~ 달랐었는데... ,요즘 시대의 표현적이라면, 그렇게 기질이 있고, 끼가 있는 분이 읽으실 때에는, 흥이 저절로 나다가도, 오랜 시간으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우실 때에, 참고 기다리기가 뭣하여, 혹여 다른 분이 바로 받아서 읽게 되더라도, 그 책에서 주는 분위기가 영~~ , 획- 달라져 버려서, 듣는 이 모두가 시큰둥해하고... 하는, 그런 분위기까지 보였었으니... , 참 희한하다고들 했었다,
암튼, 예나 지금이나, 어디를 가도 흥을 돋우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흥을 깨는 그런 분위기도 있었으니- , 예나 지금이나 무슨 일을 하던 간에, 그 열정에 깊이 빠져들게 하는, 그런 소질이 있는 분이 있었으니- , 그래서 그런지 우리 집에서 책을 읽는 소리가 나기라도 한다면.., 한분, 두분 이렇게 모여든 분들이, 방이 비좁아 질 정도로 서로들 밀착하면서 까지, 모여 들었었으니... , (아마도 지금의 이글을 쓰는 나도 조금은 윗대의 그 끼와 소질을 조금은 물려받은 듯하여.....!! 맞을라나 몰러...ㅎㅎ)
그리하여, 그 당시의 라디오에서 하는 프로 중, 유명한 변사의 이야기나, 만담가 “장소팔과 고춘자” 두분 콤비님이 엮으시든, 만담 속의 주제 같은 부분도, 곧잘 인용을 해 와서 옮겨 와, 여러 사람들을 곧잘 웃음의 장으로 빠져들게 하여, 좌중을 웃기곤 했었으니- ,ㅎㅎ 그러다가, 또 간혹 가다가, 라디오 프로에서, 박사님 여러분을 모셔다 놓고서는, “재치 문답” 시간에, 사회자가 운을 띄우면, 사행시와 글짓기를 하기도 하여, 여러 좌중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런 프로도 있었든 시절이었으니...
이래저래 밤이 깊어가면서, 시장 끼를 느낄 즈음해서는, 저녁때나 아니면, 먹다가 남은 찰 수제비나 아니면, 좁쌀을 넣어서 만든 찰밥 같은 것 중에서, 남은 것이라도 있을라치면, 양푼이 째로 가지고 와서는, 수제비는 그냥 화롯불에 데워서 먹고, 찰밥은 묘제 때 쓰고 남은, 콩고물이나 팥고물에다, 반 숟가락정도 크기로 떠내서는, 골고루 편 고물 위에다, 돌돌 굴려내서는, 한입에 쏙- 넣고 오물오물하면서 먹어보면... , ㅉㅉ(쩝쩝) 지금 생각을 해봐도, 입에서 군침이 막 도네 그랴...,! ㅎㅎ, 꼴까닥하면서 침도 막- 넘어 가고...!
어쩌다가, 누렇게 익은 묵은 호박 중, 둥글넓적한 것이라도 한 덩이 있을라치면, 서 말들이 무쇠 솥에 넣고서는, 푹 고아 익혀 와서는, 큰 부엌칼로 뭉텅뭉텅하니 싹둑 썰어내서, 콩고물위에다 던지고서는, 골고루 굴려대다 먹기 좋을 만큼의, 그 크기만큼 썰어서 먹어보면, 그 맛이 달착지근하니- 입에 착- 달라붙든 그 맛이란..., 햐~~~정말, 그저 그만이었던 것을...
그러다가, 목이라도 마를라 하면 물 대신, 뒤꼍이나 아니면 누구네 집에 김치나 동치미(물김치)가, 제일 맛이 있다고 하는 날에는, 그 집으로 가서 얻어 오거나, 아니면 “김치와 동치미 서리”를 해서라도 먹어보면... , 살얼음이 살짝 껴서 동동 떠다니든, 그 동치미 국물 맛은, 아마도 먹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터...!!!
그러고 나서 배도 부르고 할 적엔, 쉬엄쉬엄 쉬면서 그림자놀이를 하는 데... ,손으로 깍지껴서하는 개 짖는 모습과, 나비 날아가는 모습, 그리고 여러 가지의 그림자가 만들어 내는, 그런 그림자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그 실체를 상기도 하고, 때론 무서움이나 간지러움에, 깔깔 과 키득거림을 했었든, 그런 때가 있었다.
그렇게 긴~~시간을 지내 온 듯한, 그런 시간이 있었음에도, 동짓달이 준 긴~~밤은, 첫닭이 울기까지엔, 아직까지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했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ㅎㅎ
071217 여 운(如雲)
첫댓글 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여운님. 저가 과거로 돌아간 줄 알고 시행착오를 할 정도로 흥미있게... 정겹기만한 그 추억들에 푹~빠졌다가 나왔습니다. 요즘 세대들이 만들 수 없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유년시절... 다시 되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고생이라보다 지나고나니 더욱 더 그립고 사랑스러운 추억인 것은 저가 외국에 있기때문에 더 느낄 수가 있는 것 이지요. 저도 동짓날 팥죽을 끓어서 한인들과 나눌 생각입니다. 그 옛적을 그리워하면서 말입니다. 재미있게 읽다보니 별로 긴 글도 아니구먼요... 건강하고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길 빕니다, 여운님.
너무 길~~게 쓴 것 같아서 그랬었는데... 이해를 해 주심에... ㅎ, 팥죽 많이 끓여서 여럿이 많이들 나누어 드십시요. 축복받음은 베품에서부터라고 하더이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