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은근히 기대를 모았던 노벨문학상은 유럽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올해까지 노벨 문학상 수상자 108명 가운데 무려 92명이 유럽과 미국 국적 작가이고 유럽작가들이 81명이라고 하네요. 아시아권은 그만큼 멀다는 얘깁니다. 원인이야 한두 가지겠습니까 만 우리의 고은 시인을 비켜간 것은 여전히 서운합니다. 이웃 일본은 벌써 두 명이나 받았지요. 우리의 고은 시인은 벌써 수년째 후보자로는 올라 올해엔 여섯 번째 서열에 서 있었다고 하네요.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 전 발표된 수상자는 솔직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스웨덴 시인 트란스트뢰메르(Tranströmer, Tomas 80)라는 시인이더군요.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시집도 지금은 없는 상태입니다. 2004년에 고은시인이 책임 편집한 ‘오늘의 세계 시인’시리즈 중의 하나로 시인 자신이 평생 쓴 200여 편 중 96편을 골라 『기억이 나를 본다』(들녘 발행)를 간행했지만 지금은 절판된 상태라 재출간 되지 않는 한 읽어볼 수도 없네요. 그는 자연의 신비와 인간 내면을 음악적 시어로 시를 써온 과작(寡作)의 시인이랍니다. 하지만 유럽뿐만 아니라 영미 권에서는 “비유적 언어 구사의 마술사” 혹은 “ 은유의 거장”이란 칭송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그의 시 <돌><하이쿠> 등을 싣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