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에서♧
향긋한 지란 마음 이끌어
머언 길 소리없이 달려왔네.
백합화 너울너울 춤추고
어여쁜 멧새 방긋이 웃으며
옥구슬처럼 흐르는 개여울
서릿발 기운 골차게 뿜는다.
소탈한 주인장 정갈한 음식
진애의 길손 선골 향수 취해
진벗이 마당 동그라미 그려
훤한 달님 함께 술잔 나누니
무지개 같이 애써 좇던 행복
삼수갑산 레인보우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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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의 7월 28~29일 오랜만에 <기쁨주는 산더덕> 님들과 산행 가기
로 예정된 날이어서 아침 일찍 강원도 화천을 향해 발길은 옮겼다.
우리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한참을 달려 하루 묵을 숙소인 레인보우 펜
션에 도착하였다. 주인집 부부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앞마당에 곱게
피어있는 다양한 종류의 백합과 앞산 뒷산에서 울어대는 새들은 우리를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 일단 숙소에서 짐을 놓고 약초산행 장비를 챙겨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주변의 야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를 향해 가
면서 산더덕 하수오 잔대 도라지 등을 채취하기로 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온몸에 땀방울이 맺혔다.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가면서 약초를 찾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다녀간 것
같아 소득은 별로 없었다. 온몸이 땀에 범벅된 몸으로 숙소에 돌아왔을
때는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계곡물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저녁이 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마당으로 나갔다.
우리는 미리 삼겹살을 준비했고 주인 부부가 숯불과 밑반찬을 가져왔다.
각자 가져온 오디주 더덕주 복분자주 인삼주를 곁들여 숯불구이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저녁을 먹으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했다.
사람들은 무지개 같은 행복을 추구하다가 영영 찾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화천 레인보우 펜션에서 진정한 행복을 만
난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