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만점자는 편입영어 시험을 어떻게 느낄까? 비슷한 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공인영어시험 만점자가 편입영어 시험에서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할까?
같은 영어시험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자주 비교되는 토익과 편입영어. 토익 만점자가 풀어본 상위권 대학 편입영어 문제를 통해 두 시험을 비교해 보았다.
취업을 준비하며 토익을 공부한 정지수 양(26, 가명)은 2006년 3월 토익 시험에서 990점, 만점 성적표를 받았다. 만점 성적표를 휘날리며 당당히 취업에 성공. 지금은 칼퇴근을 꿈꾸고 금요일 밤을 기다리는 직장인이 됐다. 성적을 받은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영어의 감은 당시만큼 절정이다. 편입영어에서도 그녀는 고득점을 기록할까. 절정의 감을 자랑하는 그녀에게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 상위 3개 대학의 편입영어 시험 문제를 실제 시험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풀어보게 한 후 결과를 알아봤다. 결과는 서강대 67.5점, 성균관대 66점, 한국외대 79.5점. 역시, 각 대학 대부분의 학과에 합격 가능한 점수를 획득했다. 특이하게도 문법은 거의 맞혔으나 어휘와 독해에서 오답이 발견됐다.
그녀는“유형이 달라 토익과 편입영어 시험의 난이도를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지만 체감 난이도는 편입영어가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특히, 어휘 부분과 독해 부분에서 애를 먹었다고. 결과적으로 이 두 파트가 토익과 편입영어 유형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익에서 출제되는 어휘 문제는 숙어나 구문을 암기해야 하는 것에 비해 편입영어의 어휘 부분은 동의어 간의 미세한 활용까지 구분하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토익을 위주로 공부했던 그녀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토익은 생활영어와 비즈니스 영어를 근간으로 하고 편입영어는 학문적인 영어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어휘의 범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두 영어 시험의 목적, 사용되는 어휘가 다르다보니 등장하는 독해지문도 판이한 것은 당연.
어휘 부분과 독해 부분의 문제와는 달리 3개 대학의 편입영어 시험에 출제된 문법 문제를 거의 맞힌 점은 이색적이다. 이점은 토익과 편입영어의 공통점이자 모든 영어시험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영어시험의 바탕은 문법이다. 그 큰 틀 안에서 시험의 목적에 맞게 유형의 변화를 주는 것뿐 기본적인 것은 다른 것이 없다. 다시 말해 문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영어시험을 보더라도 문법 부분만큼은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는 것이다. 토익을 준비하기 위해 기본적인 문법을 익히고 응용과정을 거치며 습득했던 그녀가 편입영어 시험의 문법 문제를 모두 맞힌 것 역시 이 같은 이치로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서강대 편입영어 시험은 전체적으로 학문적인 내용이 많이 출제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지역, 사회, 국제, 문화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지문이 실려 영자신문을 읽으며 상식을 넓히고 시사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recapitulate’(요약하다)라는 단어와 유사한 단어를 찾는 문제가 있었는데 토익에서는 이와 같은 유사의미를 찾는 문제가 없어 생소했다. 비슷한 의미의‘summarize’나 ‘sum up’과 같은 일상적인 단어에 익숙한 내게 단어 자체도 굉장히 생소했다.
성균관대 시험에는 한 지문에 6개의 질문이 있는 문제가 있었다. 싱가포르의‘리콴유’의 약력과 성격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spartan’(엄격하고 간소한), ‘flamboyant’(현란한), ‘pragmatism’(실용주의)와 같은 어려운 단어가 등장해 지문을 읽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외대 문제 중에‘The artillery could attenuate the force of the attack.’(포병대는 공격의 강도를 줄일 수 있었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군사용어를 전혀 알지 못해 쩔쩔매기도 했다. 각 분야의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한 반면 토익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생활영어와 기본적인 문법 문제들은 매우 익숙하게 느껴졌다.
3개 대학의 시험을 보면서 느낀 점은 영어라는 공통된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지만 토익과 토플이 다르듯이 편입영어도 이들 공인영어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각 대학마다 유형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어떤 시험이나 각각의 유형과 출제방향이 있기 때문에 그 시험에 대한 집중적인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 토익도 편입시험도 영어시험이라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지만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각 시험에 맞는 빈출 어휘를 익히고 문제유형을 파악하고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도, 토익을 준비하는 학생도 이점을 기억하고 기본적인 문법을 익힌 후 시험에 맞는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시험결과 및 특이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