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에 들러볼만한 전통마을
우리 전통문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한가위. 고향의 모습도 매년 달라져 정겨운 고샅길엔 시멘트가 깔리고 흙담장도 이제
보기드물다. 한가위 같은 명절 때만이라도 우리 것을 되돌아보면 어떨까. 올해는 한가위 연휴가 길어 고향길에 가까운 민속마을에 들를 수 있다.
#충청권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송악면에 있는 외암리 민속마을은 400년 역사를 가진 예안 이씨 마을. 기와집은 모두 10여 채로 100~200년 된 고옥.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요민속자료 195호로 지정된 참판댁으로 고종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집이다. 마을 내 디딜방아와 연자방아, 물레방아 등 당시의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유적도 남아있다. 돌담장도 아름답다. 고샅길을 따라 이어진 돌담의 길이를 합하면 무려 5㎞나 된다.
아산시청(041)540-2565
▲청양 장승마을
청양은 장승의 고장이다. 칠갑산 아래 송학리, 용두리, 천장리, 대치리 일대는 마을마다 장승이 서있다. 해마다 마을 축제로 장승제를
지내왔다. 장승문화가 보존된 것은 청양이 그만큼 심심산골에 박혀있는 오지였기 때문. 칠갑산은 561m로 높지는 않지만 골이 깊고 내륙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교통이 불편했다. 새마을운동 당시 미신타파 등을 이유로 민속문화가 홀대받을 때도 청양의 장승문화는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청양군청(041)940-2224~5
#강원권
▲고성 왕곡민속마을
죽왕면 왕곡민속마을은 강원도 해안에 발달한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20여 채의 기와와 1채의 초가를 비롯해 모두 50여 채의
전통가옥이 남아있다. 왕곡 마을은 원래 강릉 함씨와 강릉 최씨 집성촌. 집집마다 굴뚝에 항아리를 얹어놓은 것이 독특하다. 학자들도 뚜렷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대대로 이어져 온 전통이라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면 한때 방앗간으로 쓰였던 것 같은 50~60년 전의 옛 양철집들도 눈에
띈다. 고성군청(033)680-3114
▲양양 떡마을
옛날식으로 떡을 빚는 전통이 살아있는 떡마을이다. 찹쌀을 쪄서 떡판에 내려놓고 메로 쳐서 떡을 만든다. 쫄깃쫄깃한 인절미부터 취나물이나
쑥을 넣은 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역사는 깊지 않다. 논밭이 그리 넓지 않고 해안지역과도 한참 떨어져 있는 산마을. 궁벽한 마을 사람들은
30여 년 전 산길을 넘어 설악산 오색에 가서 떡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성을 들인 떡맛은 단박에 소문이 나서 유명해졌다.
양양군청(033)670-2723~4
#영남권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122호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깊은 마을이다. 하회탈 등 국보 2점, 양진당과 충효당 등 보물
4점, 북촌댁 등 민속자료 10점 등 수많은 문화재가 남아있다. 고가 하나 하나가 모두 문화재로 봐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양진당과 충효당이
가장 눈길을 끈다. 양진당은 입암 유중영의 고택. 사랑채는 고려건축양식, 안채는 조선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서애 유성룡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충효당은 조선 중기 전형적인 사대부집. 행랑채, 사랑채, 안채, 사당 등 52칸이 남아있다. 이밖에 북촌댁, 주일재, 작전고택, 하동고택 등
집마다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하회마을 관리사무소(054)852-3588
▲영주 무섬마을과 선비촌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 역시 반촌이다. 하회마을을 빼닮은 물도리동. 영주에서 흘러온 영주천과 예천을 비껴 흐르는 내성천이 마을 앞에서 만나
350도 정도 마을을 돌아간다. 강 건너 앞산은 소백산 줄기, 마을 뒷산은 태백산 줄기로 풍수상 매화가지에 꽃이 핀다는 매화낙지라고 한다.
마을엔 예안 김씨와 반남 박씨 두 집안 사람들이 살고 있다. 1666년 반남 박씨가 터를 잡았고 이어 250여 년 전 박씨 문중과 혼인한 예안
김씨 집안이 들어왔다. 모두 50가구 중 100년 이상 된 고옥만 16동. 도민속자료, 문화재자료 등으로 지정된 것이 9동이나 된다. 선비촌은
부석사 가는 길 순흥에 최근 개장한 테마마을. 영주지방에 남아있는 명문가의 고가를 그대로 들여와 재현했다. 숙박도 할 수 있다.
영주시청(054)639-6063
▲경주 양동마을
경주 양동마을은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 300여명이 모여사는 양반촌이다. 양동(良洞)이라는 이름은 ‘어진 임금을 보필한다’는 뜻. 동국
18현 중 한 명인 회재 이언적, 우참찬을 지낸 우재 손중도 선생이 이 마을 출신이다. 조선시대에 과거급제자만 1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면 관가정, 무첨당, 대성헌, 수졸당, 낙선당, 서백당, 사호당, 상춘헌, 심수정, 동호정 등 200년 이상 된 고가만 54채나 된다.
경주시청(054)779-6396
#호남·제주권
▲순천 낙안읍성
국내에서 가장 잘 보존된 민속마을. 마을 주민들이 아직도 성안에 살고 있다. 고려말 왜구의 노략질이 심해지자 김빈길 장군이 처음 지었다.
300년 뒤 조선 인조때 임경업 장군이 증축했다. 성곽은 높이와 폭이 각 4m 정도로 길이는 1.4㎞나 된다. 성을 한바퀴 도는 데만 약 40분
정도 걸린다. 6만8천평의 성안에는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원님이 근무했던 동헌, 중요한 손님이나 중앙 관리들을 묵게 했던 객사,
아전들이 거처했던 내아는 물론 낙풍루 낙민루 등도 남아있다. 낙안읍성(061)749-3347
▲제주 성읍민속마을
남제주 표선면에 있는 성읍민속마을은 독특한 제주의 옛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성읍민속마을은 500년 전 정의현 현청소재지. 세종 때
세워진 성곽의 일부가 아직도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 내에는 현감이 집무를 하던 일관헌, 향교 등 옛 건축물들이 복원돼 있으며 이엉을 이은
초가도 보인다. 돌로 낮게 담장을 두른 화장실, 대문 대신 막대기를 세워 주인의 외출 유무를 알리는 정낭 등 제주의 풍속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집들도 많다. 제주도청(064)710-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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