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순교자 성월이 시작되는 첫 주일, 서울대교구 인사이동(8월 18일 자)에 의해 새로 부임한 전종훈 신부가 3년 만에 우이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했다.
‘삼성 비자금 폭로 보복 인사’라는 비판 가운데 전 신부는 수락산성당에 부임한 지 1년 반 만에 안식년 조치를 받았다. 그 이후로 오체투지 순례, 용산참사 현장 등 전국을 떠돌며 불의에 저항하며 약자들의 삶에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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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훈 신부의 첫 미사를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제가 공동집전으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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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사에는 김택암 신부(서울대교구 원로 사목), 유이규 신부(작은형제회), 맹제영 신부(의정부교구), 김동훈 신부(의정부교구), 박광원 신부(서울대교구 사제연수)가 공동집전했다. 그동안 전 신부를 위해 마음을 모았던 각지의 축하객들과 본당 신자들은 새로 부임한 신부를 환영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공동체를 꾸리기로 다짐했다.
이날 미사에서 전종훈 신부는 “그동안 길 위에서 살았기 때문에 본당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전 신부는 “사회 약자들이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세상 여기저기서 목숨을 건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하고 그 야만을 멈춰 세울 수 있는 희망은 없는가를 생각해 볼 때 그 희망은 교회”라고 말했다.
이어서 전 신부는 “믿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성당에 다니기만 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순간 사회적 논리에 동화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믿는 자가 아니라 다니는 자일 뿐”이라며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전 신부는 “함께 살지 않는 한 한 명도 살 수 없다는 복음적 가치로 본당 공동체를 꾸려가자”며 개인이 아니라 함께 살자고 목숨까지 내놓았던 순교자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덧붙여 순교자의 후배들로서 왜 하느님을 믿는지, 왜 성당에 다니는지를 화두로 삼고 참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도리며 길임을 역설했다.
미사 후 축하연은 어린이들로부터 목걸이 화환을 받는 것으로 단순 소박하게 진행되었고, 전종훈 신부는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새 둥지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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