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먼 바다에 나가야 큰 고기를 잡는다, 익산농기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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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12-20 | 작성자 | 김주선 |
국가 | 호주 | ||
기업명 | 익산농기계 | ||
먼 바다에 나가야 큰 고기를 잡는다, 익산농기계 - 농기계 산업의 모험가 -
□ 모험 본능
터키에 이런 옛 노래가 있다.
먼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난다. 낡은 코트를 몸에 걸치고 모든 것을 뒤에 남기고
북소리가 들려오면 심장이 두근거리며 본능적으로 떠나게 되는 여행. 모험가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 있는 북소리에 나는 지금껏 길을 떠났고, 앞으로도 떠날 것이다.
□ 다녀봐야 보이는 것들
“김완수씨, 학교 졸업하고 3년간 이력이 없네요? 어떻게 된 거죠?” “네, 여기저기 다니면서 세상 구경을 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엔지니어를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농기계를 만들려면 농민들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하지 않습니까? 전국 농가를 다녀야 하는데, 저처럼 다니기 좋아하는 녀석이 딱이죠~”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던 나는 1979년 농기계 회사에 취직해서 연구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엔지니어로 가까운 미래에 출시될 제품 개발을 맡았던 나는 1983년 기술 확인차 방문했던 일본에서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전자시장을 목격했다.
‘언젠가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귀국 후 야간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해서 미래를 선도할 학문을 배웠고, 1986년에는 독일로 가서 기술 연수를 했다. 세계적인 장비 업체인 SWF, CO에서 연수를 하며 전 세계 농기계의 흐름을 파악한 나는 1988년 창업이라는 모험을 택했다.
□ 모험 없이는 익산농기계도 없다
기계 강국 독일에서 트레이닝을 하며 얻은 것은 ‘내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기계로 만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래서 고향인 전라북도 익산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 회사명을 ‘익산농기계( IRIS Spreaders, CO)’로 지은 나는 바로 농기계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에는 땅을 일구는 기본적인 도구인 쟁기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유통되는 구조를 익힌 뒤, 비료를 뿌리는 기계인 ‘비료살포기’ 국산화에 도전했다. 당시 농가에서는 수입기계를 쓰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들여온 비료살포기는 가격도 비싸지만, 우리나라처럼 농토가 좁은 곳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 부분을 주목한 나는 국내 실정에 맞게 크기는 줄이면서 땅을 일구는 것과 비료 뿌리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비료살포기’를 개발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쌀 한 톨에 스민 농심의 수고로움. 볍씨를 담가 못자리를 하고부터 쌀을 찧어 판매하기까지, 참으로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긴 여정(旅程)을 보고, 듣고, 느꼈던 나는 땅은 작은데,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농사일의 고단함을 덜어주고 싶었다.
농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공정을 단축시킨 ‘비료살포기’가 출시되자 농가는 즉각 반응했다. 밀려오는 주문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기 힘들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개발방향에 확신을 가진 나는 비료가 휘날리지 않고 땅에 정확하게 골고루 뿌려져서 과다 시비나 종자파종 시 쏠림 현상이 없는 ‘노크랙(No-Crack) 살포기’!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져 외부에서 비료의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용량 투명 비료 살포기’! 미세하게 연무처럼 광역 방제를 해서 농약 중독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농약을 뿌릴 수 있는 ‘광역 방제기’! 등 농민들이 쓰기 편리한 농기계 50여 종을 개발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거듭한 ‘익산농기계’는 국내외 특허 100여 건을 보유한 국내 비료 살포기 1위 업체로 우뚝~ 섰고, 나는 획기적인 농기계 개발로 ‘신지식인상’, ‘기술 부분 장한 한국인상’, ‘농림부장관상’, ‘서울국제발명전 준대상’ 등을 수상했다.
□ 호주 개척의 나침반, KOTRA 지사화사업
나는 꿈을 크게 꿀수록 인생은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전한 호수에 머물기보다 먼 바다로의 항해를 지향하는 나는 국내 정상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타이완을 시작으로 수출을 시작한 ‘익산농기계’는 큰 고기를 잡기 위해 호주로 향했다.
호주는 이탈리아 등 유럽의 유명 기업체들과 현지 제조업체들이 살포기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농기계의 메이저리그다. 내가 호주 진출을 선언했을 때도, 주위에서는 ‘호주는 세계적인 업체들이 경쟁하는 곳인데 왜 하필 거기를 가서 고생을 하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나는 비료살포기는 우리 회사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이렇게 큰 시장에서 성공해야 어느 곳이든 진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확신만으로 세계 최고의 격전지에 뛰어들 수는 없다. 기존 업체의 아성이 높은 호주에서 성공하기 위해 2009년 KOTRA 호주 멜버른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한국 지형과 한국 농민들에게 맞는 농기계 개발로 정상에 오른 ‘익산농기계’의 경쟁력을 소개하며 시장진출전략을 물었다.
“김완수 대표님, ‘익산농기계’는 시장 맞춤형 개발이 가능한 기술강소기업이니까 호주에 맞는 살포기를 개발해보면 어떨까요? 호주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길을 새로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에서 농민들을 만나며 농민들이 원하는 기계를 만든 것처럼 호주에서도 호주 농민들이 찾는 기계를 만들어라! 그거 묘안이네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전략입니다~”
우리 회사가 지사화사업을 신청하자 호주 시장을 조사한 멜버른 무역관은 현지 에이전트에서 원하는 농기계는 호주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장비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익산농기계’에 맞춤형 장비 개발이라는 진출 방안을 제안했고, 개발에 자신이 있었던 나는 멜버른 무역관의 지사화사업 담당 직원과 호주 농가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평탄한 대륙 중의 하나다. 동해안은 남태평양에 면하고 서해안은 인도양에 접해 있는데 대륙의 크기는 유럽의 1.5배에 달한다.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 면적과 비슷한 광대한 땅으로 땅이 넓으니, 지역마다 문화도 다르고 농사짓는 방법도 다르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호주의 농업환경, 직접 듣지 않았다면 알지 못 하는 애로사항. 현지 농가를 방문해서 농기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물론 농가를 방문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륙 자체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이동 자체가 어렵고, 농가에 도착해도 낯선 동양인에게 쉽게 속내를 얘기하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멜버른 무역관은 든든한 힘이 됐다. 내가 왜 발품을 파는지, 이 발품에 어떤 절실함이 들어있는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멜버른 무역관은 내가 떠나는 길마다 동행해주었고, 농민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고, 나의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통역해주었다.
그렇게 호주 농민들에게서 호주에서 사용하는 비료의 특성, 드넓은 땅을 경작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 등을 조사한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 수십 년간 개발을 함께해 온 우리 회사의 베테랑 엔지니어들과 머리를 맞대고, 호주에 맞는 살포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의 진심은 호주에서 통했다. 지사화사업을 신청한 해, 바로 수출에 성공한 ‘익산농기계’는 현재 호주에서 열리는 농기계 박람회장 어디에서나 쉽게 우리 장비를 접할 수 있는 기업이 됐다.
□ 이제는 극지다!
14세기 나침반이 발명되자 먼 거리로의 항해가 가능해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것처럼, 호주 진출의 나침반이 된 멜버른 무역관의 도움으로 호주 시장에 안착한 ‘익산농기계’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러시아, 체코 등 10여 개국에 수출하며 지난해 ‘1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올해는 200만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는데,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주목하는 곳은 극지다.
사실 나는 ‘익산농기계’의 대표라는 직함 외에 ‘세계여행 작가’라는 또 하나의 명함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1세대 해외 여행가이자 세계여행 개척자인 고 김찬삼 교수를 동경해온 나는 수출을 시작한 2009년부터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지구촌 100여 개국을 여행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북극점에 쇄빙선을 타고 도달하는 등 북극은 10차례, 남극은 7차례 다녀온 극지 전문 여행가다.
내가 세계를 다니는 이유는 단순한 즐김이 아니다. 미국, 뉴질랜드, 칠레 등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상담을 마치면 주변 농촌을 둘러보며 농기계의 트렌드를 살피고,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방문했을 때는, 그곳 사람들이 농사지을 때 비료의 운반과 적재, 살포 3가지 과정을 따로 하는 것을 보고, 이를 하나로 통합한 ‘다목적 살포기’를 고안한 것처럼 여행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 같은 이유로 극지를 자주 찾는 나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에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에스키모 마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제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남극의 입구로 불리는 칠레 ‘푼타 아레나스’로 농기계를 수출하고 있는 ‘익산농기계’. 나는 영원한 모험가로 끝없는 탐구심을 가지며 농기계의 신세계를 개척할 것이다.
#출처: 지사화 우수 사례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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