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이 한 시간 집중시키기 프로젝트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동국대학교 가정교육과
한아영
내가 일상 속에서 직관을 자주 사용하나? 직관을 사용한 경험이 과연 있을까?
생각의 꼬리를 물며 다른 학우분들의 글들을 재미나게 구경하다가 문득 최근에 직관을 사용한 경험이 떠올랐다.
약 3주 전부터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딱 1시간씩 수학 과외를 맡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이의 나이가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7세 아이라는 것이었다..!!
여태껏 어느정도 인지발달이 이루어진 중, 고등학교 학생들만 가르쳐왔던 나는
이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지 시작부터 막막했다.
그렇게 다가온 첫 번째 수업시간.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7세 아이를 제대로 가르쳐본적이 없었던 나는 거의 50분동안 나의 기준에 맞추어 아이를 가르쳤고,
금방 몸을 배배 꼬며 하기 싫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첫 수업 때 마음속에 든 생각. '아 망했다.' , '내 첫인상이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금방 그만두면 어쩌지?'
첫 단추를 잘못 꿴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 주가 흘러가고, 다음 주가 왔다.
나는 또다시 지루한 수업을 시작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아이와 친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관심사에 관한 물음을 던지다가, 그 아이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순간,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게임의 세계관과 수학을 연관지어보자.'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얄팍한 지식들을 동원해 나는 교재를 집어던지고 노트를 펼쳤다.
그리고 게임에서 집을 짓는 데에 사용되는 블럭들을 그림으로 그려 두 자리 수의 덧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관심사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있는 수학을 설명하니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돌변한 아이가 앉아있었다.
나도 덩달아 가르침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이렇게 중간중간 게임을 이용한 수업을 진행한 결과, 어느덧 아이는 30분/30분 단위로 끊어 총 한 시간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헤어질 때 '선생님, 다음에 또 재미있는 수학 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래서 교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이렇게 나는 나름의 위기 상황 속에서 직관을 발휘하며 가르침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지루해하는 교재의 틀에서 벗어나 흥미있어하는 소재를 통해 사고의 틀을 넓혀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위 경험이 나에게 최근 들어 짜릿했던 교육 경험이었다.
첫댓글 아영 학우님과 같은 선생님이라면 뭘 배워도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ㅎㅎ 교사가 가지는 직관의 태도에 대한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갑니당 !!
7세 아이와 공통 관심사를 찾으려고 노력하신 모습 정말 본받고 싶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흥미 유발이 목적이 아니라 그 관심사를 수업에 활용하신 점이 정말 놀랍습니다. 현재 고2 학생들과 영어를 같이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공통 관심사를 찾기 힘든데 그 어려운 것을 성공적으로 활용하시고 수업에 녹여내신 것 같아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어느 학년을 맡으시던 정말 학생들이 좋아하는, 재밌는 수업을 하시는 교사가 되실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7세 아이의 관심사인 마인크래프트 게임과 수학을 연결시켜 설명하셨다니 너무 멋져요! 그를 통해 아이가 말이 많아지고,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니 글을 읽는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ㅎㅎ 아영 학우님께서는 정말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실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