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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전쟁이다! (6.25전쟁 사진집) 08
행렬을 정지시키고, 고지 정상을 둘러싸고 참호를 구축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을 때 베테랑이든 새내기이든 해병대원들 모두가 곧 적과 맞닥뜨릴 것이고 치열한 교전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한개 대대는 참호를 파지 말고, 오히려 멀리 앞쪽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 쪽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명령은 좀 더 높은 곳에서 고지들 쪽으로 이어진 구불구불한 사람들의 가느다란 줄처럼 간신히 들려왔다. 각 대원은 자기 짐을 지고 계속해서 오르고, 자신의 생각은 삼켜버린 것 같았다. 왜냐하면 지금 부대원 모두가 적의 돌파를 저지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반격에서 그들이 선두에 서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전쟁은 더는 식사시간에 나누는 열띤 주제 따위가 아닌 현실이었다. 공산군들이 다음 고지를 넘고 다음 계곡을 넘어, 또는 빈약한 나무들의 다음 덤불 안에서 공격할지... 그렇지 않으면 해병대가 공산군들을 공격하는 대신에 공산군들이 크레이그 장군과 대령과 대위와 중위와 부사관, 그리고 전체 저주받은 무리를 속이고 오솔길의 다음 굽이 주변에서 매복했다가 그들의 코를 찌르듯이 그들을 습격할 것인지...
각자가 생각할 때처럼 단순하게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생각으로 게임을 하는 끊임없는 '질의응답' 경기였다. 계속해서 그들은 산을 올랐고, 침목을 지켰다. 공산군들은 크레이그 장군이나 대령이나 해병여단의 그 누구도 속이지 못했다. 그들은 한 팀으로서 아마 최전선에서 작전 중인 미군의 가장 우수한 정찰대원인 건장한 대위와 포병 부사관의 직접적인 감시하에 있었기 때문에...
그 대위는 나중에 서울 공격을 위한 최종 정찰 기간에 한강을 수영으로 도강하면서 크게 다치게 되고... 그 포병부사관은 다른 정찰대의 선두에서 작전하다가 세 번째로 총격을 당하게 된다. 어쨌든 이번에 공산군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한 반격 작전 동안 그들은 해병여단과 대대에 적의 모든 동태를 완벽하게 알려주었다.
간결한 명령이 대대를 통해 내려왔고, 한 개 중대는 단독으로 계속해서 전방으로 이동했다. 해병 5연대 1대대의 베이커 중대가 뽑혀서 바로 앞의 전방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적을 공격하는데 선두에 서게 되었다. 해병대원들은 무거운 오후의 대기를 채우고 있는 숨과 소리를 죽이고 있는 고요함에 속지 않았다. 그들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적들이 이 시간에 그들을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거의 모두 짐작했다.
그들 중 많은 대원이 거의 나무가 없는 산꼭대기 위로 진격하는 데 필요한 발끝 디딤대 따위의 활용방법 같은 기본지식에 대해 알고 있었다. 심지어 새내기 대원들까지도 그것의 형태에 대해 저 아래 야지에서 그들이 마지막 남은 담배 한 개비의 마지막 모금을 빨면서 충분히 들었고, 또 자세히 살폈었다. 다시 한 번 그들은 살벌한 "무명능선을 마주하고 있는 고지를 공격했다.
처음에 좀 더 아래쪽 기슭에서 분대가 아주 신중하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는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다른 해병대원들 모두가 이미 아주 자그마한 흙무더기나 밭고랑 골 뒤에 피해있었기 때문에... 기복 있는 불모지를 아직 이동하고 있는 대원들은 그들의 심장을 똑바로 겨누는 소총의 가늠자 너머로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그들이 최적의 사정거리에 발을 들여놓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적의 눈을 사방에서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일은 침묵을 깨고 순식간에 일어났다. 기관총들이 앞 능선을 따라 일제히 사격을 개시했을 때 정적은 영원히 깨졌다. 해병대의 기관총들도 응사했다. 다른 해병대원들은 배를 깔고 엎드린 채로 사격을 하며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쪽으로부터 몰아닥친 폭풍이 고지 정상을 넘어 낮게 스쳐 지나가는 거품이 이는 것 같은 구름을 가져왔고, 억수 같은 비가 내렸다. 시야는 점점 나빠졌고, 모든 무선 통신이 끊겼다. 중대장인 아이크 펜튼은 빗소리와 총소리와 다른 사람들의 잡음 가운데에서 명령을 외치며 사선 가까이 서 있었다.
고지 가장자리에 있는 관측자들이 공산군들이 무명 능선 정상을 넘어 진격하는 해병대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미 해병대원들은 아래쪽 계곡을 가로질러 고지의 정면 경사면을 기어올라 산 정상 부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신호를 보내왔다. 적 기관총 사수와 박격포병들은 공격하는 해병대의 앞 곳곳에 사격을 쏟아 붓고 있었다.
다른 공산군 소총수들은 기관총사수들을 지원하고 있었고, 왼쪽 어딘가로부터 그들은 고지능선을 따라 쇳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포탄을 보내는 자주포 속사를 개시했다. 펜튼 대위는 무용지물이 된 무전기를 무시하고, 손을 깔때기 모양으로 만들어 입에 대고 카빈총을 들고, 몸을 구부리고 잠시 경직되어있는 해병대원들에게 명령을 외쳤다.
"공격!" 해병대원들 모두가 전진을 시작했다. 해병대원들이 차례로 일어나 수류탄을 투척하고, 다른 해병대원들이 폭발로 노출된 공산군들을 쏘기 위해 그들의 팔위로 일어설 때 무릎을 꿇어 몸을 낮추었다.
점점 더 많은 해병대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점점 더 많은 수류탄이 산꼭대기 위 목화밭으로 빙글빙글 돌며 솟구쳐 오르거나 목화밭을 지나 떨어지거나 계곡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아이크 펜튼 대위는 고지 정상을 탈취하기 위해 마지막 돌진을 하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외쳤다. 그들에게 보내는 명령은 모두가 현 위치에서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반격의 성공과 낙동강 방어선의 만회는 그들이 이 고지를 탈취해서 장악하는 것에 달려 있었고, 고지의 점령 없이는 이 모든 일이 불가능 할 터였다. 아이크 대위는 이 작고 시시한 것 같은 고지가 공산군들의 돌파를 분쇄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과 부하 해병대원들이 죽을 수도 있는 크레이그 장군의 공격작전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크 펜튼 대위는 이 고지의 방어를 구축하기 위해 능선의 반대 사면에 머물러야만 했다. 비가 소대들과의 휴대용 무전기 망까지 마비시켰고, 측방과의 유일한 통신은 전령 뿐이었으며, 후방과는 아무 통신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 레오날드 영 상사가 소총병들과 함께 고지 정상부로 기어 올라왔다. 그는 능선을 가장 잘 확보할 수 있도록 각 화기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시야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쏟아지는 적의 사격을 완전히 무시한 채 일어서서 침착하게 고지 정상부를 따라 오르내리며 각 대원을 신중하게 배치했다.
레오날드 영 상사가 총에 맞았다. 기관총탄 한 발이 그를 진창 속으로 처박히게 하면서 그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러나 그가 한명의 노련한 부사관으로서 자신이 중대장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아이크 펜튼에게 주기 전은 아니었다. 그는 해병대원들이 그를 기슭을 가로질러 끌고 왔을 때까지 살아있었다.
대원들이 그를 거친 판초 들것 위에 눕혔을 때 그는 흠뻑 젖은 캔버스 같은 판초를 손으로 만지고 서있는 펜튼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중대장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들을 물러나게 하지 마십시오. 제발 물러나게 하지 마십시오." 펜튼은 들것을 나르는 짐꾼들이 빗속으로 사라져 고지로부터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른 해병대원들도 사선을 따라 쓰러졌다. 몇 명은 다리와 허벅지에 총을 맞았지만
계속해서 수류탄을 던지고 사격을 했고, 또 다른 대원들은 팔과 어깨에 총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생병들이 도달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싸우려고 애썼다. 위생병들이 거의 손을 쓸 수 없는 처지인데도... 또 몇몇은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
매번 한명이 맞았고, 사선에 있는 다른 해병대원들이 그것을 보았다. 거기에는 다른 부상병들을 치료하지 않고 있다면 쓰러진 병사에게 응급처치하기 위해 비무장으로 고지의 열린 정면을 기어서 올라올 위생병을 부르는 끊임없는 외침이 있었다.
비가 고지 정상을 맹렬히 강타했고 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아직 다치지 않은 해병대원들 위에 더욱 세차게 쏟아졌다. 구름조차 낮게 깔려서 거의 밤처럼 어두웠다. 북한공산군들은 전사면 공격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았음이 틀림없었다. 그들이 세 번째 보병공격 후에 물러났고 모든 중화기의 방향을 고지 정상부를 향해 전환했기 때문이다.
박격포탄이 진지 위와 후사면 아래 등 곳곳에서 폭발했다.공산군 기관총 사수 한 명이 정확한 유효 사거 리로 해병대원들이 포복해서 사격하는 목화밭의 목화 줄기들을 기관총 사격으로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의 아주 긴 집중사격이 능선을 써레질하듯 훑고 또다시 훑었다.
그리고 마치 그가 해병대원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고 있는 듯이 세 번째로 다시 써레질했다. 그의 두 번째 집중사격이 정확하게 한 해병대원의 복부를 관통하여 그를 반쯤 일어서게 했고 마지막 한 발이 다시 그의 가슴을 관통하여 그를 목화밭으로 내동댕이쳤고 그는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점점 더 많은 대원이 쓰러졌고, 전선에서 자신의 사격 위치로부터 부상당한 다른 대원을 이동시키기가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탄약운반 지게꾼으로 활동하던 남한의 농부들이 부상자들을 나르기 위한 들것 운반조에 편입되었다. 농부들, 무감각한 동양인의 표정들은 그들 뒤에서 맹렬히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대해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팔로 부상당한 사나운 해병대원을 감싸 안고 무릎이 뭉개져 버린 병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애쓰고 있는 거친 농부의 모습은 자비와 온화함 그 자체였고, 그들 얼굴에 겉으로 나타난 냉담함이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레오날드 헤이워스 상병이라 불리는 기관총 사수가 고지 정상부로부터 슬슬 미끄러져 넘어갔다가 수류탄을 갖고 돌아왔다. 헤이워스 상병과 다른 해병대원들은 그들의 정면으로 다시 전진하고 있는 공산군들을 사살하기 위해 능선의 가장자리 너머로 수류탄을 세게 내던졌다. 헤이워스 상병의 기관총은 탄약이 바닥난 상태였고, 전사자나 부상자를 대신할 보충병도 없었으며, 심지어 후방과의 통신도 두절된 상태였다.
그의 눈은 능선을 따라 자세히 살피며 움직였고, 그러고 나서는 비 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굵은 눈물이 그의 볼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마치 그의 입술로 말할 힘도 없는 것처럼 각 단어를 발음하여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띄엄띄엄 숨막히듯 말했다.
“적들이 보이지 않아. 여기엔 오직 우리 둘뿐이야. 적들이 안보여. 나머지는 죽었고 부상당했어. 수류탄! 수류탄! 그들이 안 보여, 비 때문에 적들을 볼 수 없어. 안 보여! 우리를 계속 죽이고 있어. 제기랄. 도대체 박격포는 어디에 있는 거야?" 박격포 사격 관측수들이 모두 부상당했거나 전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헤이워스 상병은 잠시 얼어있는 것 같더니 더듬거리며 수류탄과 박격포와 소총 탄약을 더 달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아직도 자기 위치를 사수하고 있는 전우들에게 무언가를 갖다 줄 수 있기만을 원했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서 담뱃갑조차도 비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관총 사수인 헤이워스 상병에게 모든 희망이 산산이 부서진 것처럼 보였을 때 턱이 검은 고참 해병대원 한 사람이 웃으며 막 부상자를 끌어내렸던 곳으로부터 기어왔다. 그는 젊은 상병과 어깨를 맞대고 침착하게 그에게 말했다. 어떻게 그들이 아직 전선을 지탱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상의 어떤 외국의 적들도 미 해병대를 돌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더러워진 고참 해병대원은 상병의 얼굴에 옅은 미소로 대꾸했다. 헬멧 아래 상병의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비에도 지워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고참 해병대원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마침내 상병이 머리를 들고 다시 한 번 물었다. 보충병들이 도착했는지... 아니면 추가적인 탄약이나 수류탄이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어떤 것이라도 있는지? 매 질문마다 고참 해병대원은 그저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젊은 해병대 상병은 다시 일어서서 그의 빈 소총을 집어 들더니 총검에 묻은 진흙을 닦으면서 잠시 서 있었다. 고참 해병대원은 헤이워스 상병이 착하면서 반은 자기한테 얘기하듯이 "좋아. 내가 그들을 기다릴 거야 하며 중얼거리는 것을 아마 전혀 듣지 못하고 이미 능선 정상부를 따라 그의 길을 가고 있었다.
박격포탄 한 발이 거의 그의 머리 위에 떨어졌을 때 그는 막 방어선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멍해진 그는 계속 서 있었다. 그리고 계속 비틀거렸다.
그러나 거의 똑바로 서서 사격 진지로 바로 물러났다. 운이 나빴던 다른 두 명의 해병대원들은 좀 더 폭발지점에 가까이 있었다. 포탄 파편들이 한 명의 사타구니로 박혔다. 그도 역시 비틀거렸으나 아직 서 있었다.
두 번째 해병대원은 파편에 맞진 않았으나 충격으로 인해 눈이 흐릿하고 멍한 상태가 되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파편들이 빗발치듯 그들 주위에 떨어졌다. 그가 쓰려졌을 때 위생병이 아주 가까이 있었으나 반쯤만 보이는 밭에서 다른 해병대원의 상처들을 감싸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갑자기 비틀거리며 후사면으로 떨어졌을 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늦은 오후, 공산군들은 다시 한 번 고지 정상의 아군으로부터 두들겨 맞았다. 그들의 사격 역시 약화되어서 단지 기관총탄과 박격포탄이 이따금 짓뭉개진 정상부에 떨어졌다. 그 무렵 비에 흠뻑 젖어 턱수염으로부터 작은 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있는 아이크 펜튼 대위가 소식을 들었다.
그의 갈가리 부서진 베이커중대 해병대원들은 그들의 탄피에 단지 몇 발의 총탄만이 있을 뿐이고. 만약 공산군들이 다시 한 번 공격해온다면 베이커 중대원들은 총검과 개머리판으로 적을 막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식을...
다른 부대와의 모든 통신은 아직도 불통이었다. 전령들이 이미 오래전에 대대로 파견됐고, 그리고 보충병과 보급물자들이 오는 중이라는 소식을 갖고 돌아왔다. 그러나 도중에 다른 관측자들이 베이커 중대를 완전히 고립시킬 수도 있는 적군의 대대적인 측면공격 움직임을 보고했고, 다른 병력과 화기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됐다.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을 때, 후사면은 자신들의 몸으로부터 전투의 오물들을 흔들어 털고 있는 해병대원들로 얼룩덜룩해졌다. 작은 소규모 해병대원들이 부상당한 전우들을 후방으로 후송해줄 구급지프가 있는 길 쪽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다른 해병대원들은 계속해서 고지 위 여기저기에 산발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박격포탄에 의해 생긴 새로운 상처들을 붕대로 감고 있었다.
그리고 능선의 가장자리에 아주 드문드문 배치된 해병대원들이 적의 공격을 이제는 단 한 번 정도밖에 막을 수 없는 아주 미약한 화력의 무기들을 갖고 그들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 뒤에는 전우들의 주김 위에 날아든 독수리와 고지를 차지했는지 아니면 빼앗겼는지도 모른 채 누워 있는 전우들이 있었다.
이겼다. 적군은 더는 공격을 재개하지 않았다. 보충 병력과 탄약들, 그리고 전투식량이 고지에 쇄도했다. 통신도 측방에서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부대들과 다시 연결되었고, 후방의 본부와도 연결되었다. 바까지 멈추었고, 맑은 하늘은 내일에는 공격하는 보병들을 아주 근접해서 전투기들이 공중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해주는 것 같았다.
미국이 기대했던 크레이그 장군의 약속은 훌륭히 지켜졌다. 살아남은 해병대원들은 그들 자신이 전사했을 때 다른 동료들이 해주듯이, 이번 전장에서 전사한 해병대원들을 보호하고 매장하기 위해 그들을 조심스럽게 기슭 아래로 옮겼다.
구글지프는 후방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구불구불한 계곡을 따라 천천히 진창길을 기어갔다. 그때 운전병들은 구급차 안 들것에 묶여 누워있는 전우들이 좀 더 편안할 수 있도록 애쓰며 차를 몰았다.
긴급 구호소 밖에는 해병대원 몇몇이 줄곧 서 있었다. 그들은 적과 대치하고 있던 진지와 화기들을 보충병으로 온 다른 해병대원들에게 넘겨주자마자 고지 위의 사선으로부터 내려온 병력이었다. 그들은 거의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단지 긴급구호소로 사용되고 있는 허름한 작은 오두막 밖에 서 있었다. 그들의 순서가 끝났을 때 그들은 다시 고지 위로 돌아가야 했고, 다른 해병대원들이 그들처럼 내려와 역시 오두막 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전우의 생사여부를 알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