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곶이:거제시 일운면 예구마을에서 20여분 걸어서 고개 하나 넘어가면 거제시에서 마지막 남은 오지가 있다.
그곳에 50여년 정성과 손길로 봄이면 동백과 노란를 수선화 가꾸며 대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노부부가
찾아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거제가 숨겨둔 마지막 내마음 머무는 곳,거제의 봄나들이 1번지 공곶이를 2013년 4월13일 토요일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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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8경 중 하나인 공곶이는 영화 종려나무 숲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으로 공곶이라는 말을 '거룻배 공(鞏)' 자와
'엉덩이 곶(串)'을 써서 공곶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지형이 궁둥이 같이 툭 튀어나온 모양이라는 뜻이다.
이 곳 공곶이는 조선말기 천주교 박해사건 당시 윤봉문(요셉) 형제가 숨어살면서 복음을 전도한 역사가 깃든 곳이다.
현재 공곶이는 강명식씨라는 할아버지께서 1696년 정착하여 지형과 기후에 맞는 관상수와 원예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면서 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량하여 "천국의 꽃동산"을 만들어 놓으셨다.
봄에는 '수선화' 여름에는 '물봉선화'등 철따라 피는 꽃들이 훈향을 피운다.
위성사진...
공곶이를 가려면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예구마을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까지 간다.
한가로운 오후 예구마을 포구의 전경...
바다 새
이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 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아 어떻게 설명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작은 가슴의 불길
물위에 앉아
조용히 식히고 싶어
바다로 온 거야
미역처럼 싱싱한 슬픔
파도에 씻으며 살고 싶어
바다로 온거야
이 혜인 作
공곶이를 가려면내비게이션에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221번지를 입력하면
예구마을 바닷가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며, 주차장 끝 왼쪽편에 위의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오랜세월 해풍을 맞으며 묵묵히 자리한 노년의 동백은 더없이 붉은 꽃망울로 맞이하고...
그렇게 10여분 오름길을 걸으면 고개마루가 나오고 탁트인 바다를 보고 있음에 눈이 시리다.
산림욕장같은 숲길을 걸어 언덕에서 푸른 트임속으로 가슴을 열어 본다.
외도와는 다르게 이곳은 먹고 살기 위해 개간하고 텃밭들을 일구신 애환깊은 노부부의 삶이 그려진다.
공곶이를 들어서는 동백숲길이 가파른 계단으로 200m는 됨직하다.11월부터 4월까지 동백꽃이 핀 터널을 만끽할 수 있다.
찾은이들이 많아 초상권때문에 뒤돌아 본 길...
종려나무도 꽃을 피우려면 5월은 되어야겠지...꽃이 노오란게 손바닥만하고 특이하다.
평화로운 내도는 봄이면 섬전체가 동백꽃들로 붉게 수놓아 참 아름답다.
섬
파도가 섬의 옆구리를 자꾸 때려친 흔적이
절벽으로 남았는데
그것을 절경이라 말한다
거기에 풍란이 꽃을 피우고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기른다
사람마다의 옆구리께엔 절벽이 있다
파도가 할퀴고 간 상처의 흔적이 가파를수록
풍란 매운 향기가 난다
너와 내가 섬이다
아득한 거리에서 상처의 향기로 서로를 부르는,
(복효근·시인, 1962-)
노부부가 직접 경작한 참께와 수선화와 천리향을 판매하는 무인가판대...
수선화의 속명은 나르키수스(Narcissus)는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로 연못에 비친 자기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그 얼굴에 반해서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데,그곳에서 수선화가 피었다고 해서 "자아도취","자기애"
"무심" "가르침" "자애" "자만" "고결"을 뜻한다.꽃말에서 알수 있듯이자기우월과 자만의 뜻을 가진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설중화,수선이라고도 한다.12월~3월에 노란색,흰색,다홍색,담홍색 등의 색깔로 핀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며,비늘줄기는 넓은 달걀모양이며 껍질은 검은색이다.
잎은 늦가을에 자라기 시작하고 줄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녹색빛을 띈 흰색이다.
따사롭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색감의 이팝나무...
단 한번의 사랑,그가 남기고 간 것은...2005년도 유상욱감독의 영화 " 종려나무 숲" 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수천그루의 종려나무는 언덕과 바다와 어울려 남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은 조약돌이 아닌 어린아이 머리만한 몽돌들로 해안을 이루는데 해안선에 비해 거친 남성미를 느끼게 한다.
공곶이
태초의 땅 공곶이에
머리하얀 영감할멈
동백꽃, 후박나무숲, 천국의 계단,
물새들의 고향 하얀 등대 서이말과
풍랑따라 밀러오는 듯 수반위에 해금강
하릴없이 하릴없이 파도와 뒹굴며 노는
저 자식 같은 몽돌들을
차마 두고 떠날 수 없어
수선화 향기에 묻혀
어느새 칠십년을 살았다네.
김현길 作
오가는 이들이 무엇을 그리도 간절히 소원 하였을까?...
기도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 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 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 잎의 꽃이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 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바람앞에 쓰러지는 육체로 살지라도
선 앞에 강해지는 내가 되게 하소서
크신 임이여
그리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 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게 살게 하소서
크신 임이여
평생을 개간하고 경작하면서 해질때까지 쉼없이 나르고 쌓았을 돌담을 보니, 그저 말문이 막힌다.
아마도 하늘로 뻗친 키다리가 된 느티나무만큼 세월을 안고 쌓았을게다.
평생 삶의 터전을 일구어 온 덕분에 아름다운 이곳을 지나며 구경을 하게되어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가져 본다.
우거진 숲은 태고적 원시림을 보는듯 하다.
평생 하시던 농장일로 하루를 보내시는 노부부님은 구경와서 쓰레기 하나라도 흘리고 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준비중...
손끝에 잡힐듯 한 내도 너머로 외도가 있다.
다시 몽돌해안에서 울창한 동백숲길을 따라 올라간다.
중국에서 펴낸 "중약대사전"과"본초습유"에는 종려나무잎,씨,껍질,꽃,뿌리,목심 등은
어느하나라도 사람몸에 유용한 약재로 효능을 가진다.
이제는 모모레일을 이용하여 경작을 하고 수확하여 운반하니 한층 수월하겠다.
노부부의 인생을 동반해 온 고목이 갈림길에 지킴이로 서 있다.
꽃꽂이용으로 많이 애용되는 수선화는 생즙을 내어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한다고 전한다.
수선화의 비늘줄기는 거담,백일해 등에 약용으로 쓴단다.
수선이란 중국명이면 하늘에 있는 것을 천선,땅에 있는 것을 지선,물에 있는 것을 수선이라 했다.
동백꽃의 꽃말은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고결함과 겸손한 아름다움을 뜻한다.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부터 서쪽 대청도,동쪽으로 울릉도까지 자라는 상록활엽수로 동박새가 수정하는 조매화다.
11월말부터 4월까지 군락을 이루어 핀다.
쪽빛 바다를 감싸안은 해안선 긑이 해금강 실루엣이다.
수선화가 만개한 꽃밭에서 바라 본 내도와 해금강,그리고 평온한 쪽빛 바다가 영혼을 맑게 한다.
국화도 아닌데 참으로 곱고 순해 보인다.무슨 꽃일까?...
공곶이 몽돌해안과 내도가 서로 손을 내밀어 맞잡으려 하는듯 하고 해금강이 어여오라 손짓한다.
그대가 세상에 태어난것은
그대가 세상에 태어난것은 세상을 마음껏 사랑하라는 의미
그대가 세상에서 고통 받는 것은 세상을 더 깊이 사랑하라는 의미
오늘 더없이 외롭고 힘든 사람아 고독한 사람아
아직 세상은 그대의 사랑을 저버리지 않나니
부디!세상을 가지려 하지말고 세상의 품속으로 뛰어 들라
허허당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