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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 한 마리가 최근 국내 이슈의 초점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에게 ‘부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산 북항의 이름을 따서 지은 별명이다. 바다를 헤엄쳐야 할 상어 한 마리가 도심의 인공수로에 들어왔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부캉이를 보려는 방문객이 135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9월 18일 처음 발견된 부캉이는 10월 중순까지도 수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차례나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부캉이는 다시 수로로 돌아왔다. 참으로 기이한 풍경이다.
부산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바다 대신 도심의 수로를 들여다본다. 수족관도 아니고, 동물원도 아니다. 자연에서 살아야 할 상어가 우연히 들어온 공간이다.
그런데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누군가는 상어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고, 누군가는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부산 북항을 찾는다. 아이들은 신기해했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동심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이름 없는 수로가 하루아침에 부산의 명소가 됐다.
부캉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물속을 헤엄쳤을 뿐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감동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거대한 상어를 눈앞에서 보는 경이로움이었을까. 아니면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이 우리의 일상에 불쑥 찾아왔다는 사실이었을까.
부캉이의 인기는 도시의 관광과 자연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가. 거대한 조형물을 세우고, 화려한 시설을 만들고, 축제를 기획한다. 유명한 건축가를 부르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 마리 상어가 그 모든 기획을 뛰어넘었다.
13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을 찾았다. 이 숫자는 단순한 관광객 집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이 무엇에 호기심을 느끼고, 무엇에 마음을 여는지 생각하게 한다.
관광은 시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부캉이는 관광상품이 아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그곳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상어가 좁은 수로를 맴돌고, 몸에 상처가 생기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일지 모르지만, 부캉이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환호하는 동안에도 부캉이는 자신이 있어야 할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부캉이가 얼마나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을 오래 곁에 두는 일이 아니다. 때로는 떠나보내는 것이 사랑이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통해 북항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일회성 화제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북항의 바다와 항만의 역사, 해양문화와 생태환경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고민할 수 있다. 거대한 시설을 더 짓기 전에 바다 자체가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부캉이가 떠난 자리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하는 것, 그것이 북항이 고민해야 할 내일이다.
나는 부캉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아쉬워하더라도, 더는 볼 수 없게 되더라도,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이 부캉이에게는 가장 좋은 내일일 것이다.
그리고 부산은 그 이별을 통해 또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관광은 자연을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부캉이가 북항에 남긴 것은 상어 한 마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을 모으는 도시란 어떤 도시인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관광의 성공을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남기고 있다.
부캉이의 내일은 바다에 있다. 그렇다면 북항의 내일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을 배려하며, 그곳을 찾은 사람들이 오래 기억할 이야기를 만드는 도시. 그런 도시라면 부캉이가 떠난 뒤에도 사람들은 북항을 다시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