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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척 뜨거운 날이었습니다.
작년 2019년 4월 우연히 TV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대만 허우통 고양이 마을을 소개하는 화면들을 봤습니다.
그 곳에 가기로 결정하고, 학생들 시험기간에 3박4일로 대만에 다녀왔습니다.
숙소는 타이페이로 잡았지만, 허우통은 타이페이에서 전철로 갈 수도 있고,
유명한 '예스진지' 택시 투어 할 때 허우통도 포함시킬 수 있답니다.
허우통도 핑시선이 통과하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허우통은 폐광지역인데 그 곳에 고양이 마을을 조성했습니다.
대만 다른지역에서 온 관광객들, 한국인 관광객들, 일본과 서양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더군요.
고양이들이 그 지역을 먹여 살리는 거죠. ㅎ ㅎ
우리나라도 폐광지역에 카지노 대신 고양이 마을을 조성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대만은 한국에서 멀지 않은 곳이니, 언젠가 다시 하늘길이 열리게 되면
반동방 회원님들도 허우통 고양이 마을을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역에서부터 이 곳이 고양이 마을임을 알리는 벽화가 있고,
마을 여기저기 고양이 조형물들과 고양이집들이 있답니다.
본격적으로 예쁜 고양이들 만나볼까요? ^^
한국에서 가지고 간 츄르를 다 상납하고, 그 곳의 가게에서 츄르를 또 구입해야 했답니다. ^^
블랙냥이가 츄르를 정말 야무지게 먹습니다. ㅎ ㅎ
그 곳의 카페에도 정말 예쁜 카페냥이들이 있었죠. ^^
낚싯대로 유혹해봅니다. ^^
정말 예쁜 아이들입니다.
다큐 영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한국과 일본과 대만의 길고양이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죠.
한국의 길아이들 삶이 가장 열악해요.
가끔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묻곤 합니다.
학생들은 구체적인 직업을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업도 꿈일 수 있지만, 꿈이라고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느낌.......
질문을 바꿔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망상을 말해보라고 하죠.
그 망상 속에 진정으로 자신이 열망하는 것이 들어있을 테니까요.
재밌는 답변들이 많았습니다.
한 학생이 내게 나의 망상을 묻더군요.
"우선 무인도를 사야 돼."
학생들 일동 웃음
"무인도를 사서 고양이섬을 만들거야. 고양이는 크지 않으니까 큰 섬이 아니어도 괜찮아.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할 위험에 처한 아이들, 길에서 밀려나는 아이들,
갈 곳 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신의 본성대로 살 수 있는 곳,
가능하다면 중성화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곳.
수도를 놓아주고, 집을 만들어 주고
난 가끔 사료들 채워주러 가고......."
우리 동네 길고양이들 사진은 스마트폰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우선 몇 장만 올릴게요.
아주 예쁜 아이인데, 가까운 거리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도 좀 가까이 가려 하니 도망가는군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유일하게 가까운 거리를 허락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게 꼭 좋은 게 아닐 수도 있죠.
위험한 사람들도 많으니.......
얼마 전부터는 샴으로 보이는 아이가 늘 같은 장소에 나타납니다.
샴답게 사람을 좋아하네요. 유기된 걸까요? 아니면 외출냥이???
나의 망상(또는 꿈)을 조금 수정해서 가지게 된 계획이 있답니다.
우리동네 공터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었는데, 오랫동안 비어 있는 땅이지만 사유지죠.
땅 주인은 멀리 살고, 그 땅은 크기, 지형, 위치가 건물을 짓기에도 애매하고......
그래서 마음껏 아이들 밥을 주고 있었는데,
맞은 편에 사는 60대 부부가 나만 보면 시비를 거네요.
아줌마는 고양이들 시끄럽다고 악을 쓰고(아줌마가 훨씬 시끄러워요)
아저씨는 한 술 더 떠서 쥐약을 놓겠다고 하고
아저씨에게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
동물학대죄는 2년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라고 엄포를 놓긴 했지만.......
그때 결심했죠. 내가 그 땅을 사리라.
보란 듯이 그 땅에 고양이 공원을 만들 것이다.
고양이는 쉽게 들어가고, 사람은 비번을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울타리를 설치할 것이다.
샤미즈님 댁 같은 정자도 짓고, 데크도 깔고
수도와 전기도 신청해서, 겨울에 얼지 않는 물, 따뜻한 데크도 공급하고,
집도 여러 개 만들고.......
근데 생각보다 땅값이 많이 비싸더군요.
당장은 아니어도,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면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답니다.
나의 망상들(꿈들) 중 이룰 수 있는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콩이 두리입니다.
털을 밀어서 더 아기가 된 콩이, 솜털이 뽀송뽀송 어찌나 예쁜지요.
콩이는 옷방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고양이들에게도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한 건지
두리는 서재에 주로 있는데, 콩이는 옷방에 혼자 있을 때가 많고
콩이와 두리가 같이 있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두리가 스케일링을 하고 와서, 약을 먹여야 해서, 포대기로 꽁꽁 싸맸습니다.
안 그러면 내가 다칠 수 있어서 ㅎ ㅎ
두리는 털 색깔이 쥐색이어서 사진이 예쁘게 안 나와요 ㅠ ㅠ
실제로 보면 무척 러블리한 아이인데 ㅎ
많은 사진 많은 이야기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엔 봉하마을 고양이들과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초입에서 만난 고양이들도 소개할게요. ^^
첫댓글 인스타나 카페에는 학대당한 고양이 사건들이 하루가 멀게 올라오고 청원 서명글이 리그램되고 있는 지금우리나라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 제일약한존재 길고양이 에게 왜그리 가혹할까요 밥한끼 맘대로 먹지못하는 약한존재 언제쯤 개선될지 보호소라는곳에는 보호가 아닌 다친아이 치료조차 안해주고 기다리다 고통속에 자연사하고 이 현실을 모르고 살때가 그립습니다 내가 할수았는게 없어서 안타깝고 눈물만 납니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 코로나 조심하세요 ^^
앙뚜님 충분히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장애묘를 돌보는 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힘 내세요!!! ^^ ^^
저도 가끔 길아이들 돌보는 일이 힘들게 느껴지지만, 내가 그만둘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요. ^^ 그냥 지극히 상식적인 연민에서요...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가 쓴 책 <<아주 상식적인 연민으로>>, 그 책을 학생들에게 읽게 하고 리포트를 쓰게 했는데, 확실히 20대 초반 젊은 학생들은 금방 느끼고 깨닫더라고요. ㅎ ㅎ
앙뚜님도 건강 챙기시고요^^
코로나 창궐 전 다녀왔어요
가이드왈 대만은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지 않은 사람들도 집에
사료한포씩은 비축해놓는다네요 길냥이 댕댕이들을 다같이
돌본다 생각하면 된다구요 부러울 따름이에요
그러게요. 다같이 돌보면 쉬운 일인데......
어쨌거나 후리지아님 반가워요 ^^
글 무척 재밌게 쓰시고, 후리지아님 동물아이들도 참 사랑스러워요. ^^
대만에 다시가보고 싶었는데..국립박물관을~
기회가되면 여기도 가봐야겠네요..
길아이들 환경을 부러워하기에는..
학대하고 잡아먹지나 않았음 좋겠어요 ㅠ
타이페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므로, 꼭 한 번 가보실 것을 추천드려요. ^^
말씀하신 것처럼, 학대하거나 잡아먹지 말고, 그냥 놔두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캣맘/캣대디들한테 눈 흘기지 말고.......
깜돌이 윤기나는 털 바람에 날리는 모습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
아이가 착하다는 게 느껴지는 눈빛과 표정이었어요. ㅎ ㅎ
대만은 우리나라랑 하도 가까워서 그런지..항상 저의 여행지 뒷순위로 밀려 있었거든요^^..시간만 내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 강해서ㅎ 코로나 같은 게 전세계적 문제가 될지 어찌 알 수 있었을까요....ㅎㅎ 이젠 가고 싶어도 못가니..아쉽기만 합니다. 저도 허우통은 대만 가게 되면 꼭 가야지~ 하고 있던 곳이라..관심이 많이 가요~^^
흰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사진빨?이 잘 받긴 하지만..두리는 지금 사진으로도 충분히 이쁘게 나와요~ㅎㅎㅎ 콩이는 엉딩이가 하트냐옹~?^^
코로나 땜에 ㅠ ㅠ
다시 비행기를 타게 되면 무척 감격스러울 것 같아요 ㅎ ㅎ
저도 콩이 엉덩이 하트 보고 웃었답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콩이 사진을 보여주면 격하게 반응하는데, 두리 사진에는 콩이 사진만큼 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ㅎ ㅎ
두리 충분히 이쁘다고 하시니 기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