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껌 씹는 소리
흔히 영양가 없고 하찮은 말을 껌 씹는 소리라고 한다. 껌이라는 단어 자체를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듯이 껌은 비교적 가격이 싸다.
그래서 껌값이란 말도 나왔을 것이고 각종 은유적인 표현에도 등장했을 것이다. 그래도 껌값은 똥값보다는 높게 쳐주는 셈이다.
장유유서 전통 탓인지 껌 씹는 것을 점잖지 못한 행위로도 여긴다. 영화에서 불량기 많은 사람 성격을 묘사할 때도 껌 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한때 껌 좀 씹어 본 사람이란 말은 학교 다닐 때 일진이었거나 완력깨나 쓰며 유세를 떨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껌을 씹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껌은 처음 씹을 때 단물에서 우러 나오는 향기에서 판가름난다. 상표마다 그 맛과 향기가 다르다.
그러나 아무리 고급 껌도 단물이 빠진 껌은 보통 껌과 거기서 거기다.
예전에 식당이나 술집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것도 주로 껌이었는데 알콜이 들어 가면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탓에 가끔 사 주기도 했다.
지하철에서 아이들이 껌을 팔며 앵벌이를 했으나 딱히 사 준 기억은 없다. 이렇듯 가게가 아닌 비공식적으로 껌을 팔았던 것도 값이 싸기 때문일 것이다.
씹다 버리는 껌이라는 말도 하찮게 여겨 쉽게 버리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오래전에 봤던 연속극에선가 어떤 여자가 남자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뒷바라지를 했는데 남자는 출세를 한 후 딴 여자에게 가 버렸다.
여자는 배신감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눈물로 호소했지만 한번 돌아선 남자의 뒷모습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때 여자가 독기를 품고 했던 말이 내가 씹다 버린 껌이냐고 했다.
남자는 여자를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
"껌 씹는 소리 그만 하고 냉수 마시고 정신 차려라."
껌을 만드는 회사는 롯데와 해태가 대표적이었다. 오리온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나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성인이 된 후에는 내가 껌을 잘 씹지 않았기에 가게에서 껌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오래전 공중전화를 써야 할 때 동전이 필요해 껌을 샀던 적은 있다. 한때 프로야구 해태와 롯데가 라이벌인 시절이 있었다.
선동렬과 최동원이 투수로 활동했던 때가 그 절정이었을 것이다. 롯데 팬은 해태껌을 씹고 해태 팬은 롯데껌을 씹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그렇게 유행으로 떠돌았다.
2. 껌 떼는 소리
나의 껌 씹는 소리는 계속된다. 1박 5일 껌 씹기다.
어릴 때 워낙 가난한 집에서 자랐던 나는 군것질이란 것을 모르고 살았다. 가끔 친척 어른이 집에 왔을 때 용돈을 받으면 어머니는 단단히 내게 일렀다.
"배 안 부른 사탕 같은 거 말구 꼭 빵을 사서 먹거라."
어머니한테는 오직 배 부른 음식이 최고였을 것이다.
나도 늘 허기짐에 시달렸기에 동네 점방으로 달려가 모처럼 빵을 사서 먹었다. 감자나 고구마만 먹던 아이에게 난데없는 호사였다.
평소 얼마나 허기가 졌으면 친구네 집 장독대에 놓인 치약을 짜서 사탕인양 먹었을까.
당시 나는 칫솔이란 걸 가져 본 적이 없고 소금을 묻힌 집게 손가락으로 이빨을 닦았기에 치약 맛을 마치 박하사탕처럼 여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쓸쓸한 추억이다.
이런 나에게는 껌도 귀한 군것질거리였다. 그래서 씹다 버리는 껌이 아니라 고이 간직하는 껌이다.
누이가 명절 때 고향 내려 오면 껌이나 사탕을 사 오기도 했는데 이때가 나의 군것질 전성기다.
그동안 얻어 먹기만 했던 친구들에게도 나눠주며 인심을 쓰기도 했다. 껌을 한 두세 개쯤 씹었을까.
밥을 먹을 때면 밥상 한쪽에 놓았다가 다시 씹었고 잠을 잘 때는 벽에 붙여 놨다가 다음날 또 씹었다.
껌을 벽지에서 뗄 때면 종이가 묻어나기도 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씹기만 할까. 씹는 게 싫증이 나면 손가락으로 주무르며 늘렸다 보탰다 하는 놀이를 했다. 제대로 씻지도 않은 손으로 말이다.
지금이야 질색할 일이지만 그렇게 위생 관념이 없었다. 껌에는 고추가루가 묻어 있기도 했고 손가락으로 주무른 껌을 다시 씹다가 잠을 잘 때면 벽에 또 붙였다.
한 일주일 가까이 씹었을까. 어느 날 사단이 났다.
껌을 뱉어 벽에 붙이는 것을 잊고 잠이 든 나는 이튿날 아침 내 옆머리에 붙은 껌을 발견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머리에 붙은 껌이 문제가 아니라 아까운 껌을 다시 씹을 수 없다는 서운함이 더 컸을 것이다.
엄니는 베개에도 껌이 붙었다며 꾸중을 했고 껌이 붙은 내 머리를 가위로 도려냈다. 내 머리칼 모양은 마치 쥐가 뜯어 먹은 것처럼 변했지만 그대로 학교에 갔다.
그런 내 머리를 본 동무들이 깔깔대며 놀리기도 했건만 가난한 어머니가 이발관에 갈 돈을 준 며칠 후까지 나는 그 머리로 학교를 다녀야 했다.
오늘 나의 껌 씹는 소리는 여기까지다.
비록 껌값을 받으며 연명해 온 저렴한 인생이지만 남은 인생은 조금이나마 단물이 우러나는 영양가 있는 생이기를 바래 본다.
첫댓글 껌과 함께한 우리네 지난 가난했던 살림살이 이야기이네요
ㅎ 리디아님 잘 지내시죠?
어제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다가 문득 어릴 적 머리에 껌 붙은 이야기가 생각났답니다. 하다 보니 누추한 치약 이야기도 꺼내게 되었네요.
평온한 가을밤 되세요.ㅎ
유현덕 아우는. 옛날 일를 어찌 다 그렇게 기억 하는지
옛날엔 모두가 가난 했기에 아마도 그런 기억들이 많을겁니다
껌은 당연히 벽에 붙여서 몇칠씩 씻었는지는 모르지만.
학교다닐때 워낙 작은 키로 다녔기에 쪼매나. 한 애로 기억하여서 껌 씻는애들 하고는 상괸이 없었으니 다행 이십대가 넘어서 동기생들이
니가 ㅡㅡ?
껌에 대한 추억을 자세히 글로 표현해서. 잠시 옛날 생각을 해 봤네요
앞으로 남은 인생은 꽂길만 걷기를 간절히 바라는 누이가.
건강도 하시고요
마야 누이를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전히 활자를 대하는 풍성한 감성을 댓글에서 느낄 수 있네요. 어릴 때 저는 참 씻는 것을 싫어했던 아이였답니다.
수도가 없던 시절이라 천상 어머니와 누이가 우물에서 길러온 물로 씻었는데 그것도 씻는 둥 마는 둥 물만 묻히는 고양이 세수가 대부분이었지요.
그런 아이가 자라서 이제서야 마치 교양 있는 것처럼 하려니 계면쩍기도 합니다.
그렇게 땅바닥을 뒹굴며 자랐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잡초 근성이 길러지긴 했던 모양입니다.
마야 누이, 이 좋은 가을 맘껏 즐기시길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을을 타보겠는지요. 건강한 가을 되세요.ㅎ
요즘은 아이들이 단단한걸 씹는걸 잘 못해서 턱관절 발달이 안된다는데
생각해보면 귀한껌
붙였다 뗐다하며 열심히 씹어서
현덕님 턱관절 튼튼하쥬? 다 나쁜건 없는거지유? ㅎㅎ
지금 남은인생 쫀득쫀득 단맛나는 삶 살고 있자나요
그저 지금처럼만 쭈욱~~!!!
앗! 오랜만에 보는 정아님이네요.
요즘 아이들이 치아가 약해 단단한 걸 잘 씹지 못할 뿐 아니라 툭하면 아토피 같은 것이 생기는 것도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네요.
적당히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면역력이 생겨 질병을 잘 이겨낸다네요.
제가 질긴 음식도 곧잘 먹는 치아에다가 감기도 잘 안 걸리는 편이고 비교적 큰 질병 없이 살아온 것도 두더지처럼 흙투성이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답니다.
이상 흙수저의 자기 위안이었습니다.ㅎ
정아님 멋진 가을 되시길요.
확실히 글 맛갈나게 쓰시네. 아우님 ㅡ
ㅎ 코알라 선배님이 여기까지 오셨네요.
선배님이 행여 글맛을 느끼셨다면 억지로 지어낼 생각보다 그냥 속에 든 것을 그대로 풀어 내서 저절로 맛이 생겼나 봅니다. 이럴 땐 겸손해야 되는데,,ㅎ
순한 코알라님 평화로운 밤 되세요.
@유현덕 ㅎㅎ 순한 코알라는 아니고 무서움을 타는 코알라 (나무 아래는 다 무서워) 카페에서 가지 못할 곳이 어디 있으랴 글이 있으면 보라고 있을테니...
내글도 한번 찾아서 댓글 한번 넣어주면 ㅎㅎ 금상첨화 일텐데요
유현덕님 ㅡ
어쩜 껌에 대한 이야기 꺼리가 이렇게나 많은가요..
현덕님의 기억력은 무궁무진 하네요.
거의 우리들 공통의 추억이 아닌가 싶습니다.
껌이랑 크레파스 함께 싶으면 색이 고운 껌 만들어 벽에 붙여놓고 잠도 자고..
밀밭을 지나다가 밀 익은거 알맹이 씹으면
찐득찐득 하니 잠깐 껌이
되지요.ㅋ
소나무 송진도 섞어서 더
찰지게도 해보고요.ㅎㅎ
요즘에는 운전할때
자일리톨 껌 한개로
껌좀 씹습니다..ㅎ
저보다 샤론님이 껌에 대한 추억이 더 많네요. 크레파스로 만든 고운 염색껌이나 소나무 송진 껌을 저는 씹어 보진 못했답니다.ㅎ
굳이 염색 안 해도 벽에 붙였다 뗐다 하면서 며칠 동안 씹다 보면 조금씩 색이 변하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요.ㅎㅎ
밀껌은 저도 씹어본 적은 있습니다. 밀에도 품종이 있었던지 어떤 밭의 밀은 껌처럼 안 느껴져서 씹다 그냥 삼키기도 했지요.
껌 하나에 이렇게 많은 추억이 담겨 있을 줄이야. 쓰고 나서 샤론님 댓글 보니 새록새록 새로운 추억이 떠오릅니다.
껌을 씹으면 졸음도 쫓을 수 있고 뇌 건강에도 좋다고 하데요. 샤론님 멋진 날들 되세요.ㅎ
사람들 껌 씹는거야 그렇다치더라도 개가 껌을
씹는다는게 왜 그리 웃기고 재미있던지...
그러다가 개놈도 이빨이 아픈지 잠시 뱉어내고
쉬기에 조금 놀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 그 껌을
발로 슬쩍 치웠다는거 아니겠소 ~
그 순간 자기 껌을 뺏어간다고 생각했던지
그놈의 개가 와락 덤벼들어 아해의 정강이를
물었고, 아해는 다섯바늘이나 꿰맸던 슬픈 추억...
껌 씹는다는 글이나 사람들이 껌 씹는걸 보면
나는 그때 그 추억이 생각나네...
개가 껌 씹는 소리하네~ 나는 실제경험이고..ㅎ
54년이 지난일이지만 그때 그 흉터는 아직도
남아있다네~ (*_*)
적토마 선배님의 껌 씹는 소리가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네요. 아니 酒님 생각이 나게 하는 술푼 이야기라 해도 되겠습니다.ㅎ
선배님 경험담에서 느낀 점은 개가 먹이든 껌이든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거네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은 들었으나 이제 껌 씹는 개도 건드리지 말아야 함을 하나 추가해야겠네요.ㅎㅎ
얼떨결에 개한테 혼쭐이 난 그 아해가 이리 잘 생기고 유머스런 어른으로 성장했으니 껌 씹는 이야기가 때론 배움이 되기도 한 셈이네요.
예전에 부평이나 가리봉동 다방에서 일하는 레지들도 껌을 참 맛나게 씹었더랬습니다. 짝짝 껌 씹는 소리를 제대로 낼 줄 아는 전문가였지요.
깊어 가는 가을 밤에 이런저런 껌 씹는 이야기로 적토마 형과 공감하는 밤이 참 좋습니다.
근데 말껌은 왜 없나 몰라,,ㅎㅎ
@유현덕
그런데 그 개한테 물려 다섯바늘을 꿰맨 육체적
아픔보다 더 아픈건, 새엄마의 무관심...
친엄마 같았으면 내 새끼가 다섯바늘이나 꿰맨
사고를 당했으니 개주인한테 달려가 난리를
쳤을텐데, 새엄마는 아해가 광견병에 걸리든
말든 죽든 말든 완전 무관심...
아해는 발을 절뚝거리며 병원에 보름간 혼자
다니면서 그 병원 간호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詩(시) 한줄로 남아있다네...
에고~ 불쌍해라...엄마도 없이 혼자 병원을
이렇게 오는구나~
아해는 그말에 정강이 꿰매는 아픔보다 더 아픈
마음으로 펑펑 울었다고하지....ㅎ~
개가 껌 씹는 장면...그 이후 새엄마가 껌 씹는
모습을 봤을때 아해는 덕분에 몸서리치게
조숙한 철학자가 되었지...
그래서 군대도 개병대를 갔나 ? (^_^)
@적토마
형한테는 그것이 상처이면서 잊을 만하면 다시 떠오르는 일종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그런 역경에도 형은 움츠러들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 소소한 가족드라마 올릴 수 있는 무대를 가꾸웠으니 잘 살아온 인생입니다.
마음의 상처든 피부의 상처든 영영 잊기는 힘들 테지만 가능한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적토마는 트라우마를 잘 이겨낸다.ㅎ
토닥거리며 제가 응원합니다.
요즘 껌을 덜 씹는 추세야요
입냄새 제거로 씹던 적도 있었지만 요샌 구취제도 워낙 잘나오잖아요 ㅎㅎ 껌에 대한 우리들 추억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사람일 수록 껌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고요 저 또한 그렇지요 껌에 대한 단상 공감 격하게 합니다
제 지인 중에 지금도 밥을 먹고 나면 꼭 껌을 씹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 냄새 제거뿐 아니라 양치 역할도 하기 때문이라네요.
어른들이 짝짝 내는 껌 씹는 소리 따라 하려고 비법을 공부하기도 했으나 저는 끝내 실패했답니다.
언제부턴가 껌을 아예 씹지 않게 되면서 저는 요즘 껌값도 잘 모른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껌값도 많이 올랐겠지요.ㅎ
만년 재주꾼 운선님의 껌에 대한 추억을 소환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가을 타는 날들 무사히 잘 보내시길요.^^
너무너무 공감되는 글입니다
단물만 빠졌다고 버리면 그것은 껌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죠
누가 붙였던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난 사람이 벽에 붙은 껌을 떼어서 씹으면 임자가 되었으니...
위생 그런건 우리사전에 없었습니다
나중엔 벽지랑 크래용이랑 모든게 섞이고 섞여 허슬 허슬해져서 씹을수 없어야 버렸죠
ㅎ 호유니님 댓글이 명품입니다.
댓글 읽다가 그만 빵 터졌네요. 누가 붙였던 간에 아침에 일찍 일아난 사람이 껌을 떼어서 씹으면 임자가 되었다는 대목에서요.ㅎ
저는 껌을 남에게 뺐긴 적이 없었는데 제가 막내였던지라 감히 뺐어 씹을 생각을 못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위생관념 없기는 저도 님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학교에서 용의검사 할 때나 좀 신경 쓸 정도였습니다.
오래 씹은 껌일수록 인생의 희로애락이 더 많이 담겼음을 오늘 알았습니다. 공감해주신 호유니님 반갑습니다.ㅎ
갖고 놀기도 하고
벽에 붙였다 다시 떼어 먹고
씹다가 자서 머리에 붙어서
그부분만 머리카락 잘라내고요.
껌 씹었던 이야기 재미있네요.
풍선껌 씹는 것도 재미있었지요.
누가 크게 부나 내기도 하고
또 풍선이 터져서 얼굴에 껌이 달라붙고요. ㅎㅎ
껌 사 갖고 갈테니
언제 산행에서 만나면
같이 껌 좀 씹어보자구요. ㅎㅎ
린하님의 추억에 공감합니다.ㅎ
말씀처럼 풍선껌도 인기 있는 껌이었지요.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더 인기가 있던 껌이 풍선껌이었습니다.
껌 종이를 모으는 친구도 있었답니다. 물자 귀하던 시절이라 그랬을 겁니다. 판박이 껌도 있어서 공책이나 책받침에 문질러서 붙이기도 했구요.
린하님 말씀처럼 간만에 껌 한번 제대로 씹어 보자요. 예전에 껌 씹던 실력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요.
일단은 건강한 날들 되세요.ㅎ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글을 보면 세 줄 읽으면 재미없다고 읽다가 마는데
유현덕님 글은 재미있어서 후딱 해치웁니다 ㅎ
유년 시절 다 겪었던 이야기라서 그런가 봐요
유숙이란 친구가 치약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빙둘러 앉은
아이들에게 손바닥에 조금씩 짜주면 설탕처럼 달아서 빨아먹었었지요
지금은 껌 종류도 많고 형형색색 모양도 예뻐요
희미한 전구 등 아래에서 겨울이면 빨간 내복을 훌러덩 뒤집어 이를 잡고
배람빡에 붙여놓은 내일 일어나서 먹을 생각을 하면 저절로 미소가 씨익~ 그러고 잠이 들었습니다
물수건파와 상근이파에 휩쓸려서 저는 잠시 종로 3가에서 껌 좀 씹고 다녔습니다
찌린내 나는 파고다 공원을 지나 후질구레한 낙원상가 건물에 원투쓰리 캬바레도 가고 ...
금자의 전성시대 ㅋㅋㅋ
ㅎ 가리나무님 댓글에 공감이 갈 뿐 아니라 재미가 있어서 미소 지으며 읽었습니다. 댓글임에도 마치 단편소설 같은 느낌입니다.
님이 치약 맛을 아는 것에서 그만 동질감이 격하게 생기네요. 달착지근하면서 알싸한 그 맛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요.
이를 잡던 풍경도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저는 엄니가 이를 자주 잡아 줬는데 삐쩍 마른 내 강아지 피를 이것들이 다 빨아 먹는다면서 열심이셨지요.
엄니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으면 뒤집은 내복 곳곳에서 이를 찾아낸 엄니는 입에 넣고 이빨로 톡톡 씹었답니다.
국민학교 교실, 내 앞자리에 앉은 단발머리 선자의 뒷머리에도 하얀 가루처럼 이들이 붙어 있었지요. 그 시절은 그랬습니다.
가리나무님이 한때 종로에서 껌 좀 씹으셨다니 친근함이 생기네요. 저는 가리봉동에서 껌을 씹었고 종로에서는 주로 친구나 여친을 만나 데이트할 때 갔던 곳입니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주마등처럼 스치는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금자씨의 전성시대두요.ㅎ
아주 옛날 이야기.
추억에 잠겨요. 잘 쓰세요
넵! 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아주 옛날은 아니고 50여년 전 이야기네요. 자연이다님이 추억에 잠기셨다니 다행이구요.ㅎ
항상 좋은 날 되세요.
하여튼 그 껌이 쌓이고 쌓여
잠실 롯데 타워 123층이 우뚝 섰습니다.
껌이 제조강국 우리나라 모든 상품을 압도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전자, 반도체를 한 삼성도 전자만 한 LG도 자동차를 판 현대도 아직 100층을 못지었습니다.
잠실의 롯데 타워가 123층인 줄은 몰랐습니다. 제일 높은 건물로 한 100층은 넘겠거니 했는데 꽤 높네요.ㅎ
롯데가 껌을 많이 팔아서 그 빌딩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북한산이나 수락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 산에 오르면 어디서든 보이는 빌딩이기도 합니다.
서울의 대표적 빌딩임에도 저는 여태 그곳을 올라가 보지를 못 했네요. 그저 멀리서 보는 것으로,,ㅎ
영양가 있는 글 재미지게
읽었습니당ㅎ
껌은 후라보노가 있는
ㄹㄷ 껌이 최고에욤 ㅋ
즐거운 저녁시간요
ㅎ 역시 글쓴이를 힘이 나게 만드는 칼라풀한 댓글입니다.
누군가와 작은 것으로 소통하면서 기분 좋아지는 것도 이 카페의 매력이긴 하죠.
언제나 파워풀한 칼라풀님의 활동에 많은 회원들이 선한 영향력을 받을 겁니다. 평온한 가을밤 되세요.ㅎ
@유현덕 김장 하려고 다발무 한단 샀어요
5개 달린 다발무..
얼마나 무가 크고 무거운지
낑낑 들어 씻어서 씽끄대에 ㅋ
무 이파리는 우거지국 해
먹어야징 ㅋㅋㅋㅋㅋㅋ
@칼라풀
우왕~ 무가 정말 실하네요. 다발무를 샀으니 무청 시래기는 자동으로 덤이었겠네요.
무청이 비타민이 많아서 좋다지요. 우거지국도 맛있지만 제 아내는 생선 같은 거 조릴 때 밑에 깔데요. 부드러운 시래기에 양념이 배어서 완전 밥도둑,,ㅎㅎ
알뜰 살림꾼 칼라풀님을 응원합니다.ㅎ
참!ㅡㅎ
글쟁이는 역시 다르군요..
껌 한 쪽으로 60여년 세월을
불러오고
모두를 목 빼고
공감의 끄덕임을
하게 만드니..
도배지가 묻어나와 묘한 맛을 내던
그 껌딱지가
새삼 그리운 시간이네요..ㅎ
ㅎ 반가운 요석님, 벽지가 묻은 껌맛도 아시니 우리는 추억의 동지입니다.
며칠 전 산에 갔을 때 바위틈에 핀 들꽃을 봤어요. 꽃도 예쁘지만 저는 들꽃의 은은한 향기를 좋아합니다.
찾아 주는 사람이 있던 없던 들꽃은 강하지 않으면서 맑은 향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요석님 댓글을 보자 문득 그 들꽃이 생각나네요.
이 좋은 가을 풍성하게 보내시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