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용현 5동의
옹진군청. 청사 본관 오른편에는 '효심관'이라는 별관이 있다.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지어졌지만 주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강당은 예식장으로도 쓴다지만 지난해 단 4건의 결혼식이 있었다.
1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은 모든 군민이 섬에 살고 있지만, 군청은 육지에 있어 오가기가 불편하다. 군민 이 모 씨는 "군청 일을 보기 위해 뭍으로 나오려면 하루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물리 치료와 방사선검사실까지 갖춘 군청 보건실은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취재진이 지난 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민원실을 방문한 주민을 세어봤더니 고작 4명에 불과했다. 정작 군청이 처리하는 업무는 용현 5동 주민들의 민원이 더 많았다.
군청은 지을 때부터 잡음이 많았다. 245억원이던 설립 자금은 부지 매입 비용 등이 추가되면서 300억원을 넘어섰다. 재정자립도(전체 예산에서 지방세 등 스스로 마련한 재원의 비율)가 20%대인 옹진군에는 버거운 사업이었다.
2006년 완공 이후 3년간 청사 유지비는 총 34억원(구 청사 개·보수 비용 등 포함)에 달한다. 유지비와 운영비는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옹진군 인구는 1만8000명 정도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적지만, 청사 면적은 1만4984㎡(약 4530평)에 달한다. 주민 1인당 면적으로 따지면 서울시가 짓고 있는 신청사의 91배나 된다. 주민들 사이에선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군청인지 모르겠다. 군청 직원들이 편해지려고 시내에 지어놓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들의 '호화 청사' 바람은 시청, 구청을 거쳐 옹진군의 사례처럼 군청으로 번져 있는 상태다.
전라남도 신안군은 163억원을 들여 새 청사 공사를 진행 중이고,
전라북도 임실군은 265억원을 들인 청사를 최근 완공했다. 두 군(郡)은 모두 재정자립도가 10%대 초반에 그친다. 신안군과 임실군의 새 청사는 주민 1인당 면적이 전남도청에 비해 6배, 10배나 넓다.
이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이 큰 예산을 들여 청사를 짓게 되면 지방재정은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아방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던 호화 청사를 지은
성남시청은 최근 지급유예(모라토리엄) 공방에 휩싸였다.
대전 동구청은 707억원짜리 신청사를 짓다 예산 부족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재정자립도가 12.2%에 불과한 상태에서 일을 벌여 구청 직원들의 월급도 못 줄 판이다.
첫댓글 저렇게 계획한 인간들 전재산 압류해야 합니다~~~~
무신 아방궁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