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여가 21-40, 성은미용실 사장님께 추석 인사
추석을 앞두고 성은미용실 사장님께 추석인사를 드리러 가는 김에,
김민정 씨께서 머리를 다듬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옷을 사고, 머리를 다듬으면서
아버지를 뵈러 갈 준비를 하는 것인가 보다 하고 짐작했다.
미용실에 가는 길에 김민정 씨께 물어봤다.
“김민정 씨, 머리는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예, 예.”
“(손가락으로 가위 모양을 만들어서 자르는 몸짓을 하면서)
지금 머리처럼 짧게 유지하고 싶으신가요?”
“예, 예.”
“(직원의 머리를 보여주며) 저처럼 길러보고 싶으신가요?”
“예, 예.”
김민정 씨께서 직원의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만지기에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몇 번이고 머리카락을 위에서 아래로 쓰다듬었다.
김민정 씨의 눈빛과 손짓에 담긴 마음을 헤아려 다시 물어본다.
“김민정 씨, 머리를 길러보고 싶으신가요?”
“예!”
“그러면 머리 기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중간중간 조금씩 다듬으면서 길러보실래요?”
“예, 예.”
“네, 알겠습니다. 미용실에 가면 마음이 또 달라질 수도 있으니
성은미용실 사장님께 추천도 받고 의논해서 결정해보실래요?”
“예, 예.”
추석을 맞아 성은미용실 사장님께 선물을 사 가는 게 어떤지 물어보니
김민정 씨께서도 몇 번이고 “예, 예.” 하고 답하셨다.
어떤 선물을 사 가면 좋을지 물으니 무언가를 마시는 몸짓을 하셨다.
상황을 헤아려 다시 물었다.
“김민정 씨, 성은미용실 사장님께 마시는 것 선물하고 싶으신가요?”
“예, 예.”
“미용실이라 손님들이 자주 오고가니
커피나 차 같은 것을 선물하고 싶으신 건가요?”
“예!”
“그러면 곧 날씨도 쌀쌀해지고, 가을 지나 겨울이 올 테니
우유나 크림이 들어간 라떼 같은 걸 사보는 건 어떤가요?”
“예, 예!”
성은미용실 사장님 선물로 차보다는 커피가 좋을 것 같고,
곧 추워질 날씨를 생각해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사고 싶다고 하셨다.
분명하게 표현해주시는 김민정 씨 덕분에
곁에서 도울 때 어떻게 묻고 어떻게 함께해야 할지 배워간다.
성은미용실 근처에 가까워지자 김민정 씨께서 손짓하며 내릴 준비를 하신다.
차에서 내려 한 손에 커피 상자를 들고 앞장서신다.
성은미용실 사장님을 만나 인사드린 후에
김민정 씨께서 선물을 산 과정을 대신 전했다.
미용실이라는 공간과 쌀쌀해지는 날씨를 고려해서
선물을 고른 김민정 씨의 마음을 전해 듣고 성은미용실 원장님께서
“와, 정말이가. 민정아 고마워. 돈 너무 많이 쓴 거 아니가.” 하시며 김민정 씨께 고마움을 전했다.
김민정 씨께서 가운을 입고 머리할 준비를 하셨다.
성은미용실 사장님께서 익숙한 듯이 김민정 씨와 이야기를 나누셨다.
“민정아, 너 예전에 긴 머리 좋아했잖아.”
“예, 예.”
“이번에 한번 머리 길러보고 싶어?”
“예, 예.”
“그러면 매직으로 파마를 좀 풀고, 조금씩 다듬으면서 길러보자.”
“예, 예.”
“김민정 씨, 머리하는 모습 사진 찍어 남길까요?
아버지께도 보내드리고요?”
“예, 예.”
직원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 하니 김민정 씨께서 손으로 브이를 하신다.
추석과 오랜만에 아버지와의 만남 앞두고 김민정 씨도 설레신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머리를 하면서 성은미용실 사장님께서 김민정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는 나누셨고,
김민정 씨와 함께했던 추억을 나눠주셨다.
성은미용실 사장님께서는 아버지께서 50이 다 되어 김민정 씨를 보셨다는 것도 알고 있고,
수술한 것도 알고 있고,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20대의 기운 넘치던 김민정 씨의 모습도 알고 있고,
근처 카페와 학원에서 일했던 때도 다 알고 계셨다.
김민정 씨께서 머리하는 동안 성은미용실 사장님을 통해
김민정 씨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은미용실 사장님과 김민정 씨와의 인연이 참 깊다는 것도 전해졌다.
“정경은 선생님께서 성은미용실 사장님이
참 좋은 분이라고 저한테 소개해주셨어요.
지난번에 인사드릴 때도 말씀드렸지만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성은미용실 사장님께는 꼭 인사드리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와, 감동인데. 정경은 선생님도 진짜 좋은 분이라.
민정이가 인복이 있어. 지난 선생님들도 다 좋은 분이었거든.”
“저도 김민정 씨의 지난 기록을 읽으면서 그렇게 느꼈어요.
김민정 씨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늘 있었더라고요.”
“아직까지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 나는 그런 것 같아.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서 아직 세상이 살 만해.”
약을 바르고 기다리는 동안 몇 분의 손님이 오셨다.
김민정 씨께서 성은미용실에 들어와서부터 줄곧 웃었는데
소리가 점점 커지니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민정아, 다른 손님도 있으니까 조용히 해야 돼.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김민정 씨께서 손으로 ‘쉿’ 하는 동작을 하고 그 뒤로는 조용히 계셨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공간에서 김민정 씨께서
큰 소리로 무언가를 요청하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주변에서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곤 했었다.
김민정 씨 곁에서 소리를 조금만 낮춰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려도
상황은 그대로일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순간에 김민정 씨의 친근한 지인 분이
때와 장소에 맞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것을 보며 배움이 깊었다.
김민정 씨라서 이해받고 용납받기보다
누구라도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
그렇게 김민정 씨를 대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그 마음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민정 씨께서 머리를 마치고,
앞으로도 시내에 나올 때면 별 일 없더라도
오며가며 인사드리겠다고 전한 후 미용실을 나섰다.
성은미용실 사장님께서 내일 아버지 잘 뵙고 오라며 배웅해주셨다.
김민정 씨께서 몇 번이고 “예, 예.” 하셨다.
2021년 9월 9일 목요일, 서지연
가면 반기는 곳, 반기는 사람이 있는 곳,
한 곳으로 삶이 충만합니다. 은혜입니다.
성은미용실 원장님 한 말씀 한 말씀 귀합니다.
우리에게 용기를 주며 채근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 이웃과 인정이 있는 세상! 월평
첫댓글 “아직까지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 나는 그런 것 같아.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서 아직 세상이 살 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