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
어느새 보내는 하루가 슬픈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언제부턴가
달력을 떼 낼 때마다
버리지 못하고 가슴에 둔 그리움이 스멀댑니다.
먼 지난날
세상의 나이로는 수십 년이지만
내 마음속 나이는 어제 같은 날
깍두기공책에 일기 쓰는 게 고작이었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놀이로는 교회 앞 뜰에서 구슬치기와
학교 운동장 철봉에 매달려 있는 게 다였던
읽을 동화책 한 권 없었던 어려웠던 시절
우리들에게 글짓기를 지도할 선생님이 오신 겁니다.
선생님은 목사님의 따님으로 서울에서 국어 선생님이셨는데
몸이 아파 잠시 쉬러 오셨다 하셨습니다.
신이 난 우리 또래들이 주일마다 모이는 것은
예쁜 여선생님과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백일장 대회에 참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도. 문학이 뭔지도 모르면서 선생님과 함께 기차 타고 서울에 가신다 하니
우리는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선생님의 안내로 찾아간 상상만 해보았던 대학 캠퍼스
수백 명의 백일장 참석 학생들 속에
초라한 나와 친구들은 선생님 뒤만 병아리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가을이란 시제로 글을 써내고
선생님이 준비해 오신 도시락을 먹은 후
발표를 기다리시는 선생님께
자신이 없으니
내려가자고 말씀드렸지만
선생님은 맨 앞줄에 당당하게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나의 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선생님은 "실망하지 말아라. 좋은 경험으로 삼으라며 "
되려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요일 기억나지 않는 11월 어느 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우리들은 좋아라
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첫눈에 대한 글을 써보라 깍두기 원고지를 주시었지만
우린 장난처럼 입이 없는 눈사람 그려놓고 깔깔거리며
추위도 잊은 채 뛰어갔습니다.
그 뒤 몇 달이 지나도 선생님은 보이질 않아
목사님께 여쭈어보니 가르쳐준 곳이 대학병원이었습니다.
병원에서 뵌 선생님은 몰라볼 정도로 야위어져 계셨고
목소리도 힘이 없으셨습니다.
서울에서 몸이 아파 아버지 교회로 쉬러 오셨건만
우리들을 방치할 수 없다며 목사님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까지 우리들을 인솔하여 다녀오신 것입니다.
하얀 눈이 좋다고
어린아이처럼 소리치시던 선생님
추운 겨울에 바지 주머니에 손 넣고
내리는 눈 바라보는 행복을 아느냐고 물으시던
노란 단풍잎 눈 속에 목욕하듯 앉아 있는 아름다움을 아느냐 하시던 ~
펑펑 쏟아지는 눈을 보며
우리들이 좋아라! 괴성을 지르며
뛰어놀던 그날
꽃잎 같은 눈 지례 밟고 멀리멀리 떠나셨습니다.
헤어지며 사는 것이 삶이련만
보고 싶음을 싣고 가는 세상의 나이가 몇이나 될까요?
선생님을 보낸 겨울들은 너무 추웠습니다.
사랑하는 분들은 가고 안 계시지만
오늘 하루를 보내며
내일이 걱정되는 건
지난 먼 날의 기억도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까지
모두 잊고 사는 날이 오면 어쩌나 하는 것입니다.
11월 초하루
연무한 하늘이 구름 몰고 다닙니다.
내릴 눈은 산 넘어에서 기척하고 있는데
마음은 벌써 함박눈 내리고 있습니다.
"끝까지 좌절하지 말고 당당해라"
"시를 쓸 때는 기도드리듯 마음을 내려놓으시라 하셨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시를 쓸 때면.
다정히 손을 잡아 주시던 선생님을 생각하곤 합니다.
글은 "진실보다 더 진실되게.."
제가 그 선생님에 마지막 제자였습니다.
11월에 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분 계십니다.
ㅠ 슬픔의 계절에 다리가 아파 더 슬픈 저에게 오늘 바다님 출석부가 아프게 닿습니다 이별.. 사랑하고 의지했고 인생의 등불이라 여겼던 이와의 이별 온통 슬픕니다 제 몸이 안좋아서 이러는지 바다님 너무 잘읽었습니다 출석합니다~
다리가 불편하시면 어째요~?
빨른 꽤유를 위해 기도할게요
잘주무시고 잘드시고
즐건음악 틀어 놓고
아셨죠 ~?
저도 어머니 입원하신 병동에서
보름넘게 있네요
일교차가 큽니다
감기조심하시고요
젊고 예쁜 선생님이 그렇게 떠나가시다니 ~~
읽으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살면서 누구에게나 아픈기억은 하나씩 있는듯 합니다
슬퍼라 ㅠㅜ
시골바다님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눈을 기다리는 건
선생님이 생각나서 그런가봐요
그때는 아름다운 계절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에겐 슬픈시간이었어요
감사드려요 둥근해님
일교차가 큰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요
누구에게나 슬프 추억이 있겠지만
스승과 제자의 사랑 아름답습니다.
스승님의 유지를 받들어 대성하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려요 지기님
요즘은 어머니가 병동에 계셔서
제가 회사도 안 나가고 있어요
간병인이 계신데
제가 안보이면 불안 하신가 봐요
일교차가 큽니다
환절기 건강 유의 하시어
편안한 11월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슬픈 추억이십니다.
진실되게 시를 쓰시라는 말씀
가슴에 와 닿게 되네요.
시는 사무사라고
공자님도 말씀하셨지요.
감사드립니다 신미주님
가끔씩 선생님의 말씀을 잊고 살곤 합니다
일교차가 큽니다
환절기 건강 챙기십시오
다 살고가도
이세상 소풍이 짧은데
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가는 청춘들이 있더군요
모든게 주어진 운명인것 같아요
세월은 유수같이 흐르고
좋은분들도 떠나도
변하지 않는 건
제 마음속 지키미 이지요
감사드립니다 서초님
춤만 잘추시는줄 알았는데
그림 또한 프로급이시데요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요
깍두기 공책
깍뚜기 원고지...정겹습니당.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늘 새롭게 꺼내시고
계시니 그 선생님도 행복하실겁니다.
동화같은 시절인연들에
그리 정서도 맑으시고요~
출석합니다~
국민학교 시절의 선생님포함
하늘도 땅도 계절까지 그리운 단어이지요
감사드립니다 몽연1님
일교차가큰 환절기
건강챙기시고요
아 슬퍼요. 출석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자연이다2님
첫눈을 기다리며
선생님을 생각하고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
건강챙기시고요
아름답고도 가슴 시린 동화 한 편 읽은 듯합니다.
목사님 따님이었던 그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지극하고 귀합니다.
그 사랑을 소중하게 기억하시는 시골바다 방장님의 사랑도 더할 나위 없이 귀합니다.
아름다운 글 가슴으로 읽고 저녁 반 출석합니다.
잘 지내시죠?
그 시절에는 교회가 놀이터고 제2의 학교였죠
예배시간에 딱지치기하며 놀았지만
그 교회 그 시절이 마냥 그립습니다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는 건
아마도 하얀 눈이 있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일교차가 큰 11월 초하루
감기조심하시고요~~
좋은 시간에 뵙기를 바랍니다~
늦은 출석입니다
11월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뭇별님
일교차가 큰 환절기 항상 건강 하십시오~
선생님과의 소중한 기억이 깊이 새겨져 있네요.
그 따뜻한 가르침과 사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비온뒤님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는건
아마 하얀 눈이 있어서 일겁니다
세월은 어느듯 11월
눈이 녹으면 다시 봄이 오겠지요
환절기 건강 챙기십시오~~
거의 결석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출석 점호에 답합니다.
제 고향이 <시골 바다> 말 그대로였습니다.
시골바다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