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주 대림 제3주일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요한1.6-28)
혹시 신부님이세요?
(김재덕 신부. 대전교구 천안 원성동성당 주임)
유학 중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고 다시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이륙 후 한참 시간이 지났을 때. 한 승무원이 `혹시 신부님이세요?`
사복을 입고 있어서 살짝 당황했다.
네. 신부인데요. 신부님. 저도 천주교 신자인데 잠깐 면담을 하고 싶어요.
면담 후 그녀는 신부님. 로마에 도착하면 고해성사 좀 주실 수 있나요? 하고 물었다.
도착한 다음 날. 고해성사를 하러 온 그녀에게
그런데 어떻게 제가 신부인 줄 아셨어요? 묻자 웃으며
제가 여러번 지나다니는데 그때마다 기도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신부님이실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내가 비행기 안에서 했던 기도는 성무일도와 묵주기도였다.
사제로서 당연히 하느님께 바쳐야 할 기도를 했을 뿐인데.
그런 내 모습이 냉담하고 있던 자매애게 예수님을 증언하게 된 것이다.
복음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 또한 예수님을 증언한다.
그런데 그가 증언한 방법이 눈에 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중략.
나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자신을 메시아로 생각했던 이들에게
광야에서 외치흔 니의 소리..일 뿐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인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말하며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모든 관심이 아주 자연스럽게
아직 등장하지 않으신 예수께로 향하게 한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증언한 방법은
그가 예수님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메시아로 생각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음에도
그는 주인이 아니라 종으로서.
주님께서 맡긴 일에 성실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증언 하기 위해 사람들이 붐비는 광장으로 나간다.
확성기에 대고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전단지를 나누어 주며 예수님을 믿으라고 외친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런 당법으로 당신을 증언하기를 바라셨을까?
참된 증언은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을 주님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모습 안에 있다.
교회 안에서 어떤 직분을 받았든 하느님께 기도하며
성실하게 그 직분을 수행해 나갈 때.
우리의 믿음은 가장 효과적이고 훌륭하게 예수님을 증언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세례자 요한처럼 믿음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예수님을 증언하는 대림 시기가 되면 좋겠다.
(가톨릭 다이제스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