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화. 아크는... -1. 혹시나...
짧지만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바닷가를 뒤로한 채, 또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와야 할 물의 요일이 되었답니다. 지난 MT로 완전히 무료함을 깨고 활기를 되찾은 세릭 덕분에 시끌벅적한 제 2클래스 교실과는 달리, 제 1클래스는 MT를 과연 왜 다녀왔는지 모를 정도로 싸늘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말없이 노려보며 낮은 신음을 흘리고 있군요. 퓨즈가 그런 분위기에 숨이 막히는지 창문을 열어 젖히며 말합니다.
"류첼,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는 거야?"
류첼은 말없이 아랫입술을 파르르 떱니다. 동시에 테이블을 누르고 있는 손과 팔 전체가 미세하게 떨리면서 테이블을 작게 흔들어댑니다. 다르르르륵 하는 소리가 류첼의 분노를 보다 청각적으로 증명해주고 있군요.
"저번에 뎃츠의 말을 들었을 땐 화는 났었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정말, 그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 말았던 것이다. 그가 항상 빨강머리 바보라고 무시하던 아크가 이제논계 최강 마법이라는 블리자드를 그토록 유연하게 쓰는 모습을. 수많은 마법사들을 보아왔던 류첼이었지만 지금까지 그 같은 블리자드를 본 적은 없었다. 류첼의 팔은 더욱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우리가 모두 꿈을 꾼 걸 수도 있잖아?"
미리스가 말도 안 돼는 소리를 합니다. 자기가 말해놓고도 무안한지 볼이 불룩해져서 뒤로 물러서는 미리스. 그녀는 문득 무언가 이상한 것을 본 듯 두 눈이 커집니다. 바로 류첼의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어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류첼.... 웃고... 있어?"
"그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드디어 제대로 싸워 볼만한 녀석이 생긴 셈이 되는군. 하하핫!"
이젠 류첼은 소리내어 웃습니다. 그 모습에 아이들은 사뭇 당황한 모습들이군요. 퓨즈와 뎃츠는 거의 10년 동안 류첼과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류첼이 저렇게 의욕에 불타서 웃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고 생각하는군요. 언제나 이겨오기만 했던 류첼이 승리에 대한 권태를 느낄 즈음에 찾아온 신선한 승부욕이라고나 할까요? 참으로 오랜만에 류첼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gogo 비상!!
"드디어...."
땡그랑. 동전 한 닢이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꾸역꾸역 쌓여있는 더미 위로 떨어집니다. 그러자 그것은 단지 +1이 아니라 무한대를 더하여 온전한 전체를 형성한 듯합니다.
"드디어 다 모았다!"
론이 마지막 동전을 떨어트리며 기쁨의 탄성을 내지릅니다. 론은 자신의 앞에 놓인 저금통을 껴안으며 기쁨의 눈물까지 뚝뚝 흘리면서 감격하는군요.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며 자고 있던 아크가 그 소리에 깨어서 부시시한 모습으로 얼굴을 들이밉니다.
"뭔데 그래?"
그리고 이내 그것이 돈임을 알자 눈이 번쩍 뜨이며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군요.
"우아앗! 돈이다, 돈! 장난 아니게 많네? 한 방 크게 쏘려구?"
"아악, 건들지 말라고. 3달 동안 먹을 거 입을 거 아껴가며 모은 돈이란 말이다."
"왜?"
"바로... 칼을 사기 위해서지."
아크의 눈이 도로 반쯤 감깁니다. 론은 다시 한번 그 저금통을 붙잡고 부르르 떨더니 또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아크는 뒤척뒤척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태평스럽게 잠에 빠지는군요. 론은 옷을 갖춰 입고 휘파람을 불며 기숙사를 빠져 나옵니다. 물론 손에는 저금통이 들려 있었지요.
기숙사 밖에는 벤치에 앉아서 먼 산 바라보듯 어딘가를 바라보는 반의 모습이 보입니다. 론이 다가가서 반의 어깨를 툭 건드리자 반이 화들짝 놀라는군요. 그 모습이 사뭇 재미있어서 론은 킬킬거립니다. 반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멀찍이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제나스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뭐... 뭐야, 너였냐?"
"야, 지금 할 일 없으면 시내나 나가자. 살 게 있어."
"살... 거? 아..... 너, 드디어 돈 다 모은거냐?"
"그래. 이 거라면 웬만한 B급 검은 살 수 있다고. 드디어 나에게도 칼이 생기는 구나아...!!"
론은 저금통에 입을 맞추며 또 한번 뿌듯해 합니다. 반은 멀리 떨어진 곳을 곁눈질로 한 번 본 다음에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래, 갈꺼면 빨리 갔다 오자구."
"음... 그럼 제나스보러도 같이 가자고 그럴까? 그럼 빨리 올 필욘 없을 텐데 말야."
론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반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그 모습에 론이 다시 낄낄거리는군요. 누군가 류첼과 이를 갈고 싸우던 반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지금 이 모습은 도저히 반이라고 생각이 되지 않을 겁니다. 론은 아예 더 골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손을 높이 치켜들며 제나스를 부릅니다. 제나스가 이 쪽을 돌아보는군요. 반은 난감한 듯 시선을 허공으로 돌립니다.
"제나스, 할 일 없으면 우리랑 시내 나가자아~"
"시내?"
원체 NO란 말을 잘 못하는 제나스는 론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읽던 책을 두러 기숙사로 올라갈 때까지 반은 내내 허공에 시선을 두고 있었답니다. 바람이라도 불어와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혀줬으면 좋으련만 바람도 잠시 멎어있군요. 론이 또 킥킥거립니다.
"자.... 장난까냐?"
"왜, 다 깊은 우정에서 해 주는 거라고. 킥킥킥..."
gogo 비상!!
류첼 및 류첼 일당의 기숙사는 아크의 기숙사인 5동과는 정반대로 떨어진 1동이라서 그들이 5동 부근에 나타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답니다. 기숙사는 1동과 5동쪽에 각각 학교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기 때문에 (물론 중간에 합쳐지지만) 더욱 그들이 5동 근처에 나타날 일은 없었죠. 하지만 지금 류첼과 그의 일당이 5동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고 있던 데미안이 그 모습을 보고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직감합니다. 이윽고 류첼은 기숙사 5동으로 들어와 2층으로 오르는군요.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데미안이 막아섭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기숙사에서 소란을 피울 생각이라면 돌아가라."
"훗, 난 너 따위한테는 관심 없으니 비켜."
류첼은 비웃음조로 코웃음을 내치고는 데미안을 밀치고 올라갑니다. 데미안이 미간을 찌푸리며 류첼을 잡으려고 하지만 퓨즈가 막아서네요.
"큰 소동은 일으키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말라구. 류첼은 지금 오랜만에 기분이 좋거든."
퓨즈의 왠지 적대할 수 없는 그 미소에 데미안은 옆으로 비켜섭니다. 하지만 아직도 류첼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멀리서 그들을 바라봅니다.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에 기숙사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무슨 일이 있나 문밖으로 고개를 내밉니다. 세릭도 졸린 눈을 비비며 나타나는군요.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세릭은 반쯤 감긴 눈이 달린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그만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답니다. 갑자기 세릭의 인상이 험악해지면서 복도의 공기가 싸늘해지는군요. 하지만 류첼은 그런 세릭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제 갈 길을 갑니다. 그가 멈추어선 곳은 바로... 아크의 기숙사였죠.
"여기가 확실해?"
"응. 여기 확실히 써 있다고. 아크와 론의 방."
"좋아."
데미안과 세릭이 지켜보는 가운데 류첼은 가만히 문에다가 손을 댑니다. 잠시 정적의 기운이 흐르더니 이윽고 문을 화악 열어제치는군요. 문이 방안의 옷장과 부딪치며 기숙사 전체를 울릴만한 큰 소리를 발합니다. 하지만 그 소리의 여운마저 사라지자 다시금 복도에는 싸늘한 정적이 감돕니다.
"뭐... 뭐야? 없잖아?"
"아... 아니, 저기.... 자고 있는 게 아크 아냐?"
정말 오른쪽 침대에 이불을 반쯤 뒤집어쓰고 몸을 뒤척이는 아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는 입 속에서 '대마법사 아크'라고 중얼거린 후에 낮은 신음을 흘리고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울먹이듯 중얼거리는군요.
"왠지... 썰렁해 지는 느낌인걸."
"깨워!"
류첼의 말에 뎃츠가 아크의 이불을 확 걷어냅니다. 그러자 아크는 본능적으로 가까이 놓인 자신의 빨강망토를 끌어다 이불처럼 덮는군요. 뎃츠가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다시 그 빨강망토도 걷어냅니다. 아크가 사방으로 손을 휘휘 내저어보지만 아무리 이불을 할만한 게 없자, 아크는 무거운 눈꺼풀을 그제야 힘겹게 들어올립니다. 눈꺼풀이 열리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푸르스름한 무엇이군요. 조금 더 눈꺼풀을 올려보자 희미했던 상이 점점 선명해집니다. 그것은 푸른 로브, 그리고 눈동자를 조금씩 위로 굴리자 류첼의 얼굴이 나타납니다.
"아악!"
아크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납니다. 그제야 아크는 지금 자신의 방에 류첼과 그의 일당이 침입해 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요. 류첼은 상당히 의지가 불타는 눈빛으로 아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크는 그런 류첼의 모습에 잔뜩 쫄아 벽에 붙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보고 있네요. 류첼이 계속 아크를 노려보며 말합니다.
"한 가지만 묻겠다. 지난 번 바닷가에서 보여준 마법들은... 진짜 네 실력인가?"
류첼이 이렇게 물어 오는 경우는 흔한게 아니었죠. 아크는 순간 라냐가 보여준 엄청난 마법을 보고 류첼이 꼬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군요. 이것은 필시 진짜 대마법사로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죠. 류첼만 자신에게 꼬리를 내린다면 자신은 류첼보다 뛰어난 마법사란 소리가 되고, 당연 대마법사 아크의 길은 탄탄대로...!! 아크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가슴에 주먹 쥔 손을 올리며 말합니다.
"다... 당연하지! 난 대마법사 아크니까!"
류첼이 흥미로운 듯 콧소리 섞인 미소를 흘립니다. 그 미소의 의미를 모르는 아크로서는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이윽고 잠시 아래를 바라보던 류첼의 눈동자가 다시 아크의 눈과 마주칩니다. 그 눈은 사람을 압도하는 강한 힘을 내뿜고 있었죠.
"좋다. 그럼 나 류첼 데트린 카르벤스는 너 아크 발렌티어에게 정식으로 도전을 신청한다. 시간과 장소는 네가 좋을 데로 선택해도 좋아."
갑작스런 정식 도전 신청! 아크는 머릿속이 아찔해져옴을 느낍니다. 저것은 분명 류첼이 자신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 주고 있다는 말이었지만, 인정해주고 자시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은 죽고 살고가 중요한 것이었지요. 만약 저 도전을 거절했다간 대마법사로의 도약은 영원히 불가능한 것이 될지도 몰랐고, 저 도전을 받아들였다간 괜히 죽기 직전까지 가서 대마법사의 꿈이 꺾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죠. 아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으... 시간은 1년 후에...."
"그건 곤란하다. 그렇다면 시간과 장소를 내가 정하도록 하지. 내일 모레 육망성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훗, 그 때 보여줬던 마법들을 이번에도 보여달라고."
류첼은 그렇게 말하고는 획 돌아서 아크의 방을 빠져나갑니다. 아크는 류첼이 빠져나갈 때까지 멍하니 서 있다가 류첼이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자... 잠깐만, 난 도전을 받아들이겠다고도 하지 않았단 말야..."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gogo 비상!!
"론은 원래부터 칼을 좋아했어?"
세 아이들은 무기점이 위치해있는 이멘제르 시내까지 걸어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론은 아직도 저금통을 껴안고 싱글벙글이군요. 제나스의 물음에 반이 헛기침을 두어번하고 말합니다.
"저.. 저 녀석은 원래부터 카... 칼을 모으는 걸 좋아했다구. 마... 마법 학교에 온 것도 순전히 부모님 뜻이었지, 아... 안 그랬으면 아마 무... 무기상 아르바이트 따위를 하고 살았을 거라구."
반의 마지막 말에 제나스가 살짝 웃음을 흘립니다. 그러자 반도 얼굴을 살짝 붉히며 슬쩍 웃어 보이는군요. 반의 말을 론이 이어받습니다.
"하핫, 설마 그 정도였을라구. 하지만 세상에서 명검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다구. 예전에 라포네 아저씨네 가게에서 '체르빌'을 잠깐 훔쳤다가 죽기 일보직전까지 맞은 적도 있었지. 헤헷, 하지만 정말 '체르빌'의 모습은 봐도봐도 황홀했다니깐."
마법 학교에 들어와서 거의 처음으로 칼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인 만큼, 론은 신이 나서 계속 떠들어댑니다. 론이 말할 때마다 제나스는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마냥 신기한 지 귀를 모았고, 이따금씩 살풋 웃음을 띄곤 했지요. 반은 그런 제나스의 모습을 곁눈으로 힐끗힐끗 보며 계속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무기점에 도착했지요.
"여기 한 번 들어가 볼까?"
아이들은 '선과 악'이라는 간판이 달린 무기점으로 들어갑니다. 도처에 멋들어진 무기들이 걸려있군요. 온갖 종류의 칼에서부터 커다란 날을 가진 언월도, 기사들의 이야기에서나 등장할 법한 기다란 랜스의 모습도 보입니다. 무기뿐만 아니라 과연 저것을 사람이 입을 수 있을까싶은 플레이트 메일도 눈에 띄는군요. 문이 열리는 방울 소리가 나자, 무기점 주인이 반사적으로 외칩니다.
"어서옵쇼, 무엇을 찾으십니까?"
론은 아무 말도 않고 바로 칼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정말 여러 종류의 칼들이 론의 시선을 유혹하며 늘어져 있습니다. 론은 눈으로 넘쳐 들어오는 시각 정보들을 주체하지 못하고 히죽댑니다. 무기점을 거의 오지 않았던 제나스도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는군요. 반은 론을 따라 자주 무기점을 들락거려봤지만 무기에 대해서 별로 흥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는 듯 보입니다. 대신 이따금씩 곁시선이 제나스를 스쳐가는군요.
"이것이 레이피어... 이 깨끗한 검선과 귀족적인 손잡이 장식..."
론은 검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은 검을 집어듭니다. 론이 검을 상하로 흔들 때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에 선명하게 들리는군요. 론의 눈은 감동의 눈물로 촉촉이 젖어 있습니다.
"아, 레이피어를 사시게요? 최근 갑옷의 착용이 간소화되고 아예 갑옷을 입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남에 따라 레이피어의 인기가 계속 좋아지고 있답니다. 전에는 그저 귀족들의 결투용이나 장식용으로만 쓰였는데 요즘은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가볍고 품위가 있어 잘 나가는 편이죠."
무기점 주인이 론의 귀에 좋은 소리만 주절주절 떠들어댑니다. 론은 레이피어를 이리저리 흔들어보면서 자못 흡족한 표정이군요. 그러다가 문득 레이피어의 칼끝이 어떤 특정한 곳에 멈추어 섭니다. 그 끝이 가리키고 있는 곳에는 하나의 검이 천장에 걸려 있었죠. 론의 손에 들린 레이피어의 끝이 파르르 떨립니다.
"저... 저것은.... '체르빌'?!"
"오, 손님. 저 검을 아시는군요? 300여년 전 엘바른 제국의 최고의 마에스터 크락.슈드프레인이 만든 명검 중의 명검이지요."
론은 너무나도 낯익지만 볼때마다 황홀한 그 검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라포네 아저씨... 이래저래 빚만 지시더니 결국 저걸 팔고야 마셨구나... 후.... 어찌되었던 저 검은........ 황홀해!"
아까까지 귀족적인 자태를 자랑하던 레이피어가 마치 한낱 쇠붙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론은 레이피어를 얼른 제자리에 꽂아놓고 '체르빌'이 있는 곳으로 다가갑니다. 하지만 무기점 주인이 론의 앞을 막아서는군요.
"죄송합니다, 손님. 저 검은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함부로 만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벌써 300년이나 된 검이라면 수없이 많은 손길을 거쳤을 텐데..."
제나스가 무기점 주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지만 론은 어찌되었든 감동과 재회의 기쁨의 눈물로 체르빌을 바라봅니다.
"저 검은... 얼마에 팔죠?"
"경매에 붙이면 300만 이즐까지 받을 수 있는 검이지만, 손님께는 특별히 100만 이즐에 해 드리죠."
"배... 백만 이즐이요?"
보통 한 달 생활비가 많이 쳐봐야 1만 이즐 정도임을 생각해 볼 때... 아이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입을 다물 줄을 모릅니다. 론은 자신의 저금통에 든 돈을 살펴보는군요. 고작해야 2만 이즐. 아까까지 꽉 차 보이던 저금통이 갑자기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 한 닢의 가치도 안 되어 보이는군요. 론의 입에서 한 숨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눈길을 그 검에서 떼지 못하고 있군요.
"저 검... 갖고 싶어."
======엘른데스 마법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엔 이전과는 다르게 두 가지 이야기를 병렬로 진행시키는 방법을 한 번 써 봤습니다.
요즘 시트콤들 보면 대게 이런 식으로 전개시키잖아요.
덕분에 원래 한 화로 구상했던 게 두 화로 늘어나게 생겼지만...
덕분에 별 내용도 없는 론의 칼 사기 이야기를 집어넣을 수 있었죠, 뭐.
이야기가 앞 이야기랑 너무 끊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너무 연관시키다보면 늘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일부러 전혀 상관이 보이는 이야기를 바로 다음에 넣기도 하는 거랍니다.
어차피 별로 내용에 신경 쓸 구석도 없으니까요, 뭐.
인터뷰가 끝났지만 gogo 비상에 대한 질문은 계속 받겠습니다.
물론 소재 공모도 계속 한답니다. 어차피 뒤를 염두해 두고 쓰는 소설이 아니니까,
충분히 어울릴만한 소재다 싶으면 아무거나 보내주세요.
cynon@hanmail.net으로 보내주시거나 감상 차원에서 해 주시면 감사...
연재하는 곳:
천리안/하이텔 - 통신망임을 고려하면 망했다 싶을 정도로 조회수가 낮다.
다음 카페 - 조회수는 신경쓸 꺼리가 아니지만 비평도 없다. 쩝...
:/zoozak - 판타지 랜드. 비평 기대하고 있는 데 암도 안 해준다. 잉...
:/rusipel2000 - 루판. 여기 님들이 칭찬 젤루 많이 해 주시넹... 아이 조아라..-_-;
:/iwant - 창판매. '미나'라는 아뒤를 가지신 분... 오옷.. 열렬한 관심에 감사...^.^
내 홈페이지 http://cynon.wo.to : 소재공모나 질문이나 감상 여기다가 해 주시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