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급 발암 물질 `라돈' 전국 최고, `청정강원' 맞는가
강원일보 2018-4-11 (수) 19면
전국 기준치 초과 학교 절반이 도내 소재
국내 폐암 사망자 12.6%가 실내 라돈 감염
여파·불안감 해소할 대책 서둘러 제시해야
도에 폐암 발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분류되는 라돈(RADON, 원소기호:Rn) 공포가 엄습했다. 전국 최고의 위험지역이라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도내 학교 10곳 중 3곳, 주택 10곳 중 2곳이 라돈 기준치(148㏃/㎥)를 초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애써 자부해 온 청정지역은 차치하고 폐암 발생위험이 가장 높은 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처지다. 건강, 생명에 직결되는 사안으로 여겨져 불안감을 더하게 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원자번호 86번인 라돈은 강한 방사선을 내는 비활성 기체 물질이다. 토양이나 암석, 물에서 라듐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것이다. 더구나 무색·무취해 어디에 존재하는지 육안으로는 쉽게 인지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방비 상태로 이 원소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신장독성이나 폐암 등을 유발한다. 방사성 물질들이 축적돼 거주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자연방사선 가스인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폐암 사망자의 12.6%가 실내 라돈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큰 폐암 발병 원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폐암 환자의 약 10%가 라돈 흡입에 의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해성이 높은 라돈이 도내 지역에 만연해 있는 실정이어서 심각하다. 교육부의 2017년 학교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다. 전국 408개 초·중·고교의 실내 라돈 농도가 권고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05개 학교가 도내에 있다. 이는 도내 초·중·고 671개교의 30%에 해당하는 것이니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특히 전국 최악 농도의 라돈이 검출된 학교는 태백 미동초교다. 기준치 14배로 조사됐고 보면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 학생·학부모는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이 보통 불안해하는 게 아니다. 또한 1,000㏃/㎥이 넘는 농도가 검출된 전국 12개 고농도 학교 가운데 태백, 춘천, 양구, 화천, 인제지역 7개 학교가 포함됐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침묵의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도교육청이 새 학기가 시작된 올 3월부터 도내 모든 초·중·고교 내 라돈 농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많이 활동하는 곳에서 수동형 측정기로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니 결과를 주시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교육부의 전수조사에서 전국 최고 위험지역으로 지목됐다. 또한 도내 주택 20%가 라돈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니 보통 불안하지 않다. 여파, 악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위험지역 방문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청정지역이 아니라고 여겨지면 농산물 신뢰도 역시 실추되기 마련이다. 도와 도교육청이 관계기관과 함께 대책을 수립해 서둘러 제시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