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옥루몽, 또다른 번역본
옥루몽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하면 대표적인 작품이 두개가 나온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김풍기 교수가 옮긴 옥루몽이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예 출판사가 펴낸 것을
새롭게 펴낸 것이 하나 있다. 이것은 북한의 리헌환이 옮긴 것이다.
리헌환이 옮긴 옥루몽은 올초에 출간되었고,
매끄러운 양장본의 산뜻한 디자인이 유혹스럽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고,
이번에 읽은 김풍기 교수가 옮긴 것과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듯싶다.
1. 도교의 영향
양창곡과 진왕 화진의 가족들은 한가로이 신선놀이를 하였다.
양창곡과 진왕의 대화를 듣다보니,
이 소설이 도교의 영향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신선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명예와 이익 가득한 속세세어 득실을 근심하고,
바람 물결 사나운 괴로운 바다에서 안위를 무릅쓰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즉 세상일에 마음을 쏟는 사람은 속인이고,
편안하고 한가한 사람이 바로 신선이라고 대화를 나눈다.
옛날에도 손에 잡히지 않는 욕심을 채우기 위한 나같은 이가 있었다.
진정한 속인은 그 욕심이 잡히지 않는 것임을 알고도 계속 잡으려는 사람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양창곡과 진왕은 그리 한가로이 지내도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날 한가로이 놀면서 먹을 것 걱정안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그렇게 따지면, 양창곡이 말하는 신선은 오늘날에는 갑부들만 가능할 것 같다.
그럼, 오늘날 진정한 신선은 어떤 이들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다.
속세에 사고 있지만, 현재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큰 욕심없이 자신의 삶을 즐기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예나 지금이나 신선이 되는 길은 쉬운 듯 어려운 길이다.
...
아무튼, 양창곡과 화진 일행들은 자개봉 대승사에 들렀다가 보조국사를 만난다.
보조국사가 자신의 속세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벽성선은 보조국사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었고,
보조국사와 벽성선은 감격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2. 양창곡의 아들들
5권에서는 양창곡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양창곡의 아들들도 총명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닮아서 총명하고 미남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첫째아들 양장성이 13세, 둘째아들 양경성이 12세가 되어 과거시험을 치렀다.
두 형제는 차례로 1,2등을 하였다.
특히, 양장성은 남쪽에 침입한 오랑캐 정벌을 하는 등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양장성은 아버지와 달리 불같은 성미가 있어서,
간신인 동홍을 격구시합을 하다가 죽이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 불같은 성미를 악한 일에는 쓰지 않았으니,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양장성은 화진의 딸과 혼례를 하였다.
둘째 아들 양경성 역시 공을 세우고, 후에 소유경의 딸과 혼인을 하였다.
세째 아들 양인성은 출세보다 학문과 인을 중시하였다.
그는 옛날 공자의 발자취를 따라 돌아보다가
은둔생활을 하며 학덕을 쌓는 손선생을 만나 스승으로 섬겼다.
그리고 성리학 공부에 매진하여 더욱 학식을 쌓았고, 손선생의 딸과 결혼을 하였다.
네재 아들 양기성은 가장 풍체가 좋고, 남자다웠다.
그는 호탕하고, 멋을 부릴 줄 알고, 색을 좋아하기도 하여
부모님 몰래 청루에 가서, 기생 설중매, 빙빙과 정을 쌓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또한 총명하여 후에 과거시험에 급제하기도 한다.
다섯째 아들 양석성은 조용하고 겸손한 품성을 가졌고,
천자의 딸 숙완공주와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3. 결말
어느날 강남홍의 꿈 속에 보살이 나타나서,
강남홍을 천상의 세계인 백옥루로 데리고 가서,
잠들어 있는 문창성군과 천요성, 홍란성, 제천선녀, 옥녀, 도화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중에 홍란성이 강남홍의 전신이라고 알려준다.
나중에 자신의 꿈을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해주니,
모두 같은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들의 지금 현세의 삶은 천상의 꿈에 불과한 것이다.
구운몽에서 시작한 '몽'자류의 소설의 비슷한 결론이다.
비록 결론은 비슷하지만,
옥루몽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재미에 있어서 현대소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이 <옥루몽>의 인기는 대단했다고 한다.
근대소설이 출현한 이후에도, <옥루몽>이 많이 읽혔다고 한다.
5권의 뒷부분에 <옥루몽>에 대한 작품해설을 자세히 해주어 좋았다.
<옥루몽>의 지은이에 대한 논란,
<옥루몽>에 깃들어 있는 사상에 대한 설명,
<옥루몽>에 대한 대중들의 인기 등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옥루몽의 전체 중 가장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가 강남홍인데,
지은이 남영로가 사랑하는 소실을 위해 썼기 때문에,
강남홍의 비중을 크게 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괜찮은 우리 고전을 한편 읽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
그나저나 지금의 내 삶은 누구의 꿈인가?
책제목 : 옥루몽 5
지은이 : 남영로 (김풍기 옮김)
펴낸곳 : 그린비
펴낸날 : 2006년 05월 20일
정가 : 8,500 원
독서기간 : 2008.12.11 - 2008.12.14
페이지 : 280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