윰방 회원님들 낚시 가다
유머방 회원님들이 날도 좋고 세월도 좋아 낚시를 갔다.
수정 같은 아침 바람이 온 몸을 애무하고 샘물 먹은 비단같은 이슬이
촉촉히 피부에 감겨드는 상쾌한 아침. 일렁일렁 배를 떠미는 주단 같은
파도에 찬란히 솟구치는 물비늘에 눈이 멀 것 같은 아찔함이
유머방 회원들의 가슴에 꽉 차올랐다.
한참을 낚시를 했지만, 날이 좋은 날이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정설.
몇 시간 동안 헛빵질만 하던 하교수가 그만 낚시대를 슬그머니 밀어넣고
가지고 온 소주를 까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개구리마을도 낚시보다는
소주에 더 관심이 많아 하교수의 앞에 앉았다.
어디선가 태고적 신비의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그것은 바로
파도의 목마름. 파도는 그 오랜 세월을 기다림에 지쳐 저렇게 피토하는
심정으로 노래를 하는가 보다.
한잔 걸친 하교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내가 말야, 전에 무지무지하게 큰 고기를 잡았거든. 그래서 잡고 보니
엄청나게 큰 거야. 가지고 가려는데 배가 너무 작아서 포항제철로 전화를
했지. 그래서 급히 화물선 중에서 제일 큰 것으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
그만 화물선이 오지 못하는 바람에 놓쳤어."
청개구리마을이 물었다.
"왜 화물선이 못 왔는데?"
"내가 잡은 고기가 너무 커서 물이 빠지는 바람에 화물선이 바다바닥에
걸렸기 때문이야."
"에이, 뻥!"
둘이는 킥킥대고 웃다가 보니 누군가 슬그머니 술 자리에 앉았다.
바로 뻥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서는(그게 아니니 상상말길...)
초록하늘님.
앉아서 술 한 잔 하면서 댓거리를 하는데.
"말도 마라. 저기 일본 보이지? 내가 저번에 고기 잡지 못했으면
일본 애들 다 죽었어."
"왜?"
하교수와 청개구리마을이 물었다.
"일본이 갑자기 홍수가 나서 물에 잠길 지경이었지. 그래서 내가
참다 못해 바다에서 가장 큰 고기를 잡아낸 거야. 그랬더니 바닷물이
쭉 빠져서 일본이 가라앉지 않았던 거야. ㅎㅎㅎ, 불쌍한 일본애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청개구리마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다.
"너희들, 왜 그때 일본이 홍수가 났는지 알아?"
"왜?"
"왜?"
둘이 묻자 청개구리마을이 천년의 생명수 넥타르 같은 소주를 한잔
들이키면서 말했다.
"그때 내가 간신히 잡았던 고기가 갑자기 도망치는 바람에 그랬어...."
ㅋㅋㅋ.
그 말을 듣고 있던 벵에돔. 낚시는 해야겠고 고기는 안나오고. 에라
모르겠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말한다.
"너희들, 나 없었으면 낚시 못 왔어."
"왜?" "왜? "왜?"
"내가 저번에 낚시와서 엄청나게 큰 고기를 한마리 낚았거든."
"그런데?"
"그래서?"
"잡아 놓고 보니 오대양 육대주가 물 위로 쑥 올라오더라고.
얼마나 큰지 알겠지?"
"이런 뻥!"
셋이 다같이 벵에돔의 어깨를 치며 깔깔댄다.
그때까지 열심히 낚시에만 열중하던 뻥도사가 기어이 한 마리를 낚았다.
"머야?"
"한 수 했어?"
"몬 데?"
그러자 뻥도사의 말.
"아무 것도 아니야. 그저 송사리 한 마리 잡았어."
그러자 다른 네 사람은 킥킥대며 다시 술잔을 기울이며
열심히 뻥까기에 열중했다.(재미없지??? 아래를 보시길...)
뻥도사가 잡은 송사리.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아, 옛날이 그립다. 옛날에는 고래도 많이 잡았는데...."
아니, 이 고기가 송사리면? 고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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