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열 동지에게
보내주시는 간행물과 영치금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추석 한가위 행복하게 건강하게 보내셨는지요? 얼마 전에 홍순창 국장외 2명이 광주교도소에서 화상접견 신청하여 오랜만에 얼굴들 뵈었습니다.
어젠 제주교도소에 양심수 면회하러 왔던 순창형님을 잠깐 뵈었습니다. 다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양심수 석방과 후원활동을 꾸준하게 하시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09년 촛불관련 37일 구속 되었을 때 구치소 생활과 2012년 현재 제주교도소 미결수 생활은 많이 안 좋은 쪽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이 명박 정권 들어서 인권은 간판만 있고 내용은 없는듯 합니다. 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교정행정 중 제주교도소 미결수용 생활 중 인권침해 및 개선할 사항이 있어 인권위 면전 신청했는데 접수는 되었지만 아직 방문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교도소 미결수에 대한 수용 생활 중 문제 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사례를 편지로 보내니 다른 교도소들과 비교하여 개선할 사항이 맞다면 구속노동자후원회와 이광열 동지께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인권침해 및 수용생활 개선 사례에 대한 자료 및 법률 자료 등을 보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듯합니다. 제주 교도소 미결 수용자 생활 중 몇 가지 인권침해 및 개선이 되어야 할 내용에 대해서 적어 보냅니다. 검토 후 알려주세요. 필요한 부분은 밖에서 진행해 주셔도 됩니다.
미결수용자에 대한 내용
1. 헌법에 보장된 알권리 침해사례
- 보라미 TV시청으로 당일 오전 12시 뉴스가 오후 5시 20분경에 나오며 드라마도 두 달 지난 내용들이 방송됩니다. 요새는 교정뉴스가 추가되어 교도소 홍보까지 봐야 합니다(보라미 TV는 폐쇄되어야 하고 실시간 TV시청 요구함).
2. 미결수 일상생활을 기결수 일상생활로 관리하는 문제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아침 6시 3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30분 취침할 때까지(운동과 접견시간제외) 단체복을 입고 기결 수용자 생활내용으로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합니다(주말과 공휴일 그리고 평일에도 거실에서 독서나 장기 등으로 자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3. 구매 횟수와 구매목록 제한 문제(접견물품 당일 지급 안됨)
-이곳에서 구매횟수는 월, 수 2회입니다. 제주도는 섬이라 물품 수매와 이송․보관이 육지와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이곳 물품 담당자가 1명이라 불편이 따른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오는 부식도 부실하고 구매 물품도 냉장고에 보관할 수 없어 구매횟수가 2회로는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구매횟수 증가 필요).
4. 구매물품 종류 선정 및 품목 확대 필요
-대부분 거실에서 나오는 식사에 멸치 고추장등 반찬을 구입해서 먹고 있습니다. 구매물품 품목이 수용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관에서 지급해주는 걸로 일상생활이 되고 구매자체를 안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5. 미결수 방어권 행사 관련
-변호사와 통화할 일이 있어 교도관에게 문의하니 윗 부서에서 미결수는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할 수 없이 등기우표를 빌려서 편지를 보낸 적이 있음. 미결수가 자기 방어를 위해 전화통화, 인터넷 사용이 전적으로 필요한데 전혀 되고 있지 않는 문제입니다.
6. 미결수 운동시간 30분 문제
-이곳에선 미결수들은 운동시간 30분으로 월~토까지 하고 있습니다. 공휴일은 제외. 그런데 모범거실이란 제도를 운영하여 모범 거실을 1주일동안 1시간 운동시간을 교도소장 재량으로 주고 있습니다. 미결수 모두에게 1시간을 줄 수도 있는데 교도소운영에 잘 따르거나 아니면 교도소에서 선심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루 종일 거실에 평일과 주말에 앉아 있어야 하는 미결수들에게 운동시간은 무지 중요합니다.
7. 검방 문제
-일반교도관들이 가끔 거실 검방을 합니다. 이 검방에서 문제되지 않던 것이 기동순찰교도관들이 하는 검방에서 문제가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관련 검방 기준 절차나 내용 또한 문제되었던 사례가 있으면 자료 부탁드립니다.
8. 공범 문제
-제주교도소에 10월 5일 현재 송광호 박사님이 보석으로 나가셔서 5명이 미결수로 수용되어 있습니다. 저와 재판에 계류된 사람은 1명이고 이동생과 공범으로 수번 등에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머지 4명은 강정마을에서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미결수용등에 철저하게 분리배치하고 접견시 서로 볼 수 있거나 운동 등에도 철저하게 격리조치하고 있습니다. 공범에 대한 교도소 관리기준이 너무 자의적인 것 같고 이로 인해 많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곳 생활 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면담도 몇 번 하였습니다. 이곳 근무자들 답변은 교도관 정원이 부족해서 처우 등에 수용자들에게 다 해줄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위에 적은 내용들에 대해서 문제가 있는지 검토 부탁드리고 관련 참고 자료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광열 동지 더욱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나가면 소주 한 잔 해요.
2012년 10월 5일 제주교도소에서 게릴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