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머리카락을 3번에 걸쳐 각 다른 곳에 기부했다.
25센티 이상 되어야 하는데 한 달에 1cm 정도 자라기에 2년 이상 기르면 가능해진다.
2년 기르고 2년 기르고 보내다가 이번에는 3년 길러서 지난달에 잘랐다.
봉투에 담아와서는 언제보내나 하다가
하루는 약속이 생긴김에 나가는 길에 보내자 하다가
어벙벙거리다가 시간이 촉박하여, 가방에 넣어서 출발했다.
머리로 생각했던 편의점과 우체국들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최종 목적지였던 식당 앞에 서고 나니 몇 걸음 멀리 우체국이 보인다.
신나게 달려가서 냉큼 보내고, 맛있는 밥 먹고 귀가했다.
머리로 짜는 계획들은 그저 유희다.
하루 겨우 지킬 일과표를 짜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랄까.
내가 목적하는 바는 그냥 나타난다.
과정을 생각하고 틀을 짜는 것은 프로젝터들이 하는 것이지,
제너레이터들은 목적지를 선택하고
힘을 사용하고 싶은 일들에 반응하며 이어나가면 목적지에 닿게 된다.
우체국을 만난 것이 운일까?
착한 일 한다고 하늘이 길안내를 해준걸까?
우체국이 몇 걸음 앞에 짜쟌하고 나타난 것은
만나자에 아하!
그거 먹자에 아하!
쩔수 있나, 가방에 넣고 출발 출발 아하!
내가 내 몸 사용을 흐름에 맞게 했기 때문이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행운과 터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