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2022.5.22)
< 코·주·부 >
- 文霞 鄭永仁 -
이즈음의 ‘코·주·부’란 코가 큰 사람이 아니라 3대 자산 운영의 3대 투자인 ‘코인·주식·부동산’이라 한다. 2~3배 이상 부풀었던 코주부의 자산 가치의 거품이 빠지니 투자한 사람들의 걱정이 여간 아니다. 더구나 빚투이거나 영끌족이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중에서 가상 화폐인 코인이 요동을 치니….
원래 코주부는 김용환 화가의 신문 시사만화로 유명했다. 주부(主簿)는 조선시대 종6품의 관직이다. 사극에 보면 의관을 ‘주부 나리’로 불리기도 한다.
작금의 우리말에는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처럼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신조어들이 많이 생겨난다. 코주부는 ‘코인·주식·부동산’을, 카페인 중독(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sns의 중독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BMW는 ’버스(Bus)·지하철(Metro)·도보(Walk)'로 하는 걷기 찬성론자의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르게 파생한 BMW는 본래는 자동차 이름이면서 다른 의미로 파생되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세계인이 한 개쯤 가져보고 싶어 하는 3대 명품을 말한다. 오래 전에 우리 딸도 벼르고 별러서 샤넬이라는 명품 백을 300여만원을 주고 샀다. 나는 그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이즈음의 명품 백은 천만원이 넘는다고 하나 그 값은 새발의 피었다. 거기다가 명품백은 투자 수단으로 등장하나 말이다.
말은 생각을 담은 그릇이고 사유의 숲이라고 한다. 이즘 횡행하는 말들을 모면 그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그릇임을 짐작케 한다. 특히 정치인들이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이고 어떤 그릇이며 어떤 기본을 지녔는지 단박에 짐작케 한다. 어떤 정치인은 이모(李某)를 이모(姨母)라고 말해서 개콘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수신제가후치국평천하(修身齊家後治國平天下)라는 고사성어는 지금에서는 고릿적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즘은 거두절미하고 우선 치국평천하를 한다고 대든다. 수신제가는 차후의 일이다.
일본인들은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인사(人事)와 청소(淸掃), 두 가지만 시켜 보면 된다고 한다. 우리의 하루는 인사로 시작해서 마지막으론 인사로 끝난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안녕히 주무셔요.” 그래서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그렇게도 말이 많고 요란스런 인사청문회도 인사라가 중요하기 때문에 요란 법석을 떤다. 인사(人事)는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인사를 하면 크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라는 것도 말과 말의 싸움이다. 사실, 청문회(聽聞會)라는 한자의 뜻도 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잘하라는 뜻이건만 청문회를 보면 대개는 자가 말만하려고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되지 않고 있다. 자기 차례가 아닌데도 옆에서 말 같지 않은 소리로 훈수하는 소리는 소음에 가깝다. 아마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야단인 것인지….
우리는 첫발부터 내딛지 않고 열 발 간 것처럼 행동을 한다.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는 정치인도, 상식 수준 이하인 정치인도 수두룩하다. 신성한 국회에서 ‘ㄸㄸ이’이라고 내뱉는 국회 선량도 있다. 그 국회의원의 자기합리화 ‘ㅉㅉ이’는 점입가경이다. 이런 인사들이 선량(選良)이 되었을 까. 하기야 뽑힌 사람도 문제지만 뽑아준 사람도 문제이기도 하다. 마치 자기 집 쓰리기도 분리하지 못하면서 북극곰이 준다고 걱정하는 선량이다. 자기 자식은 미국에 유학을 시키고, 정작 자신은 광우병에 피를 토하는 것처럼…. 자신의 자식은 특목고나 외고에 보내고 자사고 폐지에 게거품을 토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선량들이 허다하다. 어제는 여당이라 찬성하고, 오늘은 야당이 되어서 반대를 한다. 똑같은 위장전입도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진영 논리에 빠져 우리 정치는 퇴보하고 있다.
우리 선량들은 참으로 한심한 것들 투성이다. 공부도 안 하고 책도 안 읽고 잘 듣지도 않는다. 그저 국회의원이 무슨 특권인양 거드름을 피운다. 유권자가 뽑아주었건만. 한국 국회의원이 가졌다는 200가지 이상의 특권을 누리려고 혈안이다. 개구리가 올챙잇적 생각을 안 하는 것처럼….
오늘도 장관 청문회를 보고 듣는다.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뿐이 안 든다. 저런 사람들에게 나라는 맡긴다니…. 우선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써 기본이 서 있지를 않다. 소리만 벅벅 지르고, 윽박지르고, 제 말만 하려고 한다. 청문회란 당사자들의 생각이나 소신을 들어보는 모임이다. 일부 국회의원이 같잖은 권위로 똘똘 뭉쳐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다. 참으로 한심하고 맹랑하고 기가 막히기도 한다. 하여간에 예의염치도 없고 어떤 때는 몰염치하고 파렴치하다.
‘저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인가?’ 저런 사람이 양심의 최종 보루라는 판사인가? 장관인가? 검사인가?’
적어도 말과 행동 태도, 소신에 기본기를 갖춘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열 가운데 한 번만이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소신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정치는 어찌 보면 공통분모(共通分母)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수학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이분모덧셈뺄셈이 아닌가 한다. 분모가 다른 분수를 분모가 같은 분수로 만들어 셈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분모를 같게 하려면 배수, 공배수, 최소공배수, 약수, 공약수, 최대공약수를 찾을 줄 알아야 한다. 기본기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이름이 다른 같은 크기의 분수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1/2=2/4=3/6 …’처럼. 정치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여당, 야당이라는 이분모 분수가 공통분모를 찾아 국리민복을 위해 일하는 것. 여당과 야당이 이념이나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고 해도 결국은 국리민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 여야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협상이고 협치이기도 한다.
1/2 + 1/3 = 3/6 + 2/6 = 5/6
우리의 정치도 이분모덧뺄셈의 공통분모를 찾아 셈을 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춘 정치인이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기야, 공천에 목을 매어 찍소리 못하는 것이 국회의원이 아닐까. 말 같지 않은 것을 가지고 시시콜콜 미주알고주알 하는 것이 그들이 아닌지…. 그 바람에 선량한 국민만 미주알이 빠진다. 이젠 청문회가 청맹과니(靑盲-)가 되 가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에게 최소한도 예의염치(禮義廉恥)가 있는 국회의원이었으면 예의염치커녕 몰염치에 파렴치하니….
그래도, 우리는 그런 무리들을 선량(選良)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