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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바빴다. 방학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을 10권 아이들과 함께 읽겠다는 ... 그 마지막 책이 " 돼지가 한마리도 죽지 않던 날 " - 로버트 뉴턴 팩이 지은. 1928년 미국 버몬트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농장에서 보낸 작가의 글이었기에 우리의 어린 시절과 흡사한.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웃다가 ...나중에는 너무 슬퍼서 울다가... 돼지잡는 일을 하는 아빠와 살면서 성장해가는 성장 소설.
난 아무래도 지적 수준이 이정도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읽는 책을 함께 읽으며 울고 웃는 저능아..아니 미숙아.. 아마도 영원히 13세일것 같다. 여기에 이책의 뽀인트를 옮겨 적어 봤다.
행주치마(암소)가 한발씩 움직일때마다 발가벗은 내 궁둥이와 불알에 가시가 박혔다. 이제 세가지 가능성이 남았다. 바지가 찢어지든지, 행주치마가 나무를 뿌리채 뽑아 버리든지, 그것도 아니면 송아지가 빠져나올 터였다.
" 그런데 왜 투표를 할 수 없어요? 세이커 교인이기 때문이에요? " "아니 글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란다. " "그걸 누가 결정해요? " " 내가 이름을 적을 수 없어서 X 표시를 하는 것만 보는 사람들.
그 해 여름의 최고의 실수. 기말고사 성적표를 꺼낸 것이다. 엄마와 캐리 이모는 글은 모르지만 '수'정도는 알고 있엇다. 나는 지리와 받아쓰기, 읽기, 수학, 역사에서 '수'를 받았다.유일하게 국어에서만 '양'을 받았다. 그래서 엄마와 캐리 이모는 '수'가 잔뜩 있는 걸 보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러나 매티 이모는 글을 읽을 줄 알았으나 '수'라는 글자는 읽을 줄 몰랐다. 이모가 읽을 수 있는 글자는 양밖에 없었는데 국어에 '양'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어가 '양'이라니... "너한텐 튜터 (TUTOR : 가정교사 ) 가 필요해." "내가 너를 위해 튜터를 할게 " 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투터 (TOOTER : 나팔 )가 먼지 알고 있었다. 뚱뚱한 매티 이모가 그걸 불며 읍내를 행진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 자 .이제부턴 간단한 문법 시험을 보겠다. 어떤 문장이 옳은지 맞혀 봐라." "It was I who he called . It was me who he called. It was I whom he called. It was me whom he called." 나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죽을 힘을 다해 송아지를 행주치마에게서 빼내준 댓가로 받은 나의 돼지 핑키가 일등상을 받았다. '가장 예의바른 돼지에게 주는 일등상 '
"하루 일과가 끝나면 씻고 또 씻는데도 돼지 냄새가 좀처럼 떠나질 않아. 그래도 네 엄마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았어.언젠간 내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엄마가 말하길 ,나한테서 성실하게 노동의 냄새가 난다더구나. 그러니 창피하게 여길 필요가 없대"
언젠가 아빠는 나무가 사람을 세번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무를 자를 때와 나무를 운반할 때. 그리고 그것을 태울 때다.
핑키는 새끼를 가질 수 없었다. 씨를 받았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두번이나 짝짓기를 했는데도 새끼가 들어서지 않았다. 게다가 발정도 하질 않았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애완용으로 기를 수도 없었다.
"핑키..이해해줘.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좋았을걸. 아빠가 올 가을에 사슴 한마리라도 잡았어도. 내가 돈을 벌 수만 있어도 널 결코 잡아 먹어야 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아 , 아빠.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잔인하게 돼지를 잡은 , 울퉁 불퉁한 손가락이 가볍게 내 뺨을 쓰다듬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아빠 손을 잡아 입을 맞췄다. 돼지 피가 잔뜩 묻어있는 그 손에 말이다. 아빠가 우는 걸 처음 보았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빠는 그해 겨울을 넘기고 그 이듬해 헛간에서 자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 괜찮아요. 푹 주무세요. 내가 아빠 일까지 다 할게요. 더이상 일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푹 쉬세요"
거울을 보면서 장례 행렬을 이끌 상주다운 위엄이 있는지 살펴 보았다. 하지만 상주라기 보다는 광대에 가까웠다. 셔츠가 너무 컸다. 작업구두는 맨발처럼 너무 튀었다. 나는 셔츠를 갈기 갈기 찢어 바닥에 내동댕이 치면서 소리질렀다. "하느님. 왜 이렇게 가난해야 합니까? 사는 게 지옥 같아요"
아빠 장례식날만큼은 모두들 일손을 놓았다. 그 날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는 날이었다. 아빠는 부자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았다. 아빠는 언제나 당신이 가난하지 않다고 말하셨다. 그러나 난 그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말 그랬다. 아빠를 도와주기 위해서 ..아빠를 존경하기 때문에 와 준 아빠 친구들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 분들 중에는 나보다 더 허름한 옷을 입은 분도 계셨다.
무덤가에 도착했다. 버몬트의 흙. 저 아래 어딘가에 우리 아빠 헤븐 팩이 묻혀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땀 흘리며 당신 소유로 만들려던 땅 속 깊은 곳에, 하지만 이젠 땅이 아빠를 소유하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빠. 아빠랑 보낸 지난 13년은 정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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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한 표상은 아빠였더라..그러나 그 가슴은 언제나 따뜻한 존재이지요...
감동적인 책이네....아들에게 권하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