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석암가사 연수교육
안내를 여민락 알림방에서 보니 13일 금~15일 일요일이다.
나는 요즘 시조 배우는 재미에 빠져서 매주 2번 이상 시조 방에서 고당 이 선생님께 배우고 연습을 한다. 그리고 때때로 시조대회에 참석하여 경창을 벌린다.
을부는 증평에서, 갑부는 삼척에서, 특부는 제천에서 장원을 하여 지금은 명인부에서 연습증인데, 여러 곳에서 등외도 맞고 가사를 잊어 땡도 맞은 적이 있다. 옥천, 보은, 상주, 안동, 성남,여천,산청,대전, 광진, 구로 등 지난 2년이 조금 지난 기간에 참석한 대회다.
가사는 모르지만 자유 시간에 시조 교육도 있다는 글이 있고, 식사와 잠자리를 주고 교육비가 10만원이고, 교육인원은 20명이란 글이 있다. 접수안내가 전화번호와 강사 이름이 있다. 강사 김용구 선생은 안면이 있는 분이라서 전화를 해서 참석의사를 밝히니, 나를 잘 기억을 못해 마누라와 같이 다니는 사람이라 하니 알고 반가워했다. 나보다는 처덕에 내가 사는 모양이다.
2017년 1월에 시작하여, 17년 12월, 2018년 8월, 18년 12월, 2019년 1월에도 연수회를 갖은 모양인데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서 모르다 이번에 처음 참석을 한 것이다. 그간은 연수원 한옥에서 잠은 자고 식사는 괴산지회에서 쌀을 지원해 부식비 정도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갹출하여 밥을 자체 해결했던 모양이다. 농악을 공부하는 팀에서 실수로 주방에 화재가 나서 주방을 폐쇄하여, 이번에 처음 매식으로 밥을 해결한단다.
2박 6식에 10만원이면 거저 아닌가? 처와 같이 참석하기로 의기투합하여 짐을 챙기고 여행가는 기분으로 출발했다. 군산에 들려서 유명한 중식당에서 짬봉을 맛보고, 단팥빵집에서 빵도 사고 목매지 않게 사과도 씻어서 챙기어 갔다. 청주, 괴산, 홍성, 서산, 칠곡, 광양, 포항, 진주 등지에서 우리보다 대상부를 졸업한 상당한 수준 높으신 분들이 참석하였다. 우리보다 공력이 높으신 분이 많아서 처는 잔득 주눅이든 모양이고, 나는 타고 난 여유로 담담히 들어갔다.
주소가 부안군 보안면 반계로 11번지다. 반계 류형원 선생이 전라도 어데서 사신 것은 알고 있었다. 선생의 묘소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것은 아는데, 왜 부안과 관련이 있나? 에 관심이 갔었는데, 살펴보니 서울에서 태어난 선생은 과천 안양 등에 거쳐하시다, 진사이후의 부패한 사회상에 과거는 단념하시고 8대조 좌의정 류관선생의 사패지가 있는 이곳 부안으로 낙향을 하시여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집필과 후학을 가르치신 것이다 많은 저술을 남긴 분으로 유명하지만 남아서 전해지는 책은 반계수록 26권 13책이다. 정조 대왕이 선생의 저술을 높이 사 국고로 편찬한다. 선생은 실학의 비조이고 이익 정약용 박지원 박제가 이덕무 류득공 홍대용 정제두 등으로 학맥이 이어진다.
가사는 12가사가 전하는데 우리는 농암 李賢輔 선생이 지은 漁父詞를 배웠다. 어부사는 1~9마루로 되어있다. 시조 초~종장이 아닌 ‘마루‘라는 표현이 예쁘다. 1마루의 가사를 보니 ’설빈어옹이 住浦間(주포간)하여 自言居水(자언거수) 勝居山(승거산)을 배 띄어라‘ ’早朝(조조)자락 晩潮來(만조래)라 至菊叢(지국총) 至菊叢(지국총) ‘ ’於斯臥(어사와)허니 依船漁夫(의선어부) 一肩高(일견고)라‘
해설을 나름 하면 ‘귀밑머리 허언 초로의 어부가 포구에 살면서 말하기를 물가에 살기가 산 밑에 살기보다는 낫다고 한다. 새벽조수 겨우 지고 늦물이 들어온다. 지국총 지국총 노 젓는 소리에 포구에서 누워 쳐다보니 뱃전에 기대어 앉은 어부의 한 어깨가 (만선으로)으쓱 힘이 들어가 높구나!’
지금도 눈 감고 포구에서 배를 처다 보며 시를 짓은‘ 농암 선생의 한가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듯한 명 시구다.
피교육자가 되면 춥고 배가 고프고 시간이 안 가는데 여기는 정반대였다. 잘방은 뜨끈해서 요가 얇아도 누우면 천국이고, 광양 기주떡과 단팥빵과 사과와 귤 만두와 찐빵이 넉넉히 피교육자들이 준비해 와서 입이 즐거웠고, 선생이 누구냐에 따라서 학생의 받아들이는 속도는 비례한다하지만, 춘포 김용구 샘과 특별 초청강사 이 종세님의 강의는 가슴을 뻥 뚫어주어, 어느 초로의 여학생? 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있었다. 특별히 인근 채석강과 일몰의 명장면을 감상했고 일부는 반계서당에 들리어 선생의 숨결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별미는 쇠고기 등심파티와 인근 줄포면 소재지의 백반 맛이 좋았다.
2019.12.16.
부안 가사연수교육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