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로 유명한 우종영 선생님의 책입니다. :)
나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 랜덤하우스
1. 나무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 작은 화분도 제대로 가꾸지 못하는 내가 나무와 친해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순리에 따라 자라가는 나무와 가까이 지내서 친구가 되고 싶다. 어제는 3주일만에 선인장들에게 물을 주었다. 바짝 말라있는 선인장 하나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도 좀 챙겨줘. 나는 뭘 챙기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한다고 하지만, 대상이 없는 허공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미안해.
2. 우종영아저씨는 나무의사다. 아픈 나무가 있으면 다가가 유기농적인 방법으로 고친다. 대화하고 인격적으로 만난다. 되도록 농약을 치지 않고 나무를 고치려고 했고, 억지로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지 않았다. 보내야할 때라고 여겨지면, 눈물을 머금고 고치지 않는다. 다들 자신에게 맞는 때가 있다고 했다. 자기도 언젠가 나무의 거름이 될 때가 올 거라고.
3. 보고싶은 꽃과 나무
한겨울 붉은 꽃으로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드는 동백꽃
나이 들어 쪼글쪼글해진 내 어머니의 웃음을 볼 때마다 나는 어린 시절 너른 그늘을 만들어주던 느티나무를 떠올리게 된다.
등나무를 볼 떄마다 나는 가끔 내가 맺은 인연들, 그리고 앞으로 맺어갈 인연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사랑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는지 돌이켜 본다. 한데 어우러진 채 끊임없이 서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나무처럼 말이다.
내 남은 삶이 대나무처럼 주어진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고개 끄덕일 줄 아는 용기 있는 모습이기를, 그래서 마지막 숨을 쉬는 순간. 한 세상 잘 살고 간다. 고 말할 수 있기를.
4. 기억남는 글귀들.
나무의 연리지 현상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나무가 자기 스스로를 버리는 약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연리지를 이룬 나무가 다른 나무들보다 크고 풍성하게 자라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연리지 된 나무가 그렇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한 발자국 물러서 한 몸을 이룰 줄 알기 떄문이 아닐까. 나와 내 아내가 이제까지 그래왔듯 말이다. 나무 의사인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좋은 학교, 결혼, 아이, 집 장만, 안정된 삶을 이루기를, 끊임없이 가디리기만 하다가 한 평생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엄밀하게 말해 기다림이 아니다. 시간적, 물질적인 기다림이 아닌, 마음이 더해지고 정신적인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기다림은 의미가 없다. 아니 그 의미가 오래가지 못한다고 해야옳겠다.
나는 가끔 나무를 보며 되뇌인다. 내가 눈앞의 이득만 따지고 있지는 않은지, 잘못된 기다림으로 마음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좀더 펴한 길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임시방편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게다. 그것으로 삶을 다 채울 수만 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러기에는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는 오늘도 나무를 치료하며 기다림의 미학을 배운다. 적어도 나는 일등은 아니어도 마지막 결승전은 내 두 발로 넘고 싶으니까.
첫댓글 보내야할 때라고 여겨지면, 눈물을 머금고 고치지 않는다. ..... 진짜 사랑이네.... 좋은 책 그리고 글 고마워 나무.... 참 좋지? 김현주 목사님 시였나 가물가물한데 나무에 당신 몸을 묶고 선채로 돌아가신 선사님 이야기... 나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드는 나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