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6.28일 호남 출신 김 화랑 論客이 올린 글입니다.다함없이 미쳐돌아가는 이 나라의 현상황을 끝까지 팔장끼고 袖手傍觀하는 愚民은 아니겠지라는 一抹의 희망을 가지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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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대통령 직속 기구 ‘빛의 위원회’ 위원장으로 박미경 광주환경운동연합 이사장 겸 공동의장을 지명했다. 빛의 위원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 해소에 기여한 대상자 선정과 인증서 발급 절차를 총괄하고, 12월 3일을 ‘국민 주권의 날’로 지정할지에 대한 자문·지원 역할을 맡는다. (편집자)
12.3 비상계엄. 인명 피해가 전무하고 단 몇 시간 만에 법제에 의거한 국회 의결을 통해 종결·수용된 사건이자, 아예 '내란'으로 딱지까지 붙인 사건 아닙니까.
그런데 대통령 직속 기구까지 신설하여 국가 차원의 기념화를 시도한다? 더불어, 전문성도 없는 호남권 시민단체장을 위원장으로 앉힌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빛의 위원회'라는 게, 무슨 사회 갈등을 줄이고 민주정에 도움이 되는 조직은 맞나요? 사회적 부나 생산성을 유발하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전당대회 앞두고 호남 표 얻으려고 정말 별 짓을 다하는군요.
사실상 정치진영을 근간으로 한 지대 추구 행위라고 봐야죠. 존재 가치가 전혀 없는 상징적·이념적 기구를 신설해서, 자기 진영의 인물들에게 위원장 및 위원 자리를 제공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감투 나눠주기'식 자원 낭비 아닙니까.
공동체의 안전 보장과 경제적 생존 기반 제공이라는 실질적 기능 없이, 그저 정권 홍보와 상징 관리를 위해 만든 감투를 차지한 자를 가리켜 '상징적 관료'라고 합니다. 행정의 효율성을 극도로 저해하는 데에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국가기구의 불신도 키운답니다.
'정치 종교'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들어선 겁니다. 합리적 영역에 머물러야 할 세속 정치에 종교적 성스러움과 교리를 주입하는 거죠.
기구 명칭에 '빛'이라는 초월적 수사를 도입하는 건, 3시간 짜리 계엄 해제를 세속적 비판이 불가능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 아니겠습니까. 이를 통해 자신들은 '빛'으로, 반대파는 '어둠'이나 '거악'으로 규정하는 진영 논리죠.
국가 본연의 기능은, 공동체의 생존이나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망각하고, 집권 진영의 서사를 자축하고 이념적 정체성을 과시하는 데 국가의 자원과 직위를 우선 분배하는 부족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게 이제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봅니다.
솔직히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아무리 잘못되었다 한들, 대법원 확정판결은커녕 2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중의 인식 또한 계엄이 내란이냐 아니냐를 넘어, '불법이어도 정당하다'는 의견과 '애초에 합법이었다'는 주장까지 혼재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선관위의 무능하기 짝이 없는 선거 관리는 이 혼란스러운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격입니다.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전통의 발명'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통치 집단이 자신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중을 결속시키기 위해 특정 사건이나 의례를 국가적 전통으로 급조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12.3 계엄에 대한 다각적인 역사적 평가는커녕 객관적인 검증조차 이루어지기도 전에, 이런 식으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법령을 제정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기념해야 할 기억으로 박제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제 전통 제조행위 아닙니까?
처음에는 '빛(?)의 위원회' 비판하는 글만 쓰려 했는데, 쓰다 보니 진짜 분노가 치솟네요.
그토록 염원하던 '민주주의'를 본인들 손으로 훼손하는 지경인데도 권력의 단맛이 그리 좋습니까?
30대 호남 출신인 저로서는, 이제 '민주화'의 실질적 의의가 '법의 사유화'와 '역사의 사유화'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기획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87년 체제 이후의 민주화 유산에 대한 현재 2030 청년 세대의 부정적 인식을 두고, 생각이 잘못되었다며 탓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은 전적으로 '민주정'을 고작 사익과 진영논리를 채우는 도구로만 써먹는 민주당의 구태 주류들, 당신들에게 있습니다.
5·18 특별법 같은 초법적 입법 행태가, 이제는 시기와 명분조차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빈발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동의하는 국가적 기념 아니잖습니까. 본인들의 정치적 행보나 서사를 국가의 공식 정사로 격상시켜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 아닙니까.
이게 '역사 독점'이라는 겁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차단하고, 국가권력을 동원해 자신들의 주장만을 정당화하는 버러지 같은 짓이죠. 계속 입을 틀어막는다고 진짜 틀어막아지는지 두고 보시죠.
Ps.
* 12.3 계엄이 내란이든 뭐든, 계엄 해제를 기리자고 '빛의 위원회' 같은 조직을 신설한 것은 미친 짓이자 멍청한 짓입니다. 쉴드칠 걸 칩시다.
* 12.3 계엄에 대해 정당하다, 합법이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소부터 체포와 구속 그리고 재판까지 모든 사법 절차에 하자가 있어 정당성이 결여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에 더하여 개인적으로는 내란 요건을 구성하지 못했다 생각하기에, 범죄이나 내란은 아니라 여깁니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